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일인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심 선고 24년형 결과를 확인한 뒤 바닥에 눕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인정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 누우셔서 억울한 마음 한껏 표출하십시오!"
6일 오후 3시 52분. 1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이 선고되자 법원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200여명은 흐느끼며 맨바닥에 드러누웠다.
이들은 "사법부마저 현 정권에 장악당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당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집회 참가자 김모(69)씨는 "좌파세력이 법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우파를 죽이고 민주공화국을 무너뜨리는 정략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재판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박윤미(59) 씨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죄가 없는 사람에게 무슨 죄를 이야기냐"며 "법원 마음대로 때려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24년이라는 숫자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일인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심 선고 24년형 결과를 확인한 뒤 바닥에 눕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일부 참가자들은 얼굴을 감싸쥐고 오열하기도 했으며, 욕설을 내뱉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법원 안으로 진입하려 하거나 경찰과 취재진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쯤 강남역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의 통제 하에 "대통령은 무죄, 헌법유린 절대 굴복 못한다"는 현수막을 앞세운 이들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인민재판 문재인은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초동 옛 특검 사무실 앞에 모인 일부는 "박영수를 체포하라"며 태극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반면,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국정농단의 책임을 물은 판결이라며 환영했고, 오히려 형량이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사원 장혜진(50) 씨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뽑았을 때, 그 사람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무거운 것이지만 최순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공준표(22) 씨도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24년 형으로 모든 벌을 받을 수는 없어보인다"며 "더 큰 벌을 줘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41개 중대 33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과정 중 큰 충돌이 없었으며, 부상을 입거나 경찰에 연행된 인원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