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일사천리' 남북고위급회담…점심도 거르고 속도전



통일/북한

    '일사천리' 남북고위급회담…점심도 거르고 속도전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 정상회담' 날짜를 확정한 남북고위급회담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끝났다.

    민감한 의제를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상회담 일자와 후속 실무회담 등을 결정하는 성격이어서 별다른 이견 없이 회담이 속도감있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남북 대표단은 점심도 거른 채 공동보도문을 조율했고 우리 대표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채 5시간도 안돼 마무리됐다.

    순수 회담 시간도 90여분. 남북회담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에 합의문이 채택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표들이 점심도 못먹고 회담을 끝내고 와서 공동보도문 합의 내용을 브리핑했다"며 "그 이후에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 대표단은 회담 장소인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으로 가기 위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회담은 예정대로 오전 10시쯤에 시작됐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통일각'의 의미를 길게 설명하면서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열망을 반영한 마음의 상징인 통일각에서 진행되는 북남 회담은 예외없이 잘됐는데 오늘 회담도 잘되리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조명균 장관은 "지난번에는 (남측)평화의 집에서 회담을 했고 오늘은 통일각에서 회담을 하는데 평화와 통일이 이렇게 연결되는 좋은 의미가 그 자체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화답했다.

    이렇게 이어진 전체회의는 50분 만에 끝났고 이후 낮 12시 35분터 57분까지 수석대표를 제외한 대표단 접촉이 진행됐다. 우리측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이, 북측에서는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김명일 조평통 부장이 나섰다.

    이후 오후 1시 15분쯤 '남북이 공동보도문 협의를 진행했으며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긴급 메모가 취재진들에게 전해졌다.

    이어 13시 45분부터 5분간 수석대표간 접촉이 이어졌다.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었다.

    회담 사이사이에 양측은 협의된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고 확정을 받아가며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4월 27일로 확정된 정상회담 날짜와 의전, 경호, 보도 실무회담 날짜 등을 최종 합의했다.

    이후 오후 2시쯤에 종결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였다.

    회담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조명균 장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난 1월 회담을 재개한 지 4개월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어 정말 시작과 동시에 절반 이상을 이룬 듯하다"며 "4월 27일 진행될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위대한 여정의 또다른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오늘 남북대표단이 보여준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나간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리선권 단장과 쌍방 대표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북측 단장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남수뇌상봉 일정을 내외에 공식 발표함으로써 북남관계의 활력있는 진전과 조선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온 겨레에게 크나큰 기대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오늘 고위급회담을 말 그대로 일사천리로 단번에 했는데 앞으로 북남사이에 좋은 회담문화를 창조해 가자"며 "그래서 인민들의 열망은 하늘에 닿아 있는데, 우리 회담일꾼들의 속도가 떠서(느려) 부응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도 "지난 1월 9일 회담을 마치고 제가 그동안 참여했던 그 어떤 회담보다 실효적이고 속도 빠르게 진행됐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걸 훨씬 더 뛰어넘은 것 같다"며 "상호존중과 이해의 입장에서 풀어가면 효율적으로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종결회의는 10분만에 끝났고, 우리 대표단은 북측 대표단의 환송을 받은 뒤 통일각을 떠나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 시간은 오후 2시 42분. 오전에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불과 5시간 만에 3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안고 돌아왔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