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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이징대 교수 3인 사직 "허리 꼿꼿이 펴고 권력의 개가 되지 말자"



아시아/호주

    中베이징대 교수 3인 사직 "허리 꼿꼿이 펴고 권력의 개가 되지 말자"

    • 2018-03-26 09:14

    시진핑 연임제한 없앤 헌법개정안 통과 항의 뜻인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1인체제가 확립되면서 중국 학계에 대한 통제도 강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와 명보는 베이징대 단과대학 중 하나인 위안페이(元培)학원의 어웨이난(鄂維南) 원장과 리천젠(李沈簡) 상무 부원장, 장쉬둥(張旭東) 부원장 등 3명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어웨이난 원장과 리천젠 부원장은 미국 유학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웨이난 원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하다 중국으로 돌아온 세계 정상급 수학자이고 리천젠은 미국 뉴욕대 종신교수로 재직하다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에 따라 베이징대 교수로 초빙된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특히 평소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강조해온 리천젠 부위원장이 사퇴에 맞춰 지난달 28일 쓴 글이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퍼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리천젠은 베이징 대학의 차이위안페이(蔡元培) 전 교장이 지난 1917년 청나라 황제제도를 부활하려는 시도에 반발해 후스(胡適), 마인추(馬寅初), 린자오(林昭)를 예로 들며 "자유는 결코 하늘에서 그대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개 있는 사람들이 엄중한 대가를 치르고 바꾼 것"이라며 처음 사표를 던진 것을 상기시켰다.

    이어 차이 전 교장이 '강권정치'에 맞서 8차례 사직서를 제출했고 베이징대 선배들이 자유를 얻고자 값비싼 대가를 치른 사실을 거론하며 "허리를 꼿꼿히 펴고 권력의 개(犬儒)가 되지 말라"고 베이징대 교수와 재학생에 촉구했다. 어웨이난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위안페이 학원은 리천젠이 언급한 차이위안페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학원이다.

    베이징대 교수들의 사직은 이달 11일 중국공산당 중앙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개헌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비록 시 주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리천젠의 공개서한이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고 신격화에 몰두하는 시 주석을 비판한 것이라고 빈과일보는 분석했다. 베이징대는 1919년 반외세 저항 운동인 ‘5·4운동’을 주도했고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에도 앞장섰다.

    리천젠의 글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자 중국 당국은 온라인 상에서 그의 글을 삭제하는 등 규제에 들어갔고 베이징대 교수들도 학생들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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