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블랙리스트 예술인들,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진출한다



문화 일반

    블랙리스트 예술인들,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진출한다

    한국 아시아 국가 최초로 하이델베르거 스튀케마르크트 축제 주빈국 선정

    (사진=조은정 기자)

     

    독일 대규모 공연 축제인 하이델베르크 스튀케마르크트 축제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특히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젊은 예술가들의 사회성 짙은 연극, 희곡이 독일에 소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2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독 문화예술 공동프로젝트의 시작으로 하이델베르크 스튀케마르크트 축제 주간행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이델베르크 스튀케마르크트 축제는 독일에서 매년 8천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공연 행사이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한국이 최초로 축제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연극, 희곡 등 총 8작품이 축제 기간인 4월27일~29일에 소개된다. 연극으로는 극단 여행자의 <로미오와 줄리엣="">, 성북동 비둘기의 <세일즈맨의 죽음="">,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비포 애프터=""> 등 3작품이 독일 현지에서 막을 올린다.

    희곡은 김재엽 연출가의 <알리바이 연대기="">와 고연옥 작가의 <처의 감각="">, 이양구 작가의 <노란 봉투=""> 등 3편이다. 이밖에 김황 작가의 <모두를 위한="" 피자="">라는 영상 작품이 전시되며, 쌍씽밴드의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작가들의 작품이 독일 예술감독에 의해 발탁됐다는 것이다. 희곡 <노란봉투>는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알리바이 연대기="">도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전쟁, 분단의 이슈를 다뤄 한국의 근현대사를 반영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공연을 선정한 드라마 트루거, 레네 그뢰쉬는 "세월호 사건과 노동조합, 공장의 희생자 등은 한국적인 문제를 넘어 독일에서도 관심을 가질 주제의 작품"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홀거 슐체 예술감독은 "한국 연극은 작품의 주제나 연극 형태도 다양하다. <비포 에프터="">는 다큐 형식이고 고전을 번안해 여자 로미오와 여자 줄리엣으로 바꾼 <로미오와 줄리엣="">도 인상적이었다"며 "독일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다양성을 소개하고싶다"고 밝혔다.

    슐체 감독은 한국 연극계를 뒤흔든 블랙리스트에 대해 독일의 상황에 비쳐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블랙리스트는 금전적인 형태로 예술을 핍박한 끔찍한 일"이라며 "유럽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헝가리와 터키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고 환기했다.

    이어 "독일에서는 '위험에 처한 예술가들(아티스트 인 리시크)'이라는 것을 만들어 국가에서 핍박받는 예술가들을 독일로 피신시켜 지원하는 것을 구상중이다"며 "과거 청산이 중요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희곡 <처의 감각="">을 선보이는 고연옥 작가는 "한국 연극계는 블랙리스트로 큰 진통을 겪었다. 예술가로 뿐 아니라 시민으로서 생존의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예술인들이 창작의 자유를 위해 크게 싸워 촛불항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하이델베르크 축제에 블랙리스트에 앞장서 싸우고 있는 동료들이 참여해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