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붙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여성학학회 '메밀꽃 필 무렵'의 대자보 (사진=동덕여대학보 페이스북)
'미투 운동'을 조롱하고 폄하해 논란이 일었던 하일지 교수(본명 임종주)가 학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재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지난 15일 학생 커뮤니티 '동감'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밥을 먹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 교수가 갑자기 팔을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한 하 교수가 "여러 여자 중에 다른 방면에서는 잘 맞았지만 속궁합이 맞지 않았던 경우가 더러 있었다", "너와는 속궁합이 맞을 수도 있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썼다. A 씨의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오는 26일 발행되는 동덕여대학보 493호에 실릴 예정이다.
동덕여대학보는 동덕여대가 16일 비대위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교직원들은 하 교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여러 논란을 인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오는 19일 성윤리위원회를 열어 교수와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진상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윤리위원회에서 진상 조사가 마무리되면 징계위원회가 구성돼 하 교수의 징계 여부와 종류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동덕여대학보에 따르면 "현재 하 교수는 입을 맞춘 건 사실이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동덕여대 총학생회 'We DWU'는 같은 날(19일) 오후 6시 서울 성북구 화랑로에 위치한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총학생회는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어렵지만 용기를 낸 모든 분들을 지지한다면서 △제대로 된 가해자 처벌과 진정한 사과 △대학 내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센터 설립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 교수는 지난 14일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언급하며 주인공 점순이가 남자애를 성폭행했다며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8. 3. 15. 하일지 "안희정 결혼해준댔으면 안그랬을 것")하 교수는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실을 밝힌 김지은 씨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높은 비판 여론에도 하 교수는 1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오히려 교수를 망신 줬으니 (나에게) 사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