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시(習)황제' 설계사 왕치산 2인자로 복귀…시진핑 체제 완전체로 진화



아시아/호주

    '시(習)황제' 설계사 왕치산 2인자로 복귀…시진핑 체제 완전체로 진화

    • 2018-03-17 16:02

    개헌으로 국가주석 연임제한 철폐, 2기에도 당군정 3위일체 장악, 권력가도에 걸림돌 모두 제거

    17일 중국 최고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스크린에 국가주석 선출 표결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만장일치로 차기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반대와 무효표가 1표도 나오지 않았다. (사진=김중호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腹心)이며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되며 시진핑 1인체제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중국 전인대는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2969표, 반대 1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왕치산을 새로운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했다. '오른팔' 왕치산과 함께 시 주석의 '왼팔'로 불리는 리잔수(栗戰書) 신임 상무위원도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선출됐다. 왕치산의 부주석 선출은 개헌으로 시 주석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선 '시진핑 중국호'가 완전체로 진화했음을 암시하는 사건이다.

    왕치산은 현재 시 주석 1인체제의 설계자이자 토대를 닦은 최측근으로 지난 해 19차 당대회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을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당시 68세의 나이로 중국 공산당 특유의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불문율에 해당됐지만, 시 주석이 이를 무시하고서라도 곁에 둘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이런 일부 예측과 달리 왕치산은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직에서 물러나고 정계 은퇴 수순을 밟으면서 공산당의 전통을 존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0)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의 잇따른 비위 폭로가 왕치산을 상무위원에서 낙마시킨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정계에서 은퇴하는 순간부터 시 주석이 왕치산을 리커창(李克强) 총리 후임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등 그의 재발탁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 후난성의 전인대 참석 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정계에 복귀한데 이어 곧바로 시 주석의 파트너인 국가 부주석에 올랐다.

    중국 헌법은 대외적으로 국가 주석ㆍ부주석이 중국을 대표한다고 명시했지만 '공산당의 우위'라는 체제 특성상 권한이 당 총서기나 중앙군사위 주석에 몰리면서 특히나 부주석은 상징적 의미만 갖는 경향이 상당했다. 하지만 왕치산 국가부주석은 사실상 중국 권력 서열 2위나 다름 없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될 전망이다. 차기 권력과는 무관하고 '시진핑 체제'의 강화에만 전념하는 왕치산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왕치산 신임 국가부주석은 새로 출범하게 되는 초법적 사정기구, 국가감찰위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시진핑 집권1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아 저우융캉(周永康), 보시라이(薄熙來), 링지화(令計劃), 궈보슝(郭伯雄), 쑨정차이(孫政才) 등 최고위급 거물들을 숙청해 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혐의만으로도 개인을 6개월간 구금할 수 있는 '초법적'인 국가감찰위원회를 동원해 시 주석 반대 세력에 더욱 가혹한 칼을 들이댈 수 있게 됐다. 시 주석이 장기집권에 들어서면서 늘어날 비판세력을 관리하고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함으로 당을 관리함)' 정신의 적임자로 왕치산을 지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왕치산은 시진핑 집권2기 군기 반장 뿐만 아니라 꽉 막힌 대미관계 회복의 구원투수로 등장할 수도 있다. 시진핑 집권1기 기율위 서기를 맡기 전까지 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중국 내 대표적인 경제통·미국통으로 불렸던 그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비밀 회동을 갖는 등 미국내 인지도도 상당하다.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하고서도 빈손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왕치산이 전권을 갖고 미국과 협상테이블을 주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왕치산이 국가 부주석에 오르면서 시진핑의 장기집권 체제는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날 전인대는 차기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시진핑 국가주석을 재선출했다. 지난 2013년 3월 시 주석이 처음 국가주으로 선출됐을 당시 전인대 표결에서는 찬성 2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가 나왔었지만 이번에는 반대, 기권표 하나 없는 만장일치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 바 있다. 이로써 시 주석은 집권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을 독차지하며 이른바 '삼위일체'로 불리는 절대 권력을 손에 넣게 됐다. 이미 개헌을 통해 중국 헌법 서문에 '시진핑 사상'이 삽입됐고 국가주석직의 연임제한 규정도 없어진데다 최측근인 왕치산 마저 국가 부주석으로 부활하면서 시 주석의 권력에 방해가 될 만한 장애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