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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달려가면 한 가정이 살아납니다"



강원

    "저희가 달려가면 한 가정이 살아납니다"

    올림픽 사상 첫 성폭력상담센터 운영으로 외신 주목...1366 강원센터 김성숙 센터장 인터뷰

    -올림픽과 패럴림픽, 최초 성폭력 상담센터 운영
    -365일·24시간 여성폭력·가정폭력 긴급상담
    -관계기관과의 연계, 현장방문, 임시보호 등의 여성 위기 지원
    -미투 운동, 차별없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한 길목이자 변화의 시작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김성숙 센터장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성의 성폭력, 성추행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지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과 지금 열리고 있는 패럴림픽까지 성폭력 상담센터가 설치돼 화제가 되고 있죠.시사포커스 목요초대석, 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자, 각종 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는 곳,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의 김성숙 센터장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다음은 김성숙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박윤경>지금도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성폭력 상담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즘 평창과 춘천을 오가면서 상당히 바쁜 시간 보내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만?

    ◆김성숙>세 곳 경기장 강릉 올림픽파크, 정선 알파인, 평창 알펜시아에서 운영 중입니다.사건 발생 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수사 동행과 법률지원, 의료서비스를 하느라 분주하게 다니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신고 접수 후 사건진행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변호사 연계까지 하느라 바쁜 상황이구요.

    ◇박윤경>특히 관심을 받는 이유가 바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의 첫 운영이라고?

    ◆김성숙>우선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IOC가 아닌 평창 조직위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또, 2022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베이징에서도 다녀갔다. 피해자가 손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문화 확산, 경기장내에 설치된 것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박윤경>세계적으로도 호평을 받았죠?

    ◆김성숙>많은 외신들이 다녀갔고 외신에 소개되면서 IOC에서도 경기장 네곳에 있는 임시상담소에 다녀갔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평창패럴림픽까지,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폭력상담센터가 개소.운영되면서 외신 등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사진=김성숙 센터장 제공)

     


    ◇박윤경>실제 올림픽 기간 중에 성폭력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린 분들이 많이 계셨는지도 궁금한데?

    ◆김성숙>30건의 피해접수가 됐고, 성희롱 성추행 강간미수 유사강간 강간 등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박윤경>이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겠죠?

    ◆김성숙>지속적인 상담을 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기관을 연계하고 있구요,피해자 상담, 심리치료, 법률상담까지 하고 있습니다.

    ◇박윤경>아무래도 세계적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조치가 더욱 주목을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미투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요즘인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김성숙>성범죄를 의례적으로 사회적 편견과 오해 속에서 피해자들이 침묵하고 아파해왔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로부터 시작된 변화의 물결이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 큰 울림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차별없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한 길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발언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가해자 측의 보복성, 명예훼손이라는 남녀구도의 편을 가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양성평등의 공평성을 위해 의식이 향상되길 희망합니다.. 이제 변화가 시작됐습니.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권리를 철저히 보장하고 가해자들에게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을 요청합니다.

    ◇박윤경>아마도 센터장님께서 오랫동안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 활동해 오셨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변화의 계기를 기다리셨을 것 같습니다. 벌써 21년째 활동하고 계시다고?

    ◆김성숙>변화라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아직도 만연한 차별적 구조와 조직문화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개혁과 혁신은 완성될 수 없다고 봅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발생한 성폭력 양성을 보면 그동안의 관행이 그동안 반영됐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스포츠 관련자인 사례가 있었는데,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염려됐습니다. 스포츠계에서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IOC의 합의안이나 국가인권위의 권고안이 스포츠계에 얼마나 반영되고 실현되는지 점검하고 시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윤경>초창기에 활동할 때와 지금, 여성 폭력과 관련된 인식이 그래도 조금씩은 개선이 되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성숙>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희망을 봅니다.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해 법을 개선하고 강력한 처벌이 마련돼 있을 때 양성이 평등해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윤경>올림픽 기간 동안 성폭력 상담센터를 운영할 때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김성숙>예전에는 수치심과 자책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의 잘못이 아니고 수치와 자멸감은 가해자가 느껴야 하는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올림픽 현장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꿋꿋이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용기 있게 발언했습니다. 우리 시대와는 많이 달랐죠. 2~30대 여성을 통해서 한국의 역사가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체험을 했습니다.

    ◇박윤경>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도 센터장님이 활동을 시작할 그 시기에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 98년입니다. 올해 햇수로는 21년째, 지역 여성들과 함께한 곳. 어떤 곳인지도 좀 소개를 해주신다면?

    ◆김성숙>365일 24시간 상담을 하는 위기지원센터입니다. 여성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지원합니다. 요즘 특히 데이트 폭력, 미투와 관련해 민간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특별센터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 통계를 보면 보호인원 380명이고 긴급피난처 역할도 해내고 있습니다. 전문상담원들이 폭력 피해 여성들과 함께 동반하는 곳입니다.

    ◇박윤경>1366에 전화를 거는 분들, 주로 어떤 일로 상담을 신청하는지도?

    ◆김성숙>가정폭력이 80% 정도고, 성폭력·성폭행·성매매·부부상담·이혼상담·외도상담 등 다양합니다.

    ◇박윤경>상담전화가 걸려오는 순간부터 어떤 방식으로 상담이 진행되는지?

    ◆김성숙>초기 개입기관입니다. 상담지원 피해 유행에 따라 기관을 연계합니다. 현장 방문도 나가구요.. 특히 경찰과 1대1로 매칭해서 현장에 강원 전 지역에 나가고, 피해자와 가해자와 함께 상담을 하게 되는데, 경찰의 존재 자체가 엄중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놀라운 변화가 있었는데, 작년에 199가정 중 폭력이 97%가 줄었습니다. 그래서 강원도청에서 다시 이 사업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강원경찰청과 도내 18개 경찰서와 MOU를 맺었습니다. 올해도 200가정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박윤경>현장에 출동해서 판단에 따라 격리가 필요할 경우 임시 보호 시설로 안내를 하시는 건가요?

    ◆김성숙>경찰과 함께 출동을 하는데, 더 멋진 그림은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노인전문기관 등 현장 솔루션이 이뤄져 맞춤 서비스가 이뤄집니다.

    ◇박윤경>임시 보호시설은 어떻게 운영되는 곳?

    ◆김성숙>폭력 피해 여성은 언제든지 올 수 있고 최장 7일 보호가 가능하고 상담과 법률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습니다.

    ◇박윤경>1366 강원센터의 도움으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난 사례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실 것 같은데.

    ◆김성숙>도내에서 일년 간 4~500가정이 다녀갑니다. 전국적으로 18개 1366센터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숫자가 다녀간 것입니다. 상담을 받은 분들에게 현장방문을 하면 농사 지은 음식을 주면서, “1366센터에 가지 않았다면 이혼했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강원도 전 지역에 출장을 가다보니 하루 750~800Km를 달리는데, 선생님들이 가정방문과 솔루션을 하고 지쳐서 돌아와서 하는 말이 “저희가 가면 한 가정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다시 우리는 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작년에는 2만5000Km를 달렸습니다.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1366강원센터 김성숙 센터장(사진=강원CBS)

     


    ◇박윤경>그런데 문제는 많은 피해자들이 신고를 한 후에도 반복해서 다시 피해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

    ◆김성숙>귀가할 때 피해 여성들의 80%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데, 폭력은 다시 발생할 거라 봅니다. 상담과 경찰의 사후 모니터링이 있어야 합니다. 건강 가정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윤경>가정으로 돌아가는 게 위험하다고 권유를 했는데도 뿌리칠 경우는?

    ◆김성숙>피해자가 돌아가면 지구대에 전화를 합니다. 그럼에도 복귀하겠다고 하면 가족들을 돌봐달라고 하고, 주민센터에도 연락을 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학교 선생님에게도 연락해서 모니터링을 요청합니다. 학생이 가정폭력 피해가족이라는 걸 알리고 특별한 돌봄을 요청합니다. 현장을 방문할 때 근처에 가면 만나고 오고, 부재시 메모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박윤경>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의 문제,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해결을 위해서 관계기관과 사회의 유기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관련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성숙>강원도내 26개 여성권익시설이 있어요. 이들과 함께 올림픽 상담소에서도 함께 했는데, 때때로는 잘 소통이 되지 않고 피해자 지원에서 중복성이 있을 때 기관 대 기관으로 만나 솔루션을 통해서 피해자를 적절히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직장내 성범죄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윤경>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김성숙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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