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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창력·흥 폭발…'끼쟁이' 존레전드와 함께한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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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가창력·흥 폭발…'끼쟁이' 존레전드와 함께한 120분

    (사진=AIM 제공)

     

    끼가 철철 넘쳐흘렀다. 4년 만에 내한공연을 연 세계적인 팝스타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봄비가 오락가락한 평일 저녁, 공연장을 찾은 이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다.

    15일 저녁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존 레전드(John Legend)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해 발매된 앨범 '다크니스 앤 라이트(Darkness and Light)'를 기념한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존 레전드는 그래미 어워드 10회 수상에 빛나는 알앤비 소울 뮤지션이다. 2004년 데뷔 앨범 '겟 리프티드(Get Lifted)'로 제48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꾸준한 음악활동을 펼치며 탄탄대로를 걸은 존 레전드는 2013년 발매한 4집 '러브 인 퓨처(Love In Future)'의 수록곡 '올 오브 미(All Of Me)'로 빌보드 차트 1위와 유튜브 12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5년에는 영화 '셀마' OST 수록곡 '글로리(Glory)'로 아카데미 어워즈와 골든 글로브에서 주제가상을 차지했고, 그래미 상까지 받으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존 레전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알앤비 소울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에 화답하듯 그는 2009년 첫 내한공연 이후 매 투어 마다 한국을 찾았고 단독 공연 3회를 비롯해 음악 페스티벌, 여수 엑스포, '마마(MAMA)' 등으로 팬들과 만났다. 국내에서 35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라라랜드'에 출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매 오픈 3분 만에 일치감치 티켓 4000장이 모두 팔려나간 이번 공연에서 존 레전드는 자신의 이름값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첫 무대부터 압도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예정대로 저녁 8시 정각에 맞춰 공연을 시작한 그는 반짝이는 상의가 돋보이는 캐쥬얼한 블랙 슈트 차림으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피아노에 앉아 첫 곡 '아이 노우 베러(I Know Better)'를 불러 호소력 짙으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를 뽐냈고, 관객들은 그 모습을 숨 죽이고 바라봤다.

    존 레전드는 첫 무대를 마친 뒤에는 무대 가운데로 이동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준비 됐나요. 서울?" 간단히 예열을 마친 그는 자신과 오랜 시간 합을 맞춰 온 밴드의 풍성한 연주에 맞춰 펑키한 리듬의 곡을 연이어 선곡,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펜트하우스 플로어(Penthouse Floor)', '투나잇(Tonight)', '러브 미 나우(Love Me Now)' 등의 노래가 이어졌다. 그루브를 타며 무대 이곳저곳을 누빈 존 레전드는 노래를 부르는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함성과 박수를 유도하며 여유 넘치는 무대매너를 뽐냈다. 관객들은 두 손을 좌우로 흔들며 흥을 돋웠다.

     

    어느덧 존 레전드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그 땀방울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비치자 객석 곳곳에서는 '꺅~' 하는 비명이 튀어 나오기도 했다. '메이드 투 러브(Made To Love)'와 '다크니스 앤 라이트'를 부르는 순간에는 존 레전드의 섹시미가 대방출됐는데, 그는 서 있는 채로 박력있게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가 하면, 여성 보컬과 아찔한 춤사위를 선보인 뒤 스탠딩 마이크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진한 남성미를 드러냈다.

    강약 조절도 훌륭했다. 존 레전드는 흥을 잠시 내려놓고 '오버로드(Overload)'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라라랜드' OST 수록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스타트 어 파이어(Start A Fire)'로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유스드 우 러브 유(Used To Love U)'가 흘러나올 땐 대다수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핸드폰 플래시를 켜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존 레전드는 다시 경쾌한 피아노 리듬이 인상적인 '세이브 더 나이트(Save The Night)'로 관객들의 귀를 자극했고, '라이크 아임 고너 루즈 유(Like I'm Gonna Lose You)'로 섬세한 보컬 실력을 자랑했다. '세이브 룸(Save Room)'을 부른 땐 피아노 위에 앉아서 노래를 불러 이목을 끌었다.

     

    '슬로우 댄스(Slow Dance)'를 부를 땐,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돼 공연장의 분위기가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저와 함께 춤추실 분?" 존 레전드의 이 같은 말에 용기를 낸 한 여성 관객은 무대 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존 레전드는 기다렸다는 듯 여성 관객 앞에서 끈적끈적한 댄스를 선보였고, 무릎을 꿇고 재킷을 벗어던지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쳐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슈퍼플라이(Superfly)'를 부른 뒤 잠시 숨을 고른 존 레전드는 흰색 슈트로 갈아입고 나타나 차분한 무대를 이어나갔다. 애니메이션 원작 영화 '미녀와 야수' OST '뷰티 앤드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를 부르는 순간 로맨틱한 분위기를 절정에 달했고, 히트곡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이 흘러나올 땐 '떼창'이 이어졌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비트가 인상적인 또 다른 히트곡 '그린 라이트(Green Light)' 무대 때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존 레전드는 뒤이어 '후 두 위 씽크 위 아(Who Do We Think We Are)', '유 앤 아이(You & I)'를 열창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쏘 하이(So High)'를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감사합니다" 존 레전드는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건넨 뒤 무대 뒤로 빠져 나갔다. 하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앵콜"을 외쳤고, 존 레전드는 이에 화답하며 다시 등장, 많은 이들이 기다렸을 무대인 '올 오브 미'를 선보였다. 평소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뮤지션답게 마지막 앵콜곡은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터킹 전기 영화 '셀마'의 OST '글로리'로 택했다. 존 레전드는 "땡큐 쏘 머치"를 외치며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히트곡 'P.D.A'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 뿐. 120여분간 이어진 세계적인 팝스타의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을 본 관객 대부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이윽고 공연장 출입구에 마련된 존 레전드 CD 판매대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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