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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1년…제주관광 희망찾기는 진행중



제주

    사드 보복 1년…제주관광 희망찾기는 진행중

    관광객 19년만에 감소세…관광시장 다변화는 숙제

    지난해 3월15일부터 이뤄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과 크루즈가 폐쇄되면서 제주관광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외국관광객의 80%를 차지하는 중국관광객 급감에 제주방문 관광객이 19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중국 관광객만 바라보던 일부 소매업자들은 업종 전환의 아픔을 겪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노린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은 북핵 등의 여파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 사드 보복 1년, 중국관광객 급감

    제주관광의 주고객으로 자리잡았던 중국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게 사드 보복이 가져온 가장 큰 결과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30만7023명으로 2016년 같은 기간 238만2481명보다 207만5458명(87.1%)이나 줄었다.

    이 영향에 제주 방문 관광객이 19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주방문객은 IMF 여파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98년 329만명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585만명까지 18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한해 1475만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2016년보다 6.9% 감소했다.

    ◇ 제주-중국 교통편 한순간 폐쇄

    제주도는 지난 한해 700차례의 크루즈선 운항으로 15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해 75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제주와 중국을 잇는 크루즈 선로가 끊기면서 예약 선박의 80% 이상인 594차례나 기항이 취소됐다. 한마디로 '단체관광'의 줄이 일순간에 끊겼다.

    상황은 하늘길도 마찬가지.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28개노선 344편에서 8개노선 150편으로 절반 이상이 줄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교통편이 원천봉쇄되면서 중국관광객의 제주방문길을 잘라낸 셈이다.

    ◇ 영세 여행사, 대형 음식점, 공연장 '직격탄'

    중국 관광객을 받지 못한 영세 여행사들의 타격은 상상 이상이다. 이 기간 122곳이 문을 닫았고, 25곳이 휴업에 들어갔다. 도내 여행사 10곳 가운데 1곳이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전문점처럼 영업을 해왔던 대형 음식점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대형음식점의 경우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종업원을 줄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공연 콘텐츠인 난타 제주공연장도 대표적인 피해자 가운데 하나다. 사드 이전 하루 평균 400명 가량 찾았던 중국단체관광객의 발길이 아예 끊기면서 타격이 컸다. 그나마 국내 관광객과 동남아 관광객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공연장 바로 옆 호텔까지 개장한 피해를 메우고 있다.

    바오젠거리

     

    ◇ 제주의 중국 '바오젠거리' 한산…주변 업체 피해 커

    2011년 중국 바오젠그룹이 1만4000명의 인센티브 관광단을 제주에 보낸 화답 차원에서 만든 바오젠거리는 이제 추억의 장소가 됐다.

    중국관광객의 주요 방문지로서 건물 임대료가 해마다 치솟았던 이곳은 사드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중국관광객 줄어들더니 이젠 폐업을 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관광객의 주요 쇼핑장소인 화장품가게는 하나둘 줄어들면서 인형뽑기매장으로 바뀌었고, 그마저도 설자리를 잃은 가게터는 '임대'라는 이름표를 달고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옷가게들 역시 매출 하락으로 임대료 내기에도 벅차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즐비했던 건물의 중국어 간판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고, 그 흔했던 중국어 호객행위도 끊긴 지 오래다.

    ◇ 빈자리 채운 국내관광객 완충 역할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국내관광객은 1352만명으로, 2016년 1224만명보다 10.4%가 늘었다. 중국관광객이 빠져나간 자리를 국내관광객이 메우고 있다.

    그동안 중국관광객으로 인한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보다 여유롭게 제주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이들을 제주로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의존도 탈피 위한 시장다변화는 숙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대만 현지에서 항공사와 여행업계를 상대로 제주관광설명회를 가졌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선 여행박람회에 참가, 제주관광 홍보 활동도 펼쳤다. 일본과 필리핀, 태국 등에 전세기 지원사업도 벌였다.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한 시장 다변화 전략이지만 성적은 시원찮다.

    지난해 제주와 일본, 홍콩, 대만 등 6개국과 제주간 10개의 직항노선이 운항됐지만 관광객이 늘어난 국가는 일본과 홍콩뿐이다. 공을 들였던 대만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관광객 수는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대만은 23%, 말레이시아는 25%, 태국은 무려 50%가 감소했다.

    제주관광 성장의 주요 담보 조건인 관광시장 다변화를 어떤 식으로 전개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 방향과 실행이 결국 제주관광의 숙제라는 데 다시 한번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동남아처럼 관광시장 다변화 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은 여행을 할 때 안전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북한 미사일이나 북핵 실험이 제주 여행을 결정하는 데 있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이같은 부담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본이나 호주로 여행 방향을 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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