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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 이승기 "나영석 PD 없다면? 홀로서기 필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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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합' 이승기 "나영석 PD 없다면? 홀로서기 필요했죠"

    [노컷 인터뷰 ②] 30대 '엔터테이너' 이승기의 속마음

    영화 '궁합'에서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기를 우리는 누구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그를 나영석 PD와 강호동 사단의 예능인이라고 부를 것이고, 또 누군가는 가수 이선희의 제자인 이승기라고 부를 것이고, 누군가는 배우 이승기라고 부를 것이다.

    이승기는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고 칭한다. 그것이 이승기가 보는 자신의 정체성이다. 비록 한 작품이 끝나고 쉬지 못해도, 이승기는 예능에서 즐거움을 찾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자신의 색을 담은 음반을 낼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다재다능하며 자신의 커리어 대다수를 '성공'시킨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30대가 된 지금, 각 분야를 이제는 조금 더 깊게 들어가야 하고, 가끔은 확신 없는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다.

    이승기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이승기와의 일문일답.

    ▶ 사실 배우가 연기만큼 예능을 비중 있게 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

    - 나 같은 경우, 예능으로 주목을 받았고 잘됐었다. 그러니까 오히려 너무 좋아하고, 거부감이 없다. 사실 살면서 크게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그런 웃음과 활기가 내게는 정말 큰 원동력이다. 예능 촬영을 하면서 나보다 너무 웃긴 사람, 기상천외한 사람을 만나는 게 굉장히 좋다. 배우들이 예능을 하면서 가지는 고민이 무슨 고민인지는 나도 알겠다. 나 같은 경우는 그게 시간을 지나다보니 많이 깨졌다. 요즘 대중은 예능에서의 이승기와 작품에서의 이승기를 철저히 분리하는 것 같다. 어쨋거나 예능은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그 파급력이나 대중의 정서를 파고 들어가는 면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취향 저격이 굉장히 어렵기는 하다. 저격만 하다 시청률이 올라오지 않기도 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속성을 바탕으로 장기간 끌고 가야 하는 플랜이기도 하니까.

    ▶ 과거 예능의 시청자들과 지금 시청자들의 달라진 점도 많이 느낄 것 같다.

    - 정말 너무 예리하다. 우리가 느꼈던 부족한 점을 시청자들이 알아채기까지 예전에는 6개월 가량이 걸렸다면 지금은 실시간이다. 아니면 아예 '쟤는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며 예측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맞는 경우가 꽤 있다.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처럼 예능을 재미가 있다, 없다로 나누지 않는다. 이 부분은 재밌고, 이 부분은 재미가 없는데. 이 프로그램이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까지 평가를 해서 시청 여부를 선택한다.

    영화 '궁합'에서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제대 후 복귀작은 나영석 PD 그리고 강호동 사단과 함께 하는 예능프로그램일 줄 알았다. 나영석 PD는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 '집사부일체'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 나영석 PD와 강호동 사단 조합이라면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최고의 조합'일 것이다. 그런데 그 앞에는 '함께 모였을 때 최고로 화제성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생략돼 있다. 결국 '레전드'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뭉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하는 예능에 합류해서 안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더 많은 준비와 기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그리고 나영석 PD와 강호동이 없는 이승기는 과연 어떨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홀로 해보고, 깨져보기도 하고 그런 도전이 확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봤다.

    ▶ 솔직히 홀로서기가 상당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집사부일체'의 어떤 점이 끌렸는지 알려달라.

    - 웃고 떠드는 게 콘셉트가 아니었다. 라이프 스타일과 그에 다른 교훈을 준다는 게 공감이 많이 됐다. 후임들이 내게 '전역하면 나가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군대에 가면 정말 많이 읽는 게 자기계발서인데 솔직히 다 비슷한 내용들이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성공한 사람일지 모르지만 확신이 없고, 부족하다고 느낀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사소하지만 영감을 줄 수 있는 답을 찾는 그런 프로그램을 해보자는데 공감했다.

    ▶ 너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고 평가하는지, 혹시 어떤 예능 사단을 꾸릴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 이제는 엔터테이너인거 같다. 다만 나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는 없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다만 기획의도를 가장 잘 살리는 플레이어가 될 수는 있다. 오히려 창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이면 좋은 점도 있지만 내 창의성이 위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창의성을 받아들이기까지 색이 강하다. 그렇지만 나는 카멜레온처럼 색을 입혀주는 것이 가능하다. 사단을 꾸리기 시작하면 책임감이 막중해진다. 큰 프로젝트만 해야 될 것 같고 그렇다. 어디든지 속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 리더로서 향후 대한민국 예능계를 이끌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영화 '궁합'에서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은 배우 이승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음반 발매 계획도 궁금하다. 요즘은 가수들끼리도 협업을 많이 하는데 눈여겨 본 가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 내가 하고 싶은 색은 있다. 그렇지만 시기적으로 아마 겨울에나 가능할 것 같다. 아이유와 하고 싶은데 듀엣도 좋지만 가사를 받아보고 싶다. 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어떤 색이 어울릴지 프로듀싱적인 고민도 함께 나눠보고 싶다. 아이유 앨범을 보면 내가 좋아하는 감성과 색들이 항상 있더라.

    ▶ 작품 촬영이 끝나고도 어쨌든 예능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계속 일이 반복되는 건데 그게 힘들거나 벅차지는 않나. 한 번 연기에 집중을 하고 나면 긴 시간 휴식을 가지는 배우들도 많은데.

    - 연예인은 보통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엄청 쏟아붓고 쉬어야 된다는 인식이 있다. 어느 순간 나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지구상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정한 루틴이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에게 일이라는 개념은 뭘까. 일이 없으면 쉬어도 되는 건가. 그렇게 쉬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재능과 실력이 쌓이는 건가. 그건 잘 모르겠다. 이게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일정한 루틴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봤다. 예능 촬영이 없어도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매일 쉴 수 없다기 보다는 직업이니까 꾸준히 하는 거다. 보통 우리가 휴가를 막 3개월 씩 쓸 수는 없지 않나. 나는 크게 불만이 없다.

    ▶ 데뷔 초와 비교해보면 30대의 이승기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나.

    - 나는 좋은 것 같다. 10년 이상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고, 경험을 많이 하니까 다듬어졌기 때문에 진짜 내가 하는 각 분야를 조금 더 깊게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하면 30대는 원하는 걸 많이 하면서 잘 갈 수 있지 않을까. 일하면서 얻는 에너지가 있어서 2018년은 좀 타이트하게 보여도 달리고 싶다는게 내 생각이다. 데뷔 초와 비교해서 많이 성장한 건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도 많이 생기고, 여유가 많이 생겼다. 어렸을 때는 여유가 없었다. 고민도 많고 마냥 힘들었고, 하나도 즐겁지 않을 때가 있었다. 누구나 다 신인 시절은 그렇지만 이제 좀 즐길 줄 알는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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