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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파면까지 속수무책'…공익제보 교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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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시당한 교사와 학생들…서울미술고①] 서울시교육청도 미온 대처

    성(城)이다. 중세시대 영주들은 성을 쌓고 그 안에서 전권을 휘둘렀다. 적지 않은 학교의 장들은 말그대로 '영주'였다. 학교구성원들은 안중에 없었다. 오직 자신과 족벌로 일컬어지는 몇몇만이 존재했다. CBS 노컷뉴스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사학비리의 '민낯'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파면까지 속수무책'…공익제보 교사의 눈물
    계속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가 막힙니다. 비리저지른 이사장, 교장은 건재하고 내부고발 교사는파면당하고"라는 제목의'학교인가 취소 촉구' 청원에는 9일만인 11일 현재 469명이 참여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학교비리를 폭로한 교사가 교육청으로부터 공익제보자로 선정되었지만, 그 교사는 이미 학교로부터 파면을 당한 부조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청의 뒤늦은 공익제보자 선정과 미온적 대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미술고 정미현 교사는 지난해 7월 학교 회계비리를 제보해 의미 있는 감사 결과를 이끌어냄으로써 올해 2월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자로 선정되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호루라기재단이 인권과 공익을 위해 활동한 이에게 주는 호루라기상을 받았고, 올해 1월 흥사단 투명성운동본부로부터 공익제보자 자녀장학금 100만원을 받았다.

    정 교사는 이 기간 동안 학교측으로부터 두 차례 직위해제를 당하고 지난해 12월 파면을 당했다.

    이러한 외형적인 우여곡절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본질적인 맥락에서는 2년으로 확장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미술고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정미현 교사의 제보에 힘입어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를 밝혀냈다. 부당하게 집행한 예산 10억8천만 원을 회수 처분하도록 요구했다.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3명에 대해 파면 또는 해임을 요구하고, 이사장과 이사에 대해 임원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지난해 9월 통보된 이러한 요구조치는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학교법인측은 교장 등 관계자 중징계는 이의제기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고, 임원승인 취소 요구는 최근에야 청문절차를 마친 상태라고 답변했다.

    반면 학교측은 정미현 교사에 대한 징계를 절차조차 무시한 채 재빠르게 진행했다. 학교 측은 정 교사가 '학생 성추행'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말 1차 직위해제를 하고, 9월에 2차 직위해제에 이어 12월에 파면했다.

    피해 학생 4명 중 3명의 경찰 진술서에 따르면, 정 교사가 학생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잔다는 이유로 뒤에서 껴안고, 짙은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혀로 얼굴을 핥거나 볼에 뽀뽀를 하거나 손가락에 침을 묻혀 얼굴에 바르는 행위를 수시로 반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학교측은 정 교사를 곧바로 복직시키지 않고, 8일 후에 전격적으로 2차 직위해제를 했다.

    파면 사유가 된 '성추행' 사건은 부조리한 상황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가늠자 역할을 한다.

    당사자인 정 교사는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조치로 학교측이 자신에게 '성추행' 누명 씌우기에 급급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학교측은 공익제보와 성추행 사건은 별개의 사안으로, '학생 성추행' 사안은 학생 보호를 위한 격리 차원에서 직위해제와 중징계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 역시 학교측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의 차이는 파면감인가 신속한 공익제보 보호조치가 필요한 대상인가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공익제보를 한 교사에 대해 직위해제와 파면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별개의 사안으로 판단하고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내부에서도 '미온적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파면 조치는 사안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는 내부 관계자는 "화장이 진한 학생들에게 침을 발라서 지워버리겠다 말한 것으로 학생지도 방식이 잘못되었을 뿐 요금 미투운동에서처럼 성적 욕구 만족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 파면까지 갈 중한 사안이 아니고, 경고·지도로 끝낼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검찰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고, 1차 직위해제에 대해 교육부 소청심사위가 '직위해제 취소' 결정을 내린 사안인데, 같은 사안에 대해 학교측 처분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청심사위가 2차 직위해제 처분에 대해 '혈서'와 '신체포기각서'를 이유로 들어 '직위 해제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확인해 보니 혈서가 아닌 수지지침을 사용한 '혈인'이었고, 신체포기각서가 아니라 '청소년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내용으로서, 강제가 아니라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자발적으로 쓴 것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서 지도 방식에 대해서는 학교측이 지난해 2월 우수사례로 공개교육을 해놓고, 나중에 악의적으로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다"고 반박했다.

    또 "파면 의결 때 학교측이 추가한 23명의 성추행 진술서 역시 무혐의로 나온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고, 학생 진술서 인원만 늘려놨을 뿐이다. 파면 명분 만들기이다"고 지적했다.

    공익제보 당사자인 정미현 교사는 "성추행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진술서를 작성한 학생 중 일부는 학교에서 시켜서 했다고 사과 문자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강제 퇴직 대상자 12명 찍어내기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이미 2016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저를 포함해 6명에 대한 강제퇴직이 진행되었다"며 "2017년 1월에 학교측이 저에 대해 피해학생 4명의 신고로 '성희롱· 성추행'을 사건화한 뒤 3월에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정 교사는 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처에 원망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공익제보를 했을 때 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에서 공익제보자 선정심의위에 올리겠다고 했으나, 파면되는 순간까지도 선정을 안했다. 솔직히 공익제보센터에서 저를 공익제보자로 보호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 교사는 "검찰 무혐의 결정 이후 교육청에서 공익제보자 보호 조치와 공익제보자 선정 등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면, 학교측이 노골적 의도를 드러낸 성추행 피해사례 학생전수조사나 막무가내식 파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서는 사립학교 징계권을 관할 교육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인사권이 법인에 있기 때문에 교육청은 비리 책임자에 대한 징계 요구만 할 수 있고 처분 권한은 없다. 공익제보자에 대해 학교측이 불이익 조치를 취해도 방어수단이 없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지만 인사권 이관은 인사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서울미술고는 추가 성추행 진술서를 토대로 정 교사를 관악경찰서에 1월 말에 고발했다.

    정미현 교사도 소청심사위에 파면 취소 청구를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가 막힙니다. 비리 저지른 이사장, 교장은 건재하고 내부고발 교사는 파면당하고"라는 제목의'학교인가 취소 촉구' 청원에는 9일만인 11일 현재 469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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