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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동시다발 등장 '촉법소년'…"범죄유형 다양화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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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에 동시다발 등장 '촉법소년'…"범죄유형 다양화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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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리턴', KBS '추리의 여왕2' 등…"잘못에 대한 제재 확실히 해야"

    KBS '추리의 여왕2'
    TV 수사극이 갈수록 강렬한 범죄를 다루는 가운데, 최근 촉법소년을 내세운 드라마가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사이코패스의 악마 같은 행각을 그린 드라마가 잇따라 충격을 줬는데, 최근 드라마가 그린 촉법소년 범죄는 개연성 면에서 그보다 더 무섭고 끔찍하다는 평가다.

    제작진은 범죄유형의 다양화를 그리는 측면에서 촉법소년들을 등장시켰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접근성이 높은 TV 드라마에서 촉법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린 아이, 나의 자녀가 범죄자가 됐을 경우를 따라가는 드라마 내용은 피상적인 연쇄살인마보다 훨씬 큰 공포감을 안겨준다.

    ◇ 9세의 방화·14세의 살인…소년범죄 다뤄

    KBS 2TV 수목극 '추리의 여왕2'는 지난 7~8일 방송에서 만 9세 초등학생의 연쇄 방화 사건을 그렸다. 성인 방화범의 범죄 패턴을 인터넷을 통해 익힌 후 그대로 따라 한 소년은 건물 방화에 이어 아파트 옥상에서 사제 화염병을 투척해 행인이 중증 화상을 입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행인은 자기 반 친구 엄마다.

    SBS TV 수목극 '리턴'은 성인인 4명의 주인공이 19년 전인 1999년 11월에 저지른 범죄에서 출발한다. 주인공들이 만 13세였을 때로, 이들은 밤에 술파티를 벌이다가 키가 꽂혀있던 자동차를 몰래 몰고 나와 광란의 질주를 펼쳤고 지나가던 소녀를 치었다. 그리고는 시체를 바다에 유기했다.

    OCN 주말극 '작은 신의 아이들'도 성인인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에 추악한 비밀에 감춰져 있음을 암시하며 시작했다. 복지원 독극물 집단 살인사건에 아이들이 연관돼 있다는 분위기가 깔렸다.

    이들 드라마에는 '촉법소년'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동이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했을 경우를 지칭한다.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의 범죄자는 '소년범'으로 분류돼 소년교도소 등 교도소로 보내질 수 있다.

    '리턴'의 13세 소년들은 사람을 차로 쳐 죽이고 시체를 유기했지만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전과기록도 남지 않았다.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고,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없었음에도 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범죄자의 낙인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것으로 그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가정법원이 관할하는 촉법소년에게는 범죄의 종류에 따라 보호처분 1~10호가 내려진다. 1~7호는 보호자의 보호, 비행예방센터 면담, 보호관찰, 사회봉사, 종교단체 위탁, 치료감호 등의 순으로 진행되며, 8~10호는 소년원에 보내진다.

    '추리의 여왕2'의 9세 소년은 행인에게 중증 화상을 입혔지만 10세 미만이라 촉법소년도 되지 않아 아예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 경우는 피해자가 부모에게 민사소송을 거는 정도만 할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다양한 범죄를 조명하는 과정에서 범죄자의 연령을 낮춘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며 "뉴스에서도 아동이 저지른 범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그런 현실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에는 9세와 11세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벽돌에 맞아 50대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2011년에는 대구에서 14세 학생들이 친구를 괴롭혀 죽음으로 내몬 사건이 발생하는 등 '범죄자'의 나이가 어린 사건이 큰 충격을 안겨줬다.

    ◇ "아직 어린애에요" vs. "잘못에 대한 제재 확실히 해야"

    스릴러 범죄극인 '리턴'은 살인을 저지른 13세 소년 4인방이 모두 내로라하는 집안의 금수저들이라 경찰과 부검의 등 수사 관련자들을 모조리 매수해 촉법소년 중에서도 경미한 처분을 받는 것으로 그렸다.

    드라마는 여기에서 시작되는 19년 묵은 복수극을 전개하는데, 복수의 중심에는 금수저 4인방이 죽인 소녀의 엄마가 있다. "법이 그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다"는 판사의 말에 "무슨 법이 그러냐"며 절규했던 엄마는 19년간 복수를 치밀하게 준비해 차근차근 실행에 옮긴다.

    복수를 펼치는 엄마는 촉법소년이라고 처벌하지 않았더니 성인이 돼서 더한 범죄를 저지른 사례들을 늘어놓으며 촉법소년 제도의 허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금수저 4인방은 커서도 전혀 죄의식 없이 살면서 도덕성이 결여된 상태로 각종 일탈 행위를 펼친다.

    '추리의 여왕2'에서는 9세 소년이 범인이라는 것을 안 남녀 주인공이 "겨우 아홉살 아이를 데리고 뭘 어쩌냐. 감옥에도 안 가는 나이"라며 개탄한다. 그러면서 "아이는 어려서 죄가 없고 부모는 자기 잘못 아니라서 죄가 없는 게 말이 되냐"며 "죄를 지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 수가 있냐"며 발을 구른다.

    이 드라마에서는 아홉살 소년의 부모가 사과는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와 분노를 키웠다. 소년의 부모는 "아직 어린애예요. 범죄라니요?"라고 맞선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이든 그보다 어린 아이들의 범죄든,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는 반드시 잘못에 대한 제재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확실히 인식해야 하고 반성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어리다는 이유로 죄를 저질렀는데도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며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듯, 잘못했을 때 제재를 받지 않으면 죄의식 없이 나쁜 짓이 습성화될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서는 또 다른 문제"라며 "용서를 해주더라도 잘못에 대해 제재는 부모든, 학교든 확실히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리의 여왕2'는 결국 9세 방화범과 그 부모가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복수극이 진행 중인 '리턴'은 과거 촉법소년이었으나 지금은 열혈 형사가 된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촉법소년 제도의 긍정적인 면과 허점을 동시에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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