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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전환'



칼럼

    [논평]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전환'

    정의용 대북특사단 단장과 악수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로 시작된 '남북 해빙'에 솔직히 설마 반 기대 반이었다.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한껏 고조시킨 장본인이 하루아침에 돌변해 대화의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외교적 셈법과 전략을 읽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진짜 속내가 궁금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단 판단은 뒤로 하고 얼굴을 마주하는 대화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결국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양측의 믿음은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이어졌다.

    더욱이 회담 장소가 판문점 남측구역 '평화의 집'으로 결정되면서 한국전쟁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한 방문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남북 해빙'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진척되면서 급기야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라는 일대 사건의 역사적 전환점을 찍기에 이르렀다.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정의용 대북특사단 단장 (사진=청와대 제공)

     

    김정은의 만남 제안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수용하는 파격을 선보이며 한반도 안보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게 된 것이다.

    김정은은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실험의 중단을 약속했고, 트럼프는 항구적 비핵화를 만남의 목표로 내세웠다.

    그동안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하며 중재 외교를 펼쳐 온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북미 정상간 직접 대화를 성사시킨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9일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라고 겸양의 소회를 피력했지만 주변국을 설득해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한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지금부터는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남북한·북미간 연쇄 정상회담의 성공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2000년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 취소됐던 과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리 그릇 다루듯 조심해야 한다.

    이제는 지난해 한반도를 뒤덮은 북폭설, 군사충돌설, 전쟁설은 봄 눈 녹듯 사라졌다. 항구적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남북한·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세계적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015년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 타결된 이란과의 핵협상 결과를 보면 수개월에 걸친 외교적 진통 끝에 농축우라늄과 원심분리기의 폐기 계획과 시한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이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까지 미국과 북한의 '빅딜'이 지난(至難)할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즉, 북한이 이른바 '핵무력 완성'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 나아가 북미관계 정상화 등 까다로운 비핵화 조건을 내세울 수도 있다.

    관건은 북한 김정은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

    김정은은 우리측 특사단과의 만남에서 앞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테니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핵화는 조건이 아니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진정한 일원이 되겠다는 다짐의 의무여야 한다.

    북미 정상의 만남 약속이 비핵화의 다짐을 넘어 한반도 평화 실현의 맹약(盟約)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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