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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한 남북…'정상회담 조기개최' 주고 '비핵화 명시' 받고



통일/북한

    윈-윈한 남북…'정상회담 조기개최' 주고 '비핵화 명시' 받고

    "남북 정상, 판문점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셔틀 정상회담 토대 마련"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대화' 용의를 이끌어내고, 4월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못박은 이번 대특 특사단의 방북 성과에 대해 남북한이 모두 윈-윈한 결과라고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얻고…우리 정부는 '비핵화 명시' 성과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4월 정상회담 개최를 명시했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핫라인 설치와 더불어 비핵화, 북미대화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남북한이 모두 서로 원하는 것을 담은 협상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도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를 이끌어 냈고, 북한은 조기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가져가면서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았다"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국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의 안정적인 관리 및 한반도 전쟁방지와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매우 중대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 "북미대화 시작은 될 것" 그러나 "비핵화까지 나갈지는 의문"

    이와함께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으로 일단 북미간 대화가 시작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교수는 "일단 북한이 '조건부 비핵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미국이 받을 것이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정성장 실장도 "북한이 무엇보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은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북한이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카드를 가졌는지 미국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비핵화 의사를 밝힌 것은 미국에 던진 메시지인데 이제 탐색적 대화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이제는 북미 고위급 회담으로 바로 가야하는 국면이 됐다"며 "북미간에 대미특사 또는 대북특사가 서로 교환되면서 비핵화 의지를 다시 확인하고 이후 협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고위급 접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특사단이 전한 북한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북미 대화가 열리더라도 쉽게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체제 안정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북한 입장은 사실상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과거의 핵 군축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며 "또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안한다'는 조건부 모라토리움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당분간 대화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비핵화 부분에 진전이 없으면 다시 깨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가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교수는 "미국은 단계별 비핵화나 동결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 전에는 대북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북미간 비핵화 대화는 상당히 험난할 것"이라며 "솔직히 북한이 진짜 비핵화를 할지 아직까지는 의문이고, 북미간 대화는 시작되겠지만 비핵화까지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북미대화의 공 이제 미국으로 넘어가"

    이와함께 미국의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설명하면 이제 북미대화의 공이 미국으로 넘어가는데 정작 이후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확정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홍민 실장은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 선행조치를 하라고만 요구하고 그 이후에 무엇을 줄 것인지, 실제 목표가 무엇인지 등에 관한 전략이 없는 것 같다"며 "추가 도발 중지를 선언하고 비핵화 의지를 밝힌 북한의 입장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미국도 내부적으로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종전 선언과 평화체제' 염두에 둔 조치"

    남북 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양무진 교수는 "판문점은 북측 지역과 남측 지역을 서로 오고간다는 의미에서 정상회담의 정례화, 특히 실무적인 정상회담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셔틀 정상회담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장소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실장은 "판문점 평화의집 정상회담 개최는 문재인 정부가 작년 말에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평화 로드맵'의 한 단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일부러 이 공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전상태의 상징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을 확인한 후 평화체제로 진입하자'는 선언을 이끌어 내면 남-북-미-중이 함께 참여하는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문을 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북특사단, 김정은 위원장과 만찬 (사진=청와대 제공)

     

    ◇ "남북정상회담 4월말 조기 개최 합의는 성급했다" 지적도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4월말 개최로 못박은 것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욱 교수는 "만일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상태에서 북미 대화의 판이 깨지면 한미간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4월말로 시기가 확정된 상태에서는 한미가 보조를 맞추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대북 특사단 접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사실상 남북대화와 북핵 외교 무대에 첫 데뷔전을 치른 셈이었다.

    김 위원장은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사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부인 리설주를 만찬에 배석시키는 등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의견을 개진하는 등 통 큰 면모를 과시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은 특이한 '수령 유일 영도 체제'로 최고지도자의 말이 법보다 위에 있다"며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과 특사단간에 오고간 대화와 6가지 발표 내용은 김 위원장이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합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불량국가' 이미지를 벗고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도 확인할 수 있는 방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민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과 핵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정상국가로서 대접을 받고 정상국가로서의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큰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 특사단에 대한 예우나 의전에서도 정상국가로서의 행보, 그리고 호전적인 이미지를 상당부분 탈색시키려 노력한 부분들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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