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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북특사, 서로 다른 '한반도몽(夢)' 깨트리기를



칼럼

    [논평] 대북특사, 서로 다른 '한반도몽(夢)' 깨트리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을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어렵게 성사된 남북대화를 계기로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결단의 연장선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 북·미 대화를 성사시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북한 핵을 둘러싸고 소용돌이치는 전쟁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낼 특사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물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도 간접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김 위원장에게서 들은 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북·미 중재외교'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 같다.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함없는 확고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비핵화라는 분명하고 흔들림 없는 목표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 내 거의 유일한 대북 접촉창구였던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역시 이임을 앞둔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자신의 일관된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 지지를 받지 못해 일이 잘 안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꽉 막힌 북·미 관계 속에서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문 대통령은 북·미 중재외교라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 그뿐 아니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합의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면서 추진됐고 성사됐다. 1999년 가을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과 북·미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이듬해 2000년 6월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2007년 2월에는 북한의 핵 폐쇄와 불능화 그리고 폐기라는 단계적 북핵 해법이 마련되면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1·2차 정상회담 때와 같이 북·미 대화 재개와 비핵화와 관련한 새로운 해법이 나와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계획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데 있다. 북한은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후 대화라는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북·미의 강경한 대결 국면을 풀어야 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과제다. 다음 주 방북 예정인 문 대통령의 특사는 가장 먼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 문제가 풀려야 북·미 대화의 물꼬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험난한 여정이지만 남과 북이 특사를 통해 한반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모색한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이제 남북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는 일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가 양보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 결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성사되면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이 저마다 꾸고 있는 '한반도몽'(夢)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조만간 파견될 대북 특사가 비핵화와 북·미 대화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초석을 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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