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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나를 보물이라 불렀다" 제주대 피해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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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는 나를 보물이라 불렀다" 제주대 피해 폭로

    제주대 현직 교수 성추행 의혹 잇따라...총장 "수업배제하겠다"

    제주대학교 전경 (사진=자료사진)

     

    제주대학교 교수가 연구실 제자들을 성추행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학생들이 직접 교수를 고소한 것이다.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은 해당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A교수는 신체 접촉에 대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일단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며 "교무처장과 면담했고, 아직 이 부분(사건)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교수는 구체적인 혐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꺼렸다.

    CBS 노컷뉴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싣는다.

    ◇ 교수는 나를 "보물"이라 불렀다

    2017년 6월 23일. 실험실 회식 때 A교수가 옆에 앉았다. A교수는 나에게 "보물"이라며 어깨동무를 하고 나를 꽉 죄었다.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교수는 "이거 성추행인가. 이 자리에 있으면 실수할 것 같다"며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 7월 7일. A교수는 밖에 가서 사모(교수의 아내)에게 물건을 받아오라고 시킨 뒤 의자에 일어서던 내 엉덩이를 때렸다.

    2017년 7월 18일. A교수와 실험실 구성원들은 미생물 시료를 채집하기 위해 선유도로 향했다. 교수가 나를 만지는 게 무서워 계속해 교수 옆을 피했다. A교수는 나에게 다가와 "교수님이 남자로 보이니?"라고 말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실험실에서 음식을 시켜 먹을 때면 비키니 이야기를 자주했다. A교수는 나에게 ‘비키니 입을 몸매는 되니? 안되지? 골라 줄테니 해운대 갔다와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 "남자친구랑 잔 적 있니?" 또 다른 여학생의 폭로

    2017년 9월 1일. A교수와 순천향대학교 박사, 학부생 1명과 제주시 노형의 한 술집에 갔다. 붙는 티를 입었는데, A교수는 나에게 '은근 글래머러스 하다. 부모님께 감사하라'고 말했다.

    2017년 10월 26일. 실험식 회식이 있었다. 선약이 있어 참석을 거부했지만 A교수는 '내가 너의 시간을 맞춰야 하느냐. 약속 깨고 회식에 참석하라'고 말했다. 나는 회식에 가지 않았다.

    2017년 11월 1일. 미생물학회 참석 차 A교수와 학부 선배와 일산에 갔다. 대화역 근처 술집에 또다른 제주대 교수와 술집에 갔다. A교수는 저번처럼 "(너는) 없는 것 같지만 은근 글래머러스 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교수가 말렸지만 A교수는 계속해서 말을 반복했다.

    2017년 11월 2일. 미생물 학회가 끝난 후 A교수와 선배와 술집에 갔다. A교수는 "오빠(남자친구)가 뽀뽀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곧바로 자본 적은 있냐고도 물었다. 대답 대신 "취하셨으니 숙소로 돌아가시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A교수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물었다. 분노감을 느꼈다.

    2017년 11월 7일. 제주에 돌아와서 처음 실험실에 간 날. A교수는 또 오빠와 뽀뽀를 했냐고 물었다. A교수에게 아프다고 거짓말 한 뒤 실험실에 가지 않았다. 한 주 마음을 추스르고 14일 다시 실험실에 갔다. 그는 또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2017년 12월 1일. A교수 방에서 면담을 했다. 그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묻고 헤어지라고 했다. “CC를 하는 학생들과 수업 중 활달한 학생에게 내년부터 성적 불이익을 준다”고도 말했다. 무서웠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남학생에게 까지 이어진 A교수의 성추행

    지난해 실험실에 있을 때였다. A교수는 추가근무를 강제적으로 요구했다. 후배랑 약속이 있었지만 교수는 약속을 취소하라고 했다. 저녁이라도 먹고 오겠다고 했지만 저녁도 자신과 먹어야 한다며 오후 6~7시 강제로 연구실에 남게 했다.

    김치찜을 시키고 실험실 안쪽 교수방 앞 컴퓨터에 있던 원형식탁에 둘이 앉아 밥을 먹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던 찰나, A교수의 오른손이 식탁 아래로 내려와 나의 중요부위를 건드렸다. 당황한 나는 의자를 뒤로 빼며 손을 뿌리쳤다. 그 상황에 화를 낼 경우 나에게만 불리할 거라 생각했다. CCTV도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기력감을 느꼈다. 이날 근무가 끝나고 고민 끝에 실험실을 나왔다.

    ◇ 제주대학교, A교수 수업 배제하기로 결정

    제주지방경찰청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부 생물교육전공 교수 A씨(53)를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은 27일 “해당 교수에 대해 수업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는 현재 피해 학생들을 면담하는 한편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성빈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피해자 학생들과 공동행동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 사건 외에도 다른 사건에 대해 추가로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강제추행 혐의로 또 다른 제주대 경상대학 회계학과 B교수를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교수는 지난해 11월 저녁 제주시 아라동 자신의 차에서 여제자를 강제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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