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출연기관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원장의 처조카를 채용하기 위해 최고득점자의 면접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원장 정동철(51) 씨와 인사 담당 직원 A(48) 씨, B(41) 씨 등 총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4월 탄소기술원 행정기술직 마급(공무원 9급 상당) 직원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
정 씨는 당시 인사 담당 부서장과 실무자에게 지시해 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 부인 친언니의 아들인 C(28) 씨를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비리는 지난해 12월 전국 1190개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에 대한 정부 특별 점검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탄소기술원은 "실무자 B 씨가 면접위원의 평가 점수를 잘못 옮겨 적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A 씨와 B 씨는 정 원장의 지시에 못 이겨 최고득점자의 점수를 91점에서 16점으로 바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50점대 필기점수를 받아 합격이 요원했던 C 씨는 이로 인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압수수색에서 인사 담당자들이 사용하던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해 이들의 범행을 밝혔다.
정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믿을 수 있는 운전기사를 뽑고 싶어서 처조카를 뽑았다"며 "정규직으로 뽑고 싶어서 행정기술직으로 채용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