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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지수 "3년 공백기, 겉멋 빼고 진짜 나를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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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신지수 "3년 공백기, 겉멋 빼고 진짜 나를 찾았죠"

    (사진=바나나컬쳐 제공)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 가수 신지수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미니앨범 '20's Parry 1'을 내고 정식 데뷔 활동에 나섰다. 2011년 방영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TOP7까지 올라 기대를 모았던 그는 해당 앨범으로 '스물 셋 청춘'의 이야기를 표현한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들려주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이후 신지수의 가수 활동은 멈췄다. 또 얼마 뒤에는 소속사 로엔트리와도 결별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동안 가수라는 직업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어요. 그리고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가졌죠."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새 싱글 '그대만 있다면' 발매를 기념해 만난 신지수의 말이다. 데뷔 인터뷰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마주한 그는 갑작스럽게 활동을 중단한 이유와 공백기 동안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 공백기가 무척 길었어요. 3년 전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처음으로 정식 음반을 내고 데뷔했을 때 기분이 이상했어요. '이게 내 길이 맞나?' '오래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데뷔 한 달여 전쯤부터 그랬지만, 티를 내지 않고 활동을 했죠. 그러다가 마지막 일정이었던 라디오 방송을 끝낸 날, 처음으로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당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었나요.
    "치기어린 시절이었어요. '난 연예인이 아니라 아티스트인데,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죠. 멘탈이 약하기도 했고요. 일단 음악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어요. 당시 '메르스 사태' 여파로 연속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죠.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에 나가지 않고 한두 달 가량을 쉬었어요. 이듬해 회사와 얘기를 나눈 끝 계약관계를 정리했고요."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다시 학교를 다녔어요. (신지수는 경희대 모스트 모던 음악학과 12학번이다.) 평범한 스물 넷 대학생으로 돌아간 거죠. 복학 후 첫 학기에는 대인기피증을 겪었을 정도로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두 번째 학기쯤 적응을 했죠. 교수님들에게 깨지고, 또래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며 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런 시간들이 행복했어요. 그리고 점차 제 안에서 병들고 곪아 있었던 부분이 '겉멋'이었고, '허세'였다는 걸 깨달았죠."

    신지수는 그렇게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 돌입했다. 열심히 여행도 다녀다. 배낭을 둘러메고 국내외 여러 곳을 다니며 견문을 넓혔다. 그림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태원에 그림 작업실을 마련했을 정도로 진지한 자세로 임했고 틈틈이 경제활동도 했다.

    ▷공백기 동안 또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 해외에서 캐리어를 통째로 잃어버리기도 하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서럽게 울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죠. 여행을 할 때마다 매번 무언가를 얻고 돌아왔던 것 같아요."

    ▷'babicasso'라는 이름으로 미술 활동도 했다고요.
    "음악이 아닌 다른 걸로 표현 욕구를 펼치고 싶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 가라앉았고, 제 안에 있는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죠. 경제활동도 했어요. 플리마켓에서 제가 그린 그림이 프린팅 된 휴대폰 케이스를 팔았죠. 제가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요."

     

    마음의 안정을 찾은 신지수는 지난해 9월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배우 겸 가수 이정현,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 등이 속한 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한 것. 이후 준비 기간을 거쳐 다시 활동에 나서게 됐다. 돌아온 신지수는 일기예보와 러브홀릭 앨범에 수록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대만 있다면'을 리메이크 했다. 인터뷰 도중 신지수는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신곡을 들려주며 컴백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새로운 회사와 계약을 맺었어요.
    "회사 관계자 분께서 이태원에 있는 제 미술 작업실까지 찾아오셔서 계약 제의를 해주셨어요. 10개월 정도 고민한 끝에 계약을 맺었고요. 사실 공백기 동안 계약 제의를 한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다 거절했었거든요. 바나나컬쳐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셨고, 그 기간 동안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며 신뢰를 쌓았어요. 가수 활동 외에 다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점도 영향을 미쳤죠."

    ▷리메이크곡으로 컴백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3년이라는 긴 공백 기간이 있었잖아요. 컴백하자마자 바로 신곡을 내는 것보다는 잘 알려진 곡을 리메이크 해서 더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또 아직까지도 '슈스케'에 출연했던 고등학교 3학년 신지수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리듬감 있는 노래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감성적인 노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다시 가수 활동을 하자는 다짐을 하기 된 계기가 있다면요.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저에게 '넌 노래를 잘 하니까 취업 걱정 안 해도 되잖아'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친구들은 제가 잘 못하는 걸 잘 하는데, 지쳐 있어서 있지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노래로 지쳐있는 친구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오랜 시간 저의 노래를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수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오랜만에 녹음실에 들어갔을 때 기분이 남달랐겠어요.
    "눈물이 날 뻔 했죠. 오랜만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래해 본 게 정말 오랜만이라 기분이 묘했거든요. 가끔 노래를 너무 부르고 싶을 땐 혼자 코인 노래방에 가곤 했는데, 그 덕분인지 감은 살아있더라고요.(웃음)."

     

    신지수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새 싱글 '그대만 있다면' 커버로 활용했다. 작품명은 '허그(Hug)'

     

    '음악이란 한계 없는 것, 한 게 없는 것. 할 것만 있을 뿐.' 인스타그램에 적힌 문구다. 이 문구처럼 신지수는 가수로서 아직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게 더 많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신지수는 "오래 쉰만큼,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스타그램 소개글이 인상 깊었어요.
    "하하. 갑자기 부끄럽네요. 하루를 100이라고 쳤을 때 80 정도는 음악에 대한 생각을 해요. 음악을 멀리하고 살았던 3년여 간 저 스스로가 너무 비참했어요. 그땐 음악 때문에 제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또 다시 음악으로 치유 받고 있네요. (미소)."

    ▷여행을 다니며 느낀 감정들을 곡으로 표현해도 좋을 것 같네요.
    "여행을 다니며 습관적으로 글을 썼어요. 여행을 끝마치면 털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언젠가 여행 노트에 적은 글들을 가사로 풀어내고 싶어요."

    ▷앞으로의 활동 각오가 궁금해요.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에요. 시간 끝에 저의 자아 정체성을 찾았어요. 마음의 안정을 찾은 지금이 음악을 들려드리기에 최적의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일단 '그대만 있다면'을 시작으로 리메이크곡을 몇 곡 더 들려드린 뒤 새로운 회사 식구들과 함께 노력해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릴 테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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