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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장벽'도 넘어섰다…값진 도전 마친 女 아이스하키 단일팀



스포츠일반

    '분단 장벽'도 넘어섰다…값진 도전 마친 女 아이스하키 단일팀

    • 2018-02-21 16:50

    '한 팀·한 뜻'..."남과 북 가르지 않고 최선 다했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기자회견에서 박종아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CBS특별취재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단일팀을 이뤄 값진 도전에 나섰던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한 팀'으로서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며 즐거운 소감을 밝혔다.

    21일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팀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수차례 '한 팀의 정신'을 언급하며 하나 된 모습을 강조했다.

    주장 박종아는 "(올림픽 개막 직전) 처음 '한 팀'으로 뛰었던 스웨덴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북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같은 팀으로 함께 하다 보니 '사람 대 사람'으로 지내게 됐고 정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소정 역시 "처음 단일팀 결성 소식을 들었을 때 선수 입장에선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함께 경기하다 보니 '남측'이다, '북측'이다 가르지 않고 한 팀으로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국적을 얻어 단일팀에 선발된 선수들에게도 이번 여정은 특별했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기자회견에서 박윤정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CBS특별취재팀)

     

    생후 4개월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가 지난 2016년 6월 한국 국적을 회복한 박윤정은 "한국과 관계된 부분들을 밝히는 데 소극적이고 부끄러울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 한국에 와서 좋아하는 운동을 하게 돼 정말 기뻤다"며 "조국으로 돌아와 조국을 대표하게 된 데 큰 의미를 느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특별히 단일팀의 결성에서 아이스하키 그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단일팀이란 작은 발걸음이 앞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기자회견에서 랜디 그리핀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CBS특별취재팀)

     

    지난해 3월 특별귀화한 랜디 희수 그리핀은 "한국인인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해 뛰었던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며 "단일팀 역시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남북의 아이스하키팀 관련 협력에 대해 새라 머리 감독은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단일팀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전 5패를 기록하면서 출전한 8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상 최초로 남북이 단일팀을 이루며 '승리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김지용 선수촌 단장은 "선수단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단일팀으로 평화의 가치를 세우고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며 "승패를 떠나 남북 하나로 뭉쳤던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축하해주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기자회견에서 새러 머리 감독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CBS특별취재팀)

     

    다음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의 일문일답.

    [전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일문일답

    ▶ 단일팀의 여정을 돌아본다면

    = (새라 머리 감독, 이하 감) 3주 동안 열심히 했고, 모처럼의 휴식이라 남북선수들과 같이 점심식사를 했다. 그동안 소회를 나눴다. 북측 선수 중에 게임에 못 뛴 선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 팀에 맞춰서 배우려했던 노력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 가졌다.

    ▶ 베이징올림픽에도 단일팀이 이어질 수 있나

    = (감) 우리는 팀으로서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모습이었다. 앞으로 단일팀에 대해 어떻게 할 지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긍정적인 관계가 유지됐으면 좋겠다. 미래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 단일팀 구성에 대해 2030 세대에서 반대기류가 심했다. 실전에서는 감동적 모습 보였는데, 북한에 대한 생각 바뀐 게 있느냐

    = (신소정, 이하 신) 처음 단일팀을 결성한다 했을 때 선수입장에서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희가 변할 수 없다고 인지하고 훈련만 하자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현재로선 같이 플레이하면서 남측이다 북측이다 느끼지 못하고 한 팀으로 계속 열심히 했다.

    = (박종아, 이하 종) 저희가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같은 운동하고 팀으로 마음으로 운동하다보니까 지금은 정도 많이 들고 사람 대 사람으로 지내고 있다

    ▶ 이번 경험이 미국으로 입양됐던 박윤정 선수 개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 (박윤정, 이하 윤) 기억에 남을 큰 경험이다. 또 조국으로 돌아와 대표한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 있었다. 단일팀 사안자체가 특별한 사안이기 때문에 하키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발걸음이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 감독 재계약 논의가 나오고 있다. 만약 베이징올림픽까지 간다면 또 다시 단일팀으로 나갈 생각이 있나.

    = (감) 2년 재계약 논의는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우선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것이고, 다음 단계인 베이징 올림픽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우리 팀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진행하자'는 좌우명을 가졌다. 북측 선수들의 배우려는 노력과 태도는 좋은데 그것에 대해 선택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 랜디 그리핀 선수와 박윤정 선수는 미국에서 가족 분들이 오셨는데, 시간을 함께 보냈나.

    = (랜디 그리핀, 이하 랜)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오셔서 조별리그 3경기를 함께 봤고 매우 특별했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하지만 팀 일정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

    = (윤) 남편과 부모님과 같이 왔는데, 조국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들었다. 미국 대표인 동생 한나 선수 경기도 같이 보면서 가족들 만났고, 올림픽 끝나고 나서도 가족들과 머물면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 북측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은 계속 진행되는가?

    = (감) 불행히도 관동 하키센터가 문을 닫아서 링크를 사용한 훈련은 못했다. 코치들과 함께 비디오 미팅을 하면서 남은 4일도 가르침을 줄 예정이다.

    ▶ 북측 선수들에게 줄 선물을 골라봤는지

    = (종) 아직 생각은 안 해봤어요. 어제 시합이 끝나서 그거에 대한 생각은 못했다.

    = (랜) (한국말로) 없어요.

    = (윤) 함께 즐거운 시간 보냈으니 그 추억만으로도 선물이 될 것 같다

    = (신) 어떤 선수들은 사진을 찍어 출력하기도 하고, 편지 쓰기도 할 것 같다. 어제 막 경기가 끝나서 일단 폐막식까지 추억도 쌓고 즐기려고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 (종) 인천에서 저희가 처음 한 팀으로 뛴 스웨덴 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 대회보다도 더 인상적이었다.

    = (랜) 이틀 전 아침에 식당에서 북측 선수단이 맥도날드 앞에 줄 서있는 것을 보고 함께 웃고 같이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 (윤) 첫 휴일에 해변에 갔던 기억이 난다. 머리감독님을 물에 빠트리려고 했던 게 재미있었고, 이후 카페에서 이야기를 했던 것도 서로에 대해 더 아는 계기가 됐다.

    = (신) 진천선수촌에서 만나 처음 섞어 앉아 밥을 먹은 것이 기억 남는다. 그때부터 서로 터놓고 여학생들처럼 어디 사는지, 남자친구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던 게 기억에 남는다.

    ▶ 미국에서 돌아온 랜디 그리핀과 박윤정 선수는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 (랜) 어머니가 한국분이라 어머니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이 정말 가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단일팀 사안은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 밖이었다. 우리 팀의 도전이었고, 잘 마무리된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

    = (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입양돼서 미국에서 자랐다. 한국이라는 배경을 밝히는 것에 소극적이었고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 단일팀 사안은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정돼 혼란스러웠지만, 선수들 만나고 소통하면서 생각이 바뀌었고, 좋은 경험이 됐다.

    ▶ 감독님은 어제 경기 끝나고 눈물을 흘렸는데, 그 상황에서 북측 감독이 위로를 하더라. 3주 넘게 함께 지냈는데 박철호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 (감) 경기가 끝나고 나서 감정이 북받쳐 모든 스탭이 다들 울던 상황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자랑스러웠고, 북측이 들어오고 힘들었을 텐데 다 잘해준 것 때문에 감정이 올라왔다. 박 감독은 좋은 사람이고, 오프닝 세리모니에서 같이 입장했었다. 박 감독이 먼저 제안해 손을 잡고 입장했다. 박 감독이 없었으면 단일팀 운영이 힘들었을 것 같다. 보조를 잘 해줬고 선수 교체, 라인 체인지 등 모두 잘 받아줬다.

    ▶ 선수들이 맥도날드 햄버거가 먹고 싶었다는데 먹었는지 궁금하다. 폐회식이 끝나면 자유시간이 생길 텐데 어떤 게 하고 싶나.

    = (종) 시합이 끝난 후 맥도날드를 먹었다. 이제 올림픽이 다 끝나면 휴가 기간 동안 집에서 누워서 쉬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싶다.

    = (신) 게임이 끝나고선 바로 엄마가 오셔서 식사하느라 못 갔는데, 다음에 저녁에 달려가서 빅맥과 프렌치프라이를 먹었다. 맛있게 '흡입'했다 먹었고, 보드 타는 걸 좋아하는데 올림픽이 결정되고 나서 다칠까봐 손 대지도 못했다. 끝나고 스키장에 가서 보드를 탈 생각이다.

    = (랜) 머리 감독 말처럼 게임 끝나고 식당에 가서 맥도날드를 종류 별로 다 사먹었다. 나는 학교에 집중할 거고, 2주 후엔 월드챔피언십에 초점맞을 맞출 거다.

    = (윤) 맥도날드 '맛있어'. 2주 정도 집에 가서 남편이랑 쉬고 다시 돌아와 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시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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