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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연희단 예술감독 사퇴에도 성추행 폭로 '계속'



공연/전시

    이윤택, 연희단 예술감독 사퇴에도 성추행 폭로 '계속'

    연극배우 A 씨 "연습 빌미로 옷 속으로 손 집어넣어" 주장

    15일 올라온 연희단거리패의 사과문 (사진=연희단거리패 페이스북 캡처)

     

    성추행 사실이 드러난 연출가 이윤택이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극단을 통한 '대리사과'를 하는 점이 지적받고 있으며, 또 다른 성추행 폭로가 이어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택 연출가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이윤택 연출은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물러났다"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 연출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죄송하단 말씀 먼저 드린다. 연희단거리패 선배 단원들은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극단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상처를 받았다는 점에서 극단의 선배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번 사태에 대해 마음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상처받은 피해 당사자분들께 사죄드린다. 동시대 함께 연극을 하고 계시는 연극인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연극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믿고 저희를 아껴주신 관객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희단거리패는 부끄럽지 않은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자숙의 시간을 갖고 연극인들과 관객분들께 새롭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오구', '어머니', '궁리', '하녀들', '이순신', '햄릿', '화성에서 꿈꾸다', '태풍' 등 다수 작품을 맡아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꼽히는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14일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8. 2. 14. 연극계 대표 연출가 이윤택도 성추행 의혹 휘말려)

    대학로에서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김수희(극단 미인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윤택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밝히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글을 썼다. 이윤택은 꼭 여자 단원들에게 안마를 시켰는데, 자신(김수희)도 안마를 하게 된 어느 날 이윤택이 자신의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고 밝혔다.

    관련 보도 후,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이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택은 내달 1일 공연 예정이었던 '노숙의 시'부터 연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15일, 이윤택에 대한 새로운 성추행 폭로가 또 나왔다. 연극배우 A 씨는 이윤택 성추행 기사 사진을 올린 후 "터질 게 터졌네. 내가 그렇게 도망치듯 짐을 싸서 밀양을 나왔던 이유"라고 적었다.

    A 씨는 "공연 만든다고 했을 때도 연출 이름 듣고 참여 못 해 피눈물을 흘렸더랬지. 이젠 제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이라며 '연기밖에 모르던 시절 연극이 하고 싶지 않게 만들어주신 분', '후배들이 연희단(거리패) 들어간다고 하면 절대 못 가게 말리는 이유', 'metoo', '이윤택'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연희단거리패의 예술감독을 맡았던 이윤택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A 씨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이윤택은 2012년 여름 객원 배우로 노파의 젊은 시절 여인의 역할을 맡았던 A 씨의 발성을 자주 지적했고 따로 특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연 당일 기모노를 갖춰 입고 리허설 중일 때 무대 뒤에서 만난 이윤택은 '소리를 잘 내려면 이곳으로부터 소리가 터져 나와야 한다'며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몸을 만지면서 마치 대단한 연출을 하는 양 포장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그게 바로 성추행이지. 어디 여배우의 몸에 남자연출이, 그것도 공연 전에 의상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A 씨는 스트린드베리의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 '꿈의 연극'을 연습할 당시에도 이윤택이 연습을 빌미로 껴안고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발성을 하는 위치라며 짚어줬다고 폭로했다.

    A 씨는 "사실대로 말하고 싶었으나 무엇보다 내가 성추행의 피해자라는 점, 그래서 스스로를 더 자책하고 수치스러움에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다는 것, 또한 그 극단의 모두가 어쩌면 한패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입을 닫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계에서 꺼져라. 마치 대단한 예술가인 척 자신을 포장하며 연극을 사랑하고 열정에 가득 찬 어린애들 가지고 놀지 말고. 당신 말대로 그곳이 공산주의 국가라며. 당신 딸이랑 극단 대표 제외하고 거기 있는 것들은 다 못난이들이고 다 당신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지?!"라며 "공산주의 국가 수장은 꽃다운 청춘들 데리고 하지 마시고 당신 추종자들과 가족들 데리고나 하시길"이라고 당부했다.

    성추행 사실이 연일 폭로되는 와중에도 이윤택은 직접 나서서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윤택은 14일 '경향신문'을 통해서만 "지난날의 행태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지난 남성 중심시대의 못된 행태라고 자책하고, 스스로 벌을 달게 받겠다. 저는 지금부터 연극작업을 일체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희단거리패 사과문에는 "피해자들한테 진심으로 죄송하긴 한가? 전혀 아닌 것 같다", "분명 피해자가 더 있었을 텐데 집단 내부에서 어떤 분위기였기에 십 년이나 견뎌야 했을까. 법적 처벌 없이 그저 사퇴와 반성, 자숙으로 해결된다는 게 황당", "이윤택 씨의 사과문은 없나요? 보통 자필 사과문 많이들 하잖아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피해자들에겐 어떤 보상과 사과를 할 것인지 하나도 나와 있지 않네요" 등의 비판 댓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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