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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쉬비 "여자가 무슨 랩이냐는 반응, 오기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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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애쉬비 "여자가 무슨 랩이냐는 반응, 오기 생겼죠"

    (사진=CJ E&M 제공)

     

    래퍼 애쉬비(본명 추윤정)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언프리티 랩스타(이하 '언프')'다. 애쉬비는 음악채널 엠넷이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만든 이 프로그램의 시즌2와 시즌3에 연달아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당시 솔직하고 직설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랩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쉽게도 '언프' 이후에는 음악 활동이 뜸했다. 시즌3가 종영한 2016년 9월 말 이후 게임 OST 이외에 정식으로 발표한 곡이 없다.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가진 애쉬비는 이달 초 자신의 첫 미니앨범 '에브리씽(EVERYTHING)'으로 돌아왔다. 애쉬비는 작사, 작곡은 물론 앨범 커버 아트워크 스케치까지 도맡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소홀히 보내지 않았다. 컴백을 기념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애쉬비는 "음악 스타일을 바꾸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층 성장해 돌아온 애쉬비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근황이 궁금해요.
    "'빡세게' 음악 작업했어요. 앨범 작업 끝내고 쉬려고 했는데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요. 그래서 다음에 낼 싱글까지 만들었어요. 물론 1년 동안 음악만 한 건 아니에요. 여행도 다니고 전시회도 보러 다녔죠. 돌아보면 그런 경험을 다 앨범을 만드는 데 있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컴백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나요.
    "스스로 만족이 안 돼서 앨범을 만들다가 엎은 적이 많아요. 그런 의미에서 앨범이 완성된 지금은 만족을 넘어 뿌듯함이 느껴져요. 커버 일러스트부터 속지 디자인, 작곡, 작사, 멜로디 메이킹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직접 참여했으니까요."

    ◈앨범명이 '에브리씽'이죠.
    "제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의미에요.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과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앨범에 다 눌러 남았죠. 가족, 친구, 팬. 저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앨범이 되었으면 해요."

    ◈팬들이 컴백을 목 놓아 기다렸겠어요.
    "미니앨범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수년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작업을 더 열심히 했죠. 아, 팬카페 이름은 '애기비'에요. 원래 남자 팬들이 많았는데, '언프' 시즌3 이후 10대 여자 팬이 많아졌어요. 제가 행사를 하면 응원을 와주는데 가끔 닭강정 같은 소소한 먹을거리를 사주곤 해요. 비싼 푯값을 내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친구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거든요."

     

    ◈앨범 전곡을 들어봤어요. 이전과 비교해 힘을 많이 뺀 것 같던데요.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죠. 예전에는 돕(dope)하고 센 걸 했는데, 요즘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중적인 노래가 제 귀에 꽂히더라고요. '애쉬비에게 이런 다른 면도 있다는 걸 이번 앨범을 통해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색깔을 아예 뺀 건 아니에요. 앨범 막바지로 갈수록 돕한 래퍼의 느낌이 나죠."

    ◈1번 트랙 '전부 다'에선 숨겨진 보컬 실력을 드러냈죠.
    "전공이 랩이라면 부전공을 펼친 셈이죠.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전부터 멜로디 메이킹을 시도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요즘 랩과 노래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기도 하잖아요. 앞으로 '이 사람 아니면 안 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직접 보컬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타이틀곡 '차단했어(BLOCKED)'는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곡이죠.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지만, 연락처를 차단하겠다고 하는 약간 찌질한 감성이 있는 곡이에요. 실제로 혹시나 연락이 올까 봐 옛 연인의 연락처를 차단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적이 있거든요.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어서 제 인생에서 찌질했던 한 부분을 꺼내왔죠.(미소)."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힙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쯤이에요. 제대로 랩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쯤이고요. 당시만 해도 여자 래퍼가 많이 없어서 제가 랩 한다고 하면 다들 무시했어요. '여자가 무슨 랩이냐'고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그런 말을 들을 땐 괘씸하고 오기가 더 생겼어요.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믿었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계속 음악을 했고요."

    ◈가구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2013년도쯤, 대학 전공을 살려 1년 정도 일한 적이 있어요. 그때도 음악을 멀리하지 않았어요. 퇴근하면 랩을 했으니까요. 당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점점 그림보다 랩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두고 아예 랩에 집중했죠."

     

    ◈래퍼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나요.
    "딱 한 번, '언프' 시즌2에서 떨어질 때요.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 싶어 속이 많이 상했거든요. 당시 시즌3 출연 전까지 1년간 작업실에 박혀 살았어요. 그래도 '언프' 출연 자체를 후회하진 않아요. 덕분에 팬들도 생기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늘었으니까요. 출연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워낙 힘들었던 프로그램이라 뭐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고요. 또 출연할 생각이 있냐고요? '언프'는 절대 다시 안 나갈 거예요. (웃음)."

    ◈반대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언프' 시즌2 끝나고 행사로 번 100만 원을 부모님께 드렸을 때요. 음악으로 번 돈을 드린 건 처음이라 감동을 받으셨는지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그 돈을 아직 안 쓰고 보관해두고 계시다고 해요. 사실 부모님이 제가 힙합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딸이 힙합한다고 하면 좋아하실 부모님이 어디 있겠어요. '언프' 출연 때는 악플 때문에 속상해하시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더 열심히 노력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요."

    ◈올해 활동 목표가 궁금해요.
    "'꾸준함'이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고 싶어요. 음악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음악 활동을 꾸준히 펼쳐야죠. 2018년은 애쉬비를 기다려준 분들 모든 분들께 좋음 음악으로 보답해야할 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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