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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면서 울었어요"…아픈 마음, 고장난 '워라밸' 앱으로 고친다



IT/과학

    "게임하면서 울었어요"…아픈 마음, 고장난 '워라밸' 앱으로 고친다

    앱에도 스며든 '소확행' '워라밸' 열풍…거창하지 않아도, 가까이서 소소한 행복 실현



    "게임을 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는데 게임으로 위로받을 줄은 몰랐네요"

    "일밖에 없던 일상에 취미와 내 삶이 생겼어요. 쇼핑하듯 미뤄왔던 목표들을 이루고 있어요"
    "일상을 바꾸다 보니 새로운 도전 의식을 가지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 떠났어요"

    잦은 야근, 그리고 퇴근 뒤에도 업무를 지시하는 메신저 울림에 일과 내 삶의 균형이 깨질 수밖에 요즘. '소확행'과 '워라밸'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게임과 앱이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치유사'로 거듭났다.

    '소확행'과 '워라밸'은 트렌드 코리아 2018의 키워드로 꼽혔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일상 속 소소한 것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게임은 신나게 즐기고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힐링' 테마의 게임 앱 '마이 오아시스'와 '컬러필'이 대표적이다.(관련기사: 100만 다운로드 앱, 비결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구글플레이가 6일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네 번째 행사를 열고 ‘2018년 라이프스타일(소확행٠워라밸) 트렌드를 대표하는 앱٠게임’ 개발사 패널 토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예스튜디오 최원만 대표,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민경환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개발 총괄, (주)탈잉 김윤환 대표, 프렌트립 임수열 대표.

     

    ◇ 빗소리 들으며 게임 '마이오아시스' 언어장벽 넘는 색칠 '컬러필'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마이 오아시'스 개발사인 버프 스튜디오 김도형 대표는 "사용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각박한 세상에 작은 선물이 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마이 오아시스'는 힐링 테마의 로우 폴리곤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클리커 방치형 스타일 게임이다. 척박한 오아시스에 나무, 동물 등의 요소를 추가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감미로운 배경에 음악, 음 연주 등 여러 음악 요소를 삽입해 지난해 6월 출시되자마자 '힐링' 게임으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2017 올해를 빛낸 인디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도형 대표는 '마이 오아시스'에 대해 "천천히 음악도 즐기고 대화도 음미하고 비 내리는 소리도 듣는 모든 과정을 즐기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힐링이 부가 요소가 아닌 주가 되는 게임이 없어, 세계적으로 '힐링' 테마는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는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마이 오아시스'는 출시 약 6개월 만에 구글 플레이에서 1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중 해외 다운로드 비중이 60%가량을 차지한다.

    색칠하기 앱 '컬러필'은 특히 어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종이와 색연필이 따로 필요 없고 특별한 손재주 없이도 단순 터치를 통해 그림에 직접 색칠을 하는 앱이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고 초보자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다양한 그림들이 제공돼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예스튜디오 최원만 대표

     

    "그림은 언어 장벽이 필요 없다"는 것도 어느 누구의 마음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또 스마트폰만 있으면 앱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만큼 컬러필 다운로드 수는 순식간에 100만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 사용자가 전체의 95%에 달한다.

    '컬러필' 개발사 예스튜디오 최원만 대표는 '그리는 것 자체가 자기표현이고, 표현한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는 그림의 특징과 일상에서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에 집중했다.

    그는 "쉽게 자기 시간을 들이고, 원하는 색을 선택해 완성된 그림을 SNS에 공유하면서 호응을 얻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면서 "일상에서 적은 시간을 들인 소소한 행위로 스트레스도 풀고 정서적인 위안을 얻는 것 같다"는 것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 '탈잉' 야근·회식에도 제2의 삶…"도전 통해 일상 바꾼다" '프렙'

    "'잉여 탈출'에서 시작됐다"는 '탈잉'은 "배움이 쉽고 즐겁다"를 모토로 하는 재능공유 플랫폼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노하우나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재능이 있다면 이를 강의로 등록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다른 사람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

    대학생, 직장인, 퇴직자, 일반인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외국어, 음악, 헬스·뷰티부터 '인형 잘 뽑는 법', '언니가 가르쳐주는 연애법' 등 분야도 다양하다. 장소와 시간대를 지정해 조건에 맞는 강사를 찾으면 된다.

    (주)탈잉 김윤환 대표

     

    "30kg을 뺀 뒤, 식단이나 운동법을 후배들한테 공유해주는 과정에서, 크진 않은 소박한 재능도 누군가에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을 느꼈다"는 게 '탈잉' 앱을 선보이게 된 계기다.

    "직장인들이 시간과 접근성, 비용 때문에 자기계발을 포기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탈잉 개발사 (주)탈잉 김윤환 대표는 "야근하고 회식한 뒤라도 내 시간과 장소에 맞는 튜터를 만날 수 있다면 일 외에 취미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실제 고객들이 쳇바퀴 같은 삶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게 됐다고 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렌트립 임수열 대표

     

    '프립'은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아웃도어 활동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액티비티 플랫폼이다. '도전을 통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프립의 비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질이 낮은 것에 주목해 프립을 만들게 됐다"는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는 "대부분 여가를 술 마시거나 TV 시청으로 보내는 데 다양한 여가활동을 함께 하고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또 사람들이 자주, 또 혼자서도 전시회나 영화를 즐기는 빈도에 비해, 아웃도어 활동은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도 프립 개발에 작용했다. "서핑, 클라이밍 등은 근교로 이동해야 하고 혼자보단 여럿이서 함께하면 건강한 여가 생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앱으로 거창하지 않아도, 가까이서 소소한 행복과 만족

    프립의 키워드는 "일상을 바꿔줄게"다. 임 대표는 "프립을 통해 일상을 바꾸다 보니 아예 삶이 바뀌었다는 사용자들이 많다"면서 "새로운 도전의식이 생기면서 직장도 그만두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 유학 간 분이 감사하다고 손편지를 써서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버프 스튜디오 김 대표도 "육아에 지친 와중에 힐링이 됐다는 여성과, "왕따를 당했는데 게임하면서 위안을 받았다"는 초등학생,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는데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며 기억나는 고객의 피드백을 전했다.

    그는 "버프 스튜디오라는 이름도 '자신의 능력을 올리고 이로운 효과를 주는 게임 용어(Buff)'에서 비롯됐다"면서 "이로움을 주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그런 의도였는데 그런 의도가 잘 전달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예스튜이오 최원만 대표는 "미국에서 한 60대 여성이 '힐링을 받고 있다. 힘내서 좋은 이미지 올려달라'고 피드백을 보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탈잉 김윤환 대표는 "야근에 회식에 시달리고 일밖에 없던 내 삶에 새로운 취미와 자기 삶이 생겼다'고 감사를 표현해주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특히 "한 달에 네다섯 개씩 쇼핑하듯 수업 듣는 고객들이 늘면서, 탈잉을 통해 제 2의 삶을 사는 것 같아 기분좋게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보람을 전했다.

    임 대표도 "사용자들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새로운 자신을 찾는 것을 많이 본다"면서 "앞으론 액티비티뿐만 아니라 유기견 봉사활동,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달리기 대회, 김장담그기 등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기획해서 좀 더 건강한 여가생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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