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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정 "Me, too! 저의 용기도 불씨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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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인터뷰] 이재정 "Me, too! 저의 용기도 불씨 됐으면"

    - 의원님도 당했냐는 질문방식 불편
    - 사건 자체보다 지금 용기내는 맥락봐야
    - 지지해주지 않는 분위기에 여성들 속앓이만
    - 검사장 출신 로펌 대표, 가해 후 계속 전화
    - 가해자의 자신감이 피해자를 더 위축케
    - 서검사 이후는 우리가 함께 힘내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미투 그리고 위드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고백 이후에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이 나도 당했다, 나도 피해자다. 이런 미투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죠. 저희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용기로 시작된 이 캠페인이 그저 반짝하고 끝나는 그런 일회성 이벤트 아니고, 성폭력 피해자가 더 이상 숨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저희가 미투 운동을 이어갈 텐데요. 오늘 그 첫 시간입니다. 첫 단추 끼워주실 분은, 공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이 미투 지지 선언을 하신 분이 되겠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 이후로 말이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연결을 해 보죠.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 이재정> 안녕하세요. 이재정입니다.

    ◇ 김현정> 바쁘시죠? 연락 너무 많이 받으시죠.

    ◆ 이재정> 예, 약간은 당황을 했었거든요.

    ◇ 김현정> 당황을?

    ◆ 이재정> 취재 요청이 오는 과정에서, 결심을 하고 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당황스럽고 불편했던 일이 있었어요. 그 점을 먼저 지적해 드리고 싶어요. 물론 동참하기 위해서 한 일이고 이 글이 모든 구체적인 사실을 다 담지는 않았지만 저는 결단한 거고 분명히 내용을 밝힌 것인데 저에게 굉장히 상처가 됐던 말들이 있어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했느냐.

    ◇ 김현정> 당했느냐.



    ◆ 이재정> 그렇죠. 의원님도 당했느냐. 표현 자체들이 대답을 선뜻 하기 어려웠던, 그런 불편했던 시간들이 좀 있었어요.

    ◇ 김현정> 말하자면 당하셨어요? 센 겁니까, 약한 겁니까? 이런...

    ◆ 이재정> 맞습니다. 어마어마한 겁니까, 일상적인 겁니까? 그래서 이분들이 뭘 원하시나. 서지현 검사도 이야기했다시피 그 날의 그 사건 당시의 사실 관계보다는 이후에 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말할 수 없었고 이제 와서 용기를 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맞는데 정말 미투가 그 취지대로 온전히 우리 사회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일회적인 호기심에 머물지 않아야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페이스북에 이 글을 올릴까 말까 한참 고민하고 쓰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이해가 되는 게 페북에 글 올리신 시간 보니까 새벽 2시 37분이에요. 상당한 고민이 묻어 있구나라는 생각을 저도 이 시간 보면서 했는데 왜 망설이고 왜 고민을 하셨는가 이 대답이 아마 서지현 검사가 8년 고민한 것 그 대답과 같은 대답일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이재정> 비슷한 상황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저는 변호사였을 때도 이 사실을 공론화하는 것을 못 했었고, 특히 국회의원이 된 지금은 이 일 하나로만 몰아질 것 같은 두려움.

    ◇ 김현정> 딱지가 또 붙어서 2차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이런 두려움이 사실은 모든 여성들한테 다 있거든요.

    ◆ 이재정> 맞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전문성에 대한 관리라는 게 검사님도 마찬가지인 거고 저 역시도 있는데 직업적인 고민도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많은 주변 분들이 말리시기도 했어요. 됐다. 그 정도 됐다. 또 구체적인 얘기를 하거나 공론화하는 것은 조금 자제하는 게 어떻겠냐 하는 조언도 들었습니다.

    ◇ 김현정> 주변에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거 거기까지만 하고 인터뷰 하지 말라는 이런 조언들.

    ◆ 이재정> 또는 더 구체적인 사실을 밝힌다든지 화제가 더 확산되는 것까지는 좀 그렇지 않냐라는 어떻게 보면 저를 개인적으로 아끼시는 분의 입장에서 하실 수 있는 조언이지만 그것 역시도 저한테는 또 다른 상처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 고민이 서지현 검사도 왜 없었겠어요? 다 같이 겪고 있는 고민일 것 같아요.

    ◇ 김현정> 바로 그 지점입니다. 이것을 전적으로 지지해 주지 않는 사회 분위기. 이런 것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이게 지금까지 현실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다른 직종은 이해합니다마는 여기는 지금 법조인들 집단이잖아요. 변호사 사회도 그렇고 아까 서지현 검사의 검찰 사회도 그렇고. 다른 직종보다 더 법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엘리트 집단인데 그런 데서도 이런가라는 데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받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재정> 맞습니다. 저 역시도 변호사라고 하지만 끊임없이 검찰이나 법조계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판결이라든지 수사라든지 어떤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되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되는 입장에서는 이런 사안을 문제제기하고 튀어서 제 의뢰인에게 도움 될 것이 없고 또 제가 겪었던 그 당시로서는 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와 제가 갈등을 빚어서 향후 취업 시장에서 제가 어떤 이득을 볼까... 그렇게 많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그분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 초년병인 제가 법조계에서 어떻게 버틸까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왜 용기를 못 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혹자는 그렇게 생각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감행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어떤 일이냐고 물을 수는 제가 없습니다. 없습니다마는 지금 은연 중에 말씀을 하시기로는 제일 어린 시절. 취업조차 되기 전에 그 연수원 시절에 뭔가 부적절한 힘을 이용해서 부적절한 일을 하는. 그런 것들이 벌어진 거군요.

    ◆ 이재정> 취업 과정에서 취업을 하려고 했던 로펌의 대표였는데 그 이후에도 그분은 계속 전화를 해 왔습니다. 제가 그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도 계속 전화를 해 와서 저는 그때 참으로 놀랐던 건요. 본인이 잘못을 했구나. 시쳇말로 '앗, 뜨거워' 하고 숨어도 부족할 사람이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피해자인 저에게 전화를 해대는 등의 2차적, 3차적 위협을 해 오는 상황 아닙니까?

    ◇ 김현정> 전화를 왜 해요? 사과하려고? 아니면 왜 전화를 계속 합니까?

    ◆ 이재정> 친근감의 표시를 계속 지속합니다. 제가 했던 그분에 대한 거부 의사를 거부 의사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보통 남성 가해자들이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뭐라고 확신하냐면요. 그 분은 제가 처음도 아니고 제가 마지막도 아니었을 거다. 그리고 피해 여성들은 명백하게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그 상황을 회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 대해서 공론화하거나 문제제기 하지 않을 것이다, 못할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얘가 하겠어? 자기 신분이 저런데 나한테 감히.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드니까 자꾸 전화하면서 오히려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이렇게 가는 거예요. 관리하면서 가는 거예요, 상황을.

    ◆ 이재정> 그 자신감이 사실 저를 더 위축되게 했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모든 현상에서 저 같은 일을 겪는 여성들은 많구나. 하지만 저분이 저렇게 자신감 있게 그 이후에도 2차 가해, 3차 가해나 다름없는 일을 버젓이 하는 것은 모든 여성들은 그냥 또 인내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은 포기했구나. 그럴 수밖에 없겠다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도 저도 더 느끼게 되는 과정이었죠. 다른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용감하게 나섰다라고 생각하는 이재정 변호사였지만 제 문제에서만큼은 저의 피해자성을 드러내고 이 문제를 부딪혀 싸우기에는 제가 겪어야 될, 개인이 겪어야 될 여러 가지 불이익들이 너무 생생하게 상상이 돼서 사실 감행하지 못했습니다. 그 점이 그 점이 오히려 저한테는 더 큰 아쉬움과 상처로 남기도 했었거든요. 왜 내가 더 강하게 그 자리에서 아니라고 얘기 못 했을까. 왜 그 자리를 회피할 수는 없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저에 대한 책망이나 아쉬움들이 오랫동안 좀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은 지금 이 문제를 약소하게나마 소박하게나마 공개하고 난 이틀 간에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갈등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이재정 의원님, 정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이 용기가 저는 얼마나 대단한 건지 느껴져요.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기 때문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고 그 고통이라는 것은 여성들은 알 것 같아요. 내가 왜 그 자리에서 노라고 말하지 못했지라고 나를 자책하게 되는 이 상황들. 그래서 이제 힘들지만 나 이재정은 먼저 선언합니다. 여러분들 힘내십시오 이런 의미로 올리신 거죠? 이런 의미로 인터뷰하시고 계신 거고요.

    ◆ 이재정> 맞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하나도 건조해지지 않고 가슴을 정말 할퀴고 나온 그 젖은 목소리가 저도 용기를 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요. 그게 정말 많은 고심을 했구나라고 추정하게 만드는 그 시간에 그 글을 올리게 된 이유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재정 의원.


    ◆ 이재정>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제가 어제 분노했던 또 다른 상황 중에 하나인데 야당 여성 국회의원님이 여러분들이 함께 TV를 보면서 서지현 검사와 관련된 기사를 보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 김현정> 어떤?

    ◆ 이재정> 8년이나 지났는데 왜 이제 와서 저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여성 의원님이 그 말씀을 하셔서.

    ◇ 김현정> 야당의 여성 의원께서. 8년이나 지난 저 일을 왜 이제 와서 저러는 거야? 이런 뉘앙스의.

    ◆ 이재정> 그래서 제가 이제껏 밝히지 않았던. 저는 13년 전의 일입니다라는 얘기를 처음 그분께 했던 것 같아요. 의원님, 저는 13년 전의 일입니다라고 그분한테 처음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그랬더니 그분이 뭐라고 그러세요?

    ◆ 이재정> 그분은 눈이 동그래져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고 가셨죠. 아마 제가 미투 공개할지도 몰랐던 것 같은데요. 방송을 보시거나 하시면 본인도 놀라서 책임감을 느끼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성 안에서도 이런 인식이 있을 정도니 미투 하고 손을 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러분 아마 짐작이 되실 겁니다. 그래서 서지현 검사 인터뷰 이후로 저희 뉴스쇼 앞으로 수많은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청취자들의 제보죠. 그분들의 목소리를 그래서 저희가 좀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익명을 원하시면 저희가 익명으로 보내드릴 수도 있고요. 음성변조를 원하시는 분은 음성변조도 해 드릴 생각입니다. 다만 유명한 분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 각계각층에서 나도 미투라고 외치고 싶은 분들, 제보 주십시오. 저희가 마이크를 열어놓겠습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가 변할 때까지 이 일을 좀 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분들께 용기내라고 한마디 좀 해 주세요, 이 의원님.

    ◆ 이재정>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요. 서지현 검사님의 몫은, 역할은 모두 하셨다. 이제 우리가 하겠다고 이야기하거든요. 여러분들이 용기내시면 남은 것들은 우리 김현정 앵커님, 진행자님 그리고 또 저 역시 국회에서 마찬가지고요.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책임지겠습니다. 함께 힘내고 용기 내봐요.

    ◇ 김현정> 아휴, 좋은 말씀. 용기가 되는 말씀이시고. 아까 그 심지어 전화 걸면서 2차, 3차 피해까지 줬던 그 가해자 분. 지금 들으실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13년이나 흘러서 들어도 자기 얘기인지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한마디 하시죠.

    ◆ 이재정> 아마 저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잘못한 것도 모르고 있을지 모른다.

    ◆ 이재정> 그래서 여전히 그분에게 정말 직접 알려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하면서 그 고민까지 이르지 못한 제가 여전히 갈등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김현정> 지금도 그분께 지금이라도 알려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신다고요.

    ◆ 이재정> 그분은 지금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고 계시면서도 본인은 가해를 한다고 생각 못 하고 계시지 않을까. 저는 분명히 확신하거든요. 저는 처음도 아니고 제가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 김현정> 현직에 계시는 거예요?

    ◆ 이재정> 그때 당시에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셨으니까 지금도 변호사 업무를 하신다면 현직에 계시는 건데요. 여튼 지금도 스스로 가해자인지 모르는 우리 가해자분들께 정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본인의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일, 많은 인생을 깨뜨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는 평범한 남성이다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재정 의원님 고맙습니다.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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