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박종민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국민 각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이 정부의 동력이었던 촛불 민심이 냉담하게 변해갈 지 모른다. 그것은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첫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해 이렇게 말하며 장차관들을 향해 정책 성과를 신신당부했다. 이 총리는 "국민과 정부의 관계는 1년차 때 연애 같고, 2년 차는 결혼 같다. 결혼에서는 서로의 능력과 신뢰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애와 결혼에 정권을 비유한 이 총리는 "2년 차 정부는 전임 정부가 아니라 국민 각자의 기대치와 비교된다"며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동력은 촛불 혁명이었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그래도 문재인 정부는 2년 차에도 연애 감정이 꽤 많이 남아있다"면서도 "그런데 (집권) 2년차가 되면, 국민들은 성과를 요구한다. 안정감을 요구한다. 이는 우리에게 놓여진 엄청난 숙제이고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 정책, 영유아 영어교육 금지 정책 등에서 혼선을 빚어 비판을 초래한 사실을 시사하며 "안정감을 드리려면 혼선이 없어야 한다. 혼선이 없으려면 설익은 정책이 나가지 않도록 초기 단계부터, 부처 내 상의, 조정, 부처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모든 정책에는 그림자가 있다"며 "정책 취지만으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 취지에 동감하는 이들 보다는 그림자로 피해보는 사람들이 숫자가 적더라도 훨씬 강력하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서도 "제대로 못하면 민심이 등을 돌릴 것"이라며 "2년차가 되면 맞바람이 분다. 열광하던 국민이 냉담해지지만, 정체성에 관한 정책은 아무리 맞바람이 불어도 후퇴할 수 없다. 예컨대 평화, 정의, 공정, 격차완화, 적폐청산 등은 우리 정부의 숙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