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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참사]피해 컸던 이유는? "유독가스가 노인환자들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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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참사]피해 컸던 이유는? "유독가스가 노인환자들 덮쳐"

밀양 세종병원 참사 현장. (사진=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희생자가 30명대를 넘어섰다.

26일 아침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오후 들어 37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스물 아홉 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보다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최악의 대형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을까?

◇신속한 대피 어려웠던 노인 환자들 많아

우선은 불이 난 세종병원에 노인환자가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노인성 질환이나 뇌질환을 주로 다루는 이 병원 특성상 환자들 역시, 최소 50대 이상의 고령의 환자들이 많았다.

대부분 몸이 아프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다 보니,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천재경 밀양보건소장은 "병원 자체가 중환자, 노인 환자가 너무 많았다. 호흡장애 같은 분들도 있어서, 화재 사고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노인 환자가 많았던 것이 아마 사망 사고에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요양병원에는 94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었는데, 거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천만다행이다.

◇유독가스에 대부분 '질식사'

심한 연기에 속수무책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주 원인이다.

순식간에 발생한 유독연기에 병원을 빠져나가지 못한 환자들이 손 쓸 틈도 없이 숨졌다는 얘기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1층에서 올라는 불길을 소방력으로 2층, 3층으로 확산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진압에 나서면서 불길이 번지는 것은 막았지만, 가연성 소재들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까지 막을 순 없었다.

천재경 보건소장은 "화상 환자는 거의 없었고 질식사가 대부분이다. 병원 도착해서 바로 돌아가신 분이 25명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진=경남CBS 최호영 기자)

 


병원 정문 쪽으로 심한 연기가 쉴 새없이 나오면서 구조대 진입도 늦어졌고, 병원구조상 작은 창문 등으로 연기가 빨리 배출되지 못했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유독가스 때문에 화재 초기에 현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필로티구조에, 스프링클러도 없어

밀양 세종병원은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화재가 취약한 필로티 구조의 건물이기 때문에 불길이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앞선 제천 화재 참사 때처럼 필로티 구조는 화재 발생시 1층으로 바람을 빠르게 유입시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소방관계자는 "질식으로 인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스프링클러가 있었으면 인명피해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병원의 인원이 적었던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물론, 병원직원들 중에서도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3명이 희생될 정도로 환자들의 구조를 먼저 도왔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날벼락 같은 사고지만, 고령의 환자들을 도와서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자 수에 비해 환자들의 탈출이나 구조를 도울 병원 관계자들은 너무 적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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