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의 무리한 요구로 의사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16일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 방향을 발표한 이후 '청와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반발하며 의사일정 합의를 회피했던 장 의원이 23일에는 다른 두 가지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국회 운영위원회 초안에 검찰청장 현안 보고가 빠졌다"면서 "전 요구했다. 검찰 총장 직접 나와서 보고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교섭단체는 검찰 소위에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을 했다"고도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사개특위 산하 두개의 소위 중 '법원·법조·경찰개혁소위에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검찰 저격수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노 의원은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장 의원은 "그런 두가지 조건을 민주당이 받아들이면 의사일정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 논의를 해봐야한다"며 확답을 피했다.
여당 관계자는 "검찰 총장이 국회에 불출석하지 않은 관행은 하루 이틀된 게 아니"라면서 "검찰 총장의 출석 의무가 없는 데 강제할 수도 없다"고 했다.
노회찬 의원 측은 비교섭단체를 검찰 소위에서 배제하라는 장 의원의 요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 의원실 관계자는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노 의원을 배제시켜 검찰 개혁에 힘을 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법개혁 특위는 24일 오후 3시30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일정 합의를 위한 위원장 및 여야 간사간 회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