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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 김상경, "내가 빨갱이? 정치 성향 왜 가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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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기밀' 김상경, "내가 빨갱이? 정치 성향 왜 가르나요"

    [노컷 인터뷰 ①] 배우 김상경이 '평범함'을 추구하는 이유

    영화 '1급 기밀'에서 박대익 중령 역을 연기한 배우 김상경.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이렇게 입술이 터져가며 홍보를 하고 있네요."

    김상경은 '평범'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는 드라마에서 가장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을 연기하는가 하면, 영화에서도 강렬한 방식의 캐릭터 전개를 택하지 않는다.

    화려한 배우들이 연기력으로도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현실. 그 현실에서 김상경은 한발자국 떨어져 스스로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한다. 그에게 연기란 누군가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해야 하는 충실함에 속한다.

    20년에 걸쳐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는 모양새가 보기 쉽지 않지만 어쨌든 김상경은 그렇게 해내고 있다. 자신의 평범한 인간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채.

    다음은 '1급 기밀'에서 방산 비리 내부고발자 박대익 중령 역을 맡은 배우 김상경과의 일문일답.

    ▶ 풀기 쉬운 소재의 영화는 아닌데 '1급 기밀'을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궁금하다.

    - 내가 검사, 변호사 등 캐릭터를 많이 하니까 공명정대할 거라는 느낌이 있었나 보다. 소재가 우리나라 최초로 방산비리를 다룬 거고, 공익제보자 혹은 내부고발자의 고초 두가지 축으로 이뤄진 영화다. 군을 비판하는 영화가 아니라, 군을 위한 영화다. 시나리오 작가를 만났을 때, 영화화 된다는 걸 실감하고 굉장히 기분 좋았다고 했다. 언론배급시사를 보고 속이 후련하다고 하면서 영화로 완성돼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더라.

    ▶ '1급 기밀'에서는 방산 비리를 폭로하는 박대익 중령 역을 연기한다. 평소 보여주던 선한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 내가 가진 18번 이미지를 보여준 거다. 배우는 매번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똑같이 좋은 사람의 범주라도 인물이 겹쳐지는 부분은 없게 하자는 주의다. 선역이냐 악역이냐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내가 시나리오에 감동하느냐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 또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을까. 2018년 지금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여기까지 좋으면 너무 좋다. 강한 표현이 나오면 관객들은 그걸로 배우와 영화를 기억하는데 나는 그런 인물을 많이 맡지 않았다.

    ▶ 사실 강렬한 인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선택을 해온 이유가 있나.

    - 나는 실제 인간적으로 존경받는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 속된 인물이다. 삶 자체에서 평범성을 잃어버리면 평범한 사람을 연기해도 다 티가 난다.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고, 배우가 내 직업일 뿐, 영화배우라는 유명인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다.

    영화 '1급 기밀'에서 박대익 중령 역을 연기한 배우 김상경.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 사회고발성 영화를 다수 제작해 온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감독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유작이 나왔는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결과물을 같이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감독님은 정말 선량한 분이셨다. 상갓집 다녀온 다음 날 내 꿈에 나타나서 '우리가 이긴 거'라고 했다. 얼굴이 너무 좋아 보여서 내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에 이번에는 방산 비리를 다룬 '1급 기밀'로 돌아왔다.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이야기도 사실은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어떤 한 정치적 성향으로 보이는 게 싫다. 보수에서 가장 척결해야 한다고 했던 게 방산 비리 아니었나? 전 정부에서 가장 주장하던 이슈였는데 투자 난항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상했다. 요즘에도 정치적 이슈가 많은데 유일하게 보수와 진보가 손잡고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 배우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있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화려한 휴가' 이후 일간베스트에서 나를 두고 '빨갱이' 배우라고 했었다. 배우라는 직업은 관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나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지만 골라서 사랑받을 수는 없지 않나. '가족끼리 왜 이래'를 하면서 어머니 친구들과 친해졌는데 나와 정치적 성향은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멀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어머니를 사랑하는데. 정치인을 빼고 다른 직군을 두고 보수나 진보를 따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나는 배우들을 정치적 성향으로 가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성향을 드러내는 것 역시 개인적인 투표로 보여준다면 충분하다.

    ▶ '김줌마'라는 별명이 있다. 그만큼 쾌활하고 말이 많은 스타일인 것 같다.

    -아줌마 같다는 게 말이 많다는 뜻인가 보다. 나는 유쾌한 현장을 좋아한다. 덥고 힘들어도 농담을 많이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그런 일환에서 일단 작업하는 동안 스태프 이름을 전부 외운다. 그러면 현장이 더 즐겁고 활기차진다. 배우들 신경전이 있을 때는 내가 먼저 말을 거는 편이다. 대화를 유도하는 진행자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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