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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항서 압수된 칼·가위가 중고장터에?



제주

    [단독] 공항서 압수된 칼·가위가 중고장터에?

    한국공항공사, 마을회 등에 기증 이후 관리 전무…사적 이익 악용 우려

    지난 21일 중고물품 직거래 D어플에 올라온 맥가이버 칼과 과도, 커터 칼, 가위 (사진=D어플 캡처)

     

    항공기 보안검색과정에서 포기한 칼과 가위 등 기내반입 금지물품이 모바일 중고 직거래 장터에서 거래되는 정황이 포착, 항공기 승객 포기물품에 대한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지난 21일 오후 7시55분쯤 중고 직거래장터 D어플에 속칭 맥가이버칼 등 다용도칼과 과도, 가위 등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과 함께 올라온 판매 게시글에는 수십여개의 칼과 가위 등이 담긴 사진이 게시됐다. 판매 지역은 제주시 외도동.

    판매자가 어플에 올린 과도 사진에는 티웨이 항공사 표시가, 커터 칼 사진에는 대한항공 표시가 버젓이 붙어 있었다.

    커터 칼과 과도에 붙어 있는 항공사 라벨 (사진=D어플 캡처)

     

    이 판매자는 해당 물품들에 대해 '필요하신 분 선착순요', '중고이고요 잘 들어요, 쓸만해요' 라는 내용의 설명을 붙인 뒤 각각 5000원에 판매했다.

    이 판매자는 심지어 부탄가스도 판매 상품으로 올려놨다.

    CBS 취재진은 판매자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해당 게시물들은 이튿날인 22일 모두 사라졌다. 거래가 완료됐거나 판매자가 삭제한 것이다.

    문제는 비슷한 물품이 대량으로 올라와 있는 데다 항공사 표시까지 붙어있는 점으로 미뤄 항공기 보안검색과정에서 승객들이 포기한 기내반입 금지물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 압수된 기내반입 금지물품은 국가항공안보계획의 '승객 포기물품 처리절차'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건 복지시설이나 공익단체, 학교 등에 기증되고,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은 폐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 8월1일~9월28일 탑승과정에서 발생한 승객 포기물품 2만1384점을 제주시내 모 마을에 기증했다.

    기증품은 칼 5941점을 비롯해 가위(1492점), 공구(791점), 라이터(1만1681점), 스프레이(57점) 등이다.

    지난 한해 모두 6차례의 기증이 이뤄졌고, 올해 들어서도 1차례 기증이 이뤄졌다.

    지난해 9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제주시내 모 지역에 기증한 기내발생 포기물품 인수증. 칼과 가위, 스프레이 등 2만1384개의 물품이 기증됐다. (사진=박정섭 기자)

     

    하지만 이 물품을 마을회 등에 넘기는 것으로 기증에 관한 모든 행정절차가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기증 받은 곳에서 판매 등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리를 하지않고 있어 문제 발생의 소지가 크다.

    기내반입 금지물품이 중고시장에 버젓이 나올 수 있다는 개연성과 함께 실제로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물품이 거래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로부터 직접 기증품을 받아온 제주시내 모 마을회 관계자는 "물품을 리사무소에 가지고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며 "개인이 얼마나 수령했는지 여부 등은 파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증품이 너무 많아 걱정했는데 소문을 들었는지 며칠 지나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물품을 모두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사실상 기증 이후에 대한 대책이 전무, 탑승객 포기물품이 중고장터 매물로 올라오는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한 용도로 악용될 수 있어 사후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에 대해 "승객 포기물품은 기증을 원하는 곳까지 운송된 뒤 종류와 수량, 일시를 꼼꼼히 작성한 뒤 기증된다"며 "그 이후 기증물품의 분배나 활용은 확인이 안되는 만큼 판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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