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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트 하나 없는 방남"…그래도 '현송월 신드롬'



통일/북한

    "멘트 하나 없는 방남"…그래도 '현송월 신드롬'

    "입도 뻥끗 한 번 안했지만 대한민국 언론의 귀와 눈을 사로잡았다"

    방남 이틀째인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2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 전직 통일부 관료는 현송월의 서울·강릉 방문 '36시간'을 지켜보고 한마디로 이같이 정리했다.

    대단한 이미지 효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충성스러운 여성 관료를 서울에 내려보냄으로써 원하는 효과를 극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현송월은 남측 언론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첫번째는 여성이라는 점, 두번째는 2015년 공연 3시간을 남기고 베이징에서 회군했다는 점. 그리고 세번째는 가수출신으로 노동당 중앙위원 후보가 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 요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송월이 사전 점검차 서울과 강릉을 방문한 것은 일차적 목적이 예술단 공연을 위한 것이지만 속뜻은 '평화 공세'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송월은 20일 아침 9시쯤 남측으로 내려와 10시 50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현은 강릉에서 황영조 체육관과 강릉 아트 센터를 방문해 예술단 공연 현장을 점검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한 현송월 심지연관현악단장이 21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를 둘러본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그러나 강릉아트센터를 2시간여 동안 둘러봤지만 황영조 체육관은 불과 7분남짓 둘러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서울로 돌아 온 행보도 마찬가지다. 오전 11시쯤 서울로 돌아왔지만 잠실체육관과 장충체육관 역시 각각 채 10분도 둘러보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할 곳은 이미 정해졌고 나머지를 대충대충 둘러본 점을 감안할때 이번 방문 목적이 꼼꼼한 사전점검 보다는 '부드러운 평화공세'에 방점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송월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동안 취재진을 향해 입 한 번 열지 않았다.

    첫날 서울역에서 KTX를 탈때는 엷은 미소속에 여유가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탓인지 약간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현송월은 강릉에 도착하고 일부 시민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여유'를 확실히 갖게 됐다. 그녀의 행보 자체가 남측의 관심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입 한 번 떼지않고 여성의 장점을 내세워 평화공세를 펼치는 부분은 김정은의 신년사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번 방문은 올림픽에 앞서 취해지는 '평화공세'가 확실하다"고 정리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2018년은 북과 남에서 북한창건 70돌과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의의가 있는 해"라며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한 현송월 심지연관현악단장이 21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현송월 경호'만 집착…남한 언론과 접촉면 막는 정부

    그러나 역으로 현송월의 방남을 두고 정부의 태도는 여러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정부는 현송월의 신변보호에만 몰두하면서 남한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통일부는 기자들에게 베포한 '현송월 영상'에서 그녀가 말하는 장면은 모두 제거시켰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현송월 영상'에서 말하는 장면이나 웃는 장면이 빠져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북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서로 기본적으로, 남북 합의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이 시설점검에 충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의사만 고려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실적으로 현송월의 동선을 비밀로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조차 기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 지나치게 비밀주의로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언론의 정부 불신을 오히려 조장하는 면이 있다.

    특히 언론의 현송월 추적보도가 오히려 극성을 부리면서 현송월의 신비주의 이미지'만 더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대해 대북 소식통은 "북한도 입장이 있겠지만 정부도 북한을 설득해 남측내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현실을 설명하면서 자꾸 이해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송월이 사전점검에서 느낀 소감을 솔직히 남측 언론에 전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해야 북 대표단을 둘러싼 과잉 취재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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