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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규제 속 '100억불' 블록체인 선점 '총성없는 전쟁'



IT/과학

    암호화폐 규제 속 '100억불' 블록체인 선점 '총성없는 전쟁'

    불붙은 삼성-LG-SK 블록체인 경쟁…통신3사·포털도 전담팀 꾸리고 박차

    (사진=자료사진)

     

    "투기냐, 투자냐" 가상화폐 광풍에 정부 정책도 엇박자를 내면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많은 기업들은 최근 가상화폐 열풍 전부터 블록체인에 주목해왔다. 인터넷 시대 가장 큰 위협인 '보안' 우려를 해소할뿐더러 비용 절감 같은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예견한 것이다.

    ◇ 가상화폐는 일부분, 무궁무진한 블록체인 기술 '불붙는 선점 경쟁'

    블록체인은 기존 기술을 융합해 만든 플랫폼이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최근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거래를 기록하는 장부로 활용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기본 개념은 '데이터 저장 기술'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A와 관련한 거래 등의 정보들만 모은 블록, B와 연관된 정보들만 묶은 블록 등 수 많은 블록(block)이 서로 '체인(chain)'처럼 엮여 정보를 저장하는 형태다. 대신 이들 블록의 정보를 관리하는 중앙서버가 없다. 한 번 적은 내용, 거래된 흔적은 누구도 수정할 수 없다.

    중앙서버 관리시스템은 한 사람이 가진 장부 하나를 고치는 것이라면, 블록체인은 1만 명이 갖고 있는 1만 개의 장부를 모두 고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앙관리 시스템이 없음에도,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동일한 정보를 갖게 되면서 보안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중앙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건,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블록체인은 2~3일 이상 소요되는 국가 간 송금, 결제, 청산 등의 금융거래를 P2P(개인 간) 분산 장부를 활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 간 정합성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줄여준다.

    ◇ 삼성SDS, 금융·물류·공공분야 확대…머스크-IBM, 블록체인 합작사 설립

    삼성SDS는 2015년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을 삼성카드 보안 분야에 적용했다.

    해운 물류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해 국내 물류 및 IT서비스 업체, 정부 및 국책 연구기관 등과 함께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한 삼성 SDS는 블록체인으로 실시간 화물 위치 정보를 공유, 출하·선적·입항하는 모든 과정을 추적해 물류의 가시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개자는 물론 종이문서 없이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받을 수 있다. 비용 절감은 물론, 업무 속도도 향상된다.

    삼성SDS 측은 "블록체인이 물류에 적용되면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으로 제품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의 생산, 가공, 보관, 운송 이력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며 "유통 과정에서의 원산지 조작, 제조 및 유통기간 변경, 허위광고가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IBM은 나아가 세계적 선사인 머스크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전 세계 해운 운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제무역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IBM은 블록체인과 더불어 자사의 AI, IoT 등의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활용해 국경 간 화물 이동 및 추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조사, 해운사뿐만 아니라 포워딩 업체, 항만·터미널 운영사, 화주 및 세관 등 업계, 기관, 고객 등에게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합작법인의 빈센트 클럭 이사회 의장은 "이번 개방 중립적인 디지털 플랫폼은 안전하면서도 간편한 방법으로 정보교환이 가능해 막대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공급체인에 관련된 모든 산업에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의 무역 전문성에 IBM의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합쳐져 세계 무역에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자료사진)

     

    ◇ SK C&C, 기업 법용 '블록체인 디지털 서비스'…LG CNS, 금융·클라우드 공략

    SK㈜ C&C도 국내외 선사를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 개발을 지난해 일찌감치 마쳤다. SK텔레콤 기술 역량을 더한 게 차별화된 점이다.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LoRa) 망을 활용,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하고, 해상에서는 해상 운송 중 정보를 수집했다가 항구 도착 시 정보를 일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 정보는 물론 컨테이너의 온도·습도의 관리 정보가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해상이든 육상이든 화물 내용과 상태를 확인하고 새롭게 등록할 필요 없이 데이터의 내용이 그대로 유지돼 물류 업무 효율화에 따른 운송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IDaaS)'도 개발했다. 특정 통신사의 디지털 ID를 가진 고객이 해당 통신사와 제휴한 쇼핑몰·금융기관·영화관 등 모든 곳에서 간단한 식별 코드만 넣으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이는 금융,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LG CNS는 2015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 전자증권을 시험 발행했다. 글로벌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사업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R3의 분산원장 기술 '코다(CORDA)'와 자사의 솔루션을 결합한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LG CNS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회사 코인플러그와도 제휴했다. 보험금 자동청구 블록체인 기술도 검증이 끝난 상태다.

    ◇ 통신3사·포털도 전담팀 꾸리고 박차…"100억 달러 시장 잡아라"

    KT의 올해 초 블록체인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융합기술원장 직속 조직으로 출범하는 블록체인 센터는 블록체인의 선도적 기술 확보 및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KT 엠하우스는 '기프티쇼'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플랫폼 'K-coin'을 적용했다.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인 부정거래를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으로 안전한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도 블록체인사업개발유닛을 신설했다. SK텔레콤의 4대 사업부 중 하나인 서비스플랫폼사업부 산하로 배치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 C&C 대표시절 IBM과 함께 블록체인을 놓고 협력을 이끌었던 만큼 SK텔레콤에서도 블록체인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블록체인에서 성과가 더디지만 최근 씨트온과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제 증명 서비스 추진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에 주력하고 있는 LG CNS와 향후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강화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카카오의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도 블록체인 기반이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고객 정보를 암호화할 때 블록체인에 이를 저장하는 식이다. 별도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 키에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이 사용돼 공인인증서를 번거롭게 가져올 필요없이 비밀번호만 누르면 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민간기업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 ‘2018년도 과학기술·ICT 분야 R&D 사업 종합시행계획’을 통해 올해 신규사업인 ‘블록체인융합기술’에 45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01억 원 규모였던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오는 2022년 3562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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