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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년] 트럼프가 한국을 흔드는 무기, '북한'과 '무역'



미국/중남미

    [트럼프 1년] 트럼프가 한국을 흔드는 무기, '북한'과 '무역'

    • 2018-01-19 06:26

    트럼프, 한국민 목숨 담보로 북한과 거침없는 기싸움...무역에서도 ‘절대 손해 못봐’

    취임 1주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오는 20일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째를 맞게 된다. 워싱턴의 정치공식을 모두 뒤엎고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 대통령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행보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미국의 오랜 동맹인 한국도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새로운 리더십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뒤흔들 수 있었던 무기는 바로 ‘북한’과 ‘무역’이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는 ‘죽고 사는’ 문제와 ‘먹고 사는’ 문제를 건드린 셈이었다.

    ◇ 위험수위 넘나드는 말과 행동…그때마다 위기론

    남북한이 휴전선을 맞대고 대치하고 있고, 굳이 핵무기가 아니더라도 북한이 휴전선 이북에서 불과 몇 분 만에 서울과 수도권을 포격할 수 있는 고도의 긴장 상황도 아랑곳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위험수위를 넘나들었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발언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여지를 언제든 남겨뒀고, 북한의 도발의 수위에 맞춰 '화염과 분노', '북한의 완전한 파괴' 등 군사공격을 암시하는 발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마저 아연실색할 발언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침없이 내놓을 때마다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됐다.

    아울러 칼빈슨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물론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를 북방한계선을 넘어서까지 포진시키는 등 무력시위도 과거와 스케일이 달랐다. '이러다 전쟁나는 것 아닌가'하는 공포에 걸핏하면 위기설이 나돌았다.

    결과적으로 중국까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시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북 제제를 시행해왔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이라 할만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강경한 대북 발언도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일부 사실이라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북한과의 기싸움은 수백만 한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진행된 것이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나더라도 미국 땅이 아니라 한국에서 나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올림픽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고 북한의 태도가 돌변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고 남북대화 지지 입장을 철회하고 180도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

    불과 몇 달 전에 그는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낭비"라고 말했던 인물이고, 김정은의 한계를 시험하는 트럼프 식 기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연구원은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4월이 지나봐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해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중국 사드보복 당하는 와중에도 '미국산 사라'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흔들고 있는 다른 하나의 무기는 '무역'이다. 그는 취임 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 킬러', '끔찍한 협상'이라고 부르며 폐기를 주장해왔다.

    그리고 지난 6월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투럼프 대통령은 합의되지 않는 부분까지 언급하면서 북핵 문제보다 무역 불균형 문제를 더욱 부각시켰다. 우리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에는 지난해 한미FTA 재협상 국면을 만들어냈고, 협상은 진행중이다.

    미국이 원해서 진행하는 협상이기 때문에, 미국 측에서 자동차와 철강 등의 분야에서 요구할 것이 많다. 또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는 수세 국면에서 협상을 시작하고 있어서, 내줘야 하는 것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

    아울러 한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각종 무역 제제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삼성과 LG가 미국에 대규모 가전제품 공장을 짓기로 한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그는 1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며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을 예고하고 나섰다.

    또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 기업의 청원 뿐 아니라 정부차원의 자체 조사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우리 기업 제품 수출길이 미국의 무역 보호조치에 상당수 가로막히는 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남북 대화가 진전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안보보다는 무역 문제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북한문제가 사라진다면 무역문제에서 미국이 더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한미FTA 재협상 등에 걸리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지난 1년 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관련 이슈에서도 기존의 판을 모두 흔들고, 새롭게 자신만의 판을 짜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판에서 게임의 법칙을 파악하고 수를 만들어내야 했다.

    지금까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올림픽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오는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는 경제분야 이슈가 부각될 경우,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 압박이 한층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의 양국 현안를 논의하는데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북한'과 '무역' 두 개의 무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판에서의 게임의 법칙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씩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다. 그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이것이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의 2년차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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