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와 계부, 이부동생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김모씨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 이한형 기자)
'용인 일가족 살해' 혐의로 전날 뉴질랜드에서 강제 송환된 김모(36)씨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김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결과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울러 아내와의 공모에 대해서도 김씨는 "아내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된 점에 미뤄볼 때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추후 형량을 낮추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가 금전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내 정모(33)씨의 공모도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중 강도살인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며 "추후 조사에서 태블릿 PC로 범행 방법을 검색한 정황, 아내를 상대로 목조르기 연습을 한 사실 등에 대해 추궁해 계획 범행이라는 진술도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인 및 살인) 등을 받고 있다.
그는 A씨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빼내 범행 이틀 뒤 아내 정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의해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형량을 모두 복역하고 구속상태에 있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지난 11일 한국으로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