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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독일어로 꾸는 정범구 독일대사 "독일의 한반도 중재자 역할 도울 것"



국회/정당

    꿈도 독일어로 꾸는 정범구 독일대사 "독일의 한반도 중재자 역할 도울 것"

    "통일 독일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첫 방문지로"

    정범구 신임 주독일대사가 1월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980년부터 1987년은 격동의 시대였다. 서울 YMCA 간사로 활동하며 민원창구인 시민중계실을 만들었던 청년 정범구는 10.26 사태 20일 전에 독일 기독교계의 후원으로 낯선 이국땅에 발을 내디딘다.

    이후 발생한 광주민주화운동은 그의 인생행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국내에서는 보도통제로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광주항쟁을 독일 언론을 통해 생생히 '목격'했던 것이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정범구 독일대사(64)는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회고했다.

    정 대사는 출국을 이틀전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투쟁이 교민과 유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 대사는 우리 언론계에 시사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정통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의 앵커를 거쳐 16대,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독일에서 11년 동안 유학생활을 한 그는 "영화 <택시운전사>로 당시 사건이 조명되고 있는데, 독일에 있었던 사람들은 학살 현장을 독일 미디어로 실시간 경험했다"며 "우리 시민들이 위대하다는 역사적 자부심을 가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꿈도 독일어로 할 정도"로 오랜 유학생활에 수준급의 독일어를 구사하는 정 대사는 부임 후 첫 방문지로 통일 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을 택했다.

    또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독일 방문 당시 통영 동백나무를 심었던 작곡가 윤이상 묘역도 방문한다.

    정범구 신임 주독일대사가 1월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면 평창을 방문하는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정 대사는 "판문점 회담이 성사되기 전만 해도 유럽은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 선수단을 못 보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독일은 시종일관 대통령 참석과 최대 선수단 파견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래전부터 독일 대사로 거론돼 온 정 대사는 "독일이 한반도 문제 중재자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만들어냈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대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의 험악한 설전이 계속됐을 때도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일관되게 한반도 북핵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독일에 이제는 우리가 대답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경희대학교 동문이라는 이력 탓에 일각에서 '코드 인사'라는 비난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임명된 인사의 행적을 2년 정도 지켜본 뒤 평가하는 게 맞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라는 점만 가지고 코드 인사로 분류됐는데, 특정 대학 나온 사람들은 공직에 전혀 진출해서는 안 되냐"고 맞받아쳤다.

    또 "대통령제를 택한 나라에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임명하는 게 잘못된 것이냐"며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비전을 대통령과 함께 공유하며 현실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업무 일선에 배치되는 게 나쁜 거냐"고 되물었다.

    다만 "외교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은 조심스럽고, 직업 외교관으로부터 에티켓이나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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