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31일 한국인 8명을 비롯해 24명을 태운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을 항해하다 침몰했다. 사고발생 10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생사확인도 안된 상황에서 수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종자가족들은 새까맣게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CBS TV 뉴스에서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을 만나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요구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들어봤다.
CBS 박성석 선임기자와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우측).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1월 10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박성석 선임기자
■ 대담 : 허영주 공동대표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박성석> 어서 오십시오.
◆허영주> 반갑습니다.
◇박성석> 네, 허영주 공동대표께서는 가족 중에 혹시 누가 실종된 상황인가요?
◆허영주> 제 막내 남동생 이등항해사 허재용입니다.
◇박성석> 네, 그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사고를 혹시 모르는 국민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한 번 그 사고의 개요를 좀 설명을 해주시죠.
◆허영주> (작년) 3월 31일, 현지 사고해역의 시간은 낮 1시 반이었습니다. 정말 기상상황도 좋은 상황에서 배가 운항 중에 두 동강이 나서 침몰된 사건입니다. 전체 선원은 24명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필리핀인 2명은 구조가 되었으나 22명은 아직 실종상태고요. 그 중에서 한국인이 8명이 있습니다.
◇박성석> 실종된 지 10개월째로 접어 들어서 장기화되고 있는데요. 사고 초기에 제대로 정부와 선사가 대처했더라면, 이렇게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그렇습니까?
◆허영주> 선사는 사고 초기부터 이 사건을 빨리 덮으려고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12시간이 지나서야 정부에 보고했고요. 가족에게 연락한 시간은 사고발생한 지 16시간이 지난 이후였습니다. 정부가 이 비상대책반을 처음 세팅한 게 사고 난 지 14시간 만이었습니다.
제가 외교부에 찾아갔을 때, 외교부에 도착한 시간이 사고발생한 지 20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는데, 외교부는 그 때까지도 선원이 탈출했을 구명보트가 몇 개가 있고, 그게 몇 인승이고, 식수나 그 안에 음식물은 얼마나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박성석> 그 당시 사고 초기에 미군 초계기가 정찰하다가 사고해역에서 구명벌, 즉 탈출용 무동력 보트라고 하죠. 그걸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해서 촬영한 걸로 알고 있는데, 가족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정보도 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요?
◆허영주> 4월 9일, 미 해군의 수색기가 그 사고해역을 수색하던 중에 구명벌 추정물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날 저녁때가 돼서, 모 언론매체를 통해서 그 구명벌 추정물체는 기름기로 확인이 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 수색은 종료하는 걸로 수순을 밟게 됐고요. 문제는 외교부는 그 구명벌 추정 물체에 대해서 사진을 확보해서 가족에게 주겠다고 하였으나 그 사진은 여태까지 저희가 확보를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박성석> 사고의 원인을 밝히려면 사고 해역에 심해수색장비를 투입해야 되는데, 그래서 블랙박스를 수거해서 분석하는 것이 가장 기초일텐데, 심해수색장비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요?
◆허영주> 저희가 국회의 외교통일위원회와 농해수위 의원실을 모두 다녔습니다. 여야 의원들께서 전부 합의하셔서 심해수색장비 임차 투입 예산입니다. 그 예산을 50억 원을 반영하는 것에 대해서 요청을 했고, 전부 이 부분에 대해서 다들 동의하셨습니다. 기획재정부와 최종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이 빠졌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해수색장비를 투입해서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것에 대해서 외국에서는 당연한 절차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선례가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정부부처관료들께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성석> 자,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지금도 버리지 않고서 10만인 국민서명 캠페인을 벌이고, 그 서명을 청와대에 새해 첫 민원으로 전달을 했는데 혹시 청와대로부터 어떤 얘기를 들은 게 있습니까?
◆허영주> 네, 저희가 10만인 서명지 전달을 위해서 청와대에 직접 민원 접수를 했고요. 저희가 10만인 서명지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께 서한문을 작성한 것을 저희가 보냈습니다. 또한 어머님들께서도 너무 이 9개월 동안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아서 김정숙 여사님께도 편지를 썼습니다. 손 편지를 쓰셔가지고 그걸 또 같이 동봉해서 전달 부탁했습니다.
◇박성석> 마지막으로 실종자 가족들의 생사 확인을 위해서 앞으로 어떤 또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지 마무리 말씀을 듣겠습니다.
◆허영주> 저희가 원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미 초계기가 발견했던 구명벌 진실, 구명벌 실체에 대해 정확히 확인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저희는 미국에 직접 정보 공개 요청을 하기도 했고, 해외 연대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확인을 위해서 지금 각 방면에서 애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또 선원들 탈출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블랙박스를 회수해서 거기에 녹음이 되어있는 모든 음성을 다 복원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저희가 하기 위해서 올 한 해 최대한 매진을 해보려고 합니다.
◇박성석> 네, 오늘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허영주>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