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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이 꼽는 올해 베스트 판결 "단연코 탄핵 심판"



사회 일반

    법조인이 꼽는 올해 베스트 판결 "단연코 탄핵 심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영희(변호사), 백성문(변호사)

    뉴스쇼 수요일의 코너입니다. 라디오 재판정. 라디오 재판정 오늘도 두 분의 변호사 나왔습니다. 노영희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노영희> 2017년 마지막 라디오 재판정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웃음)

    ◆ 백성문> (웃음) 안녕하세요, 백성문 변호사입니다. 저는 올해까지는 초지일관 멘트 안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내년부터 하겠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 김현정> 새해부터 우리 라디오 재판정, 애청자분들이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 생각하시면서 오늘 올해의 마지막 라디오 재판정 두 분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벌써 올해가 다 갔어요. 두 분 이렇게 활동하시다 보면 참 이번 판결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건 참 억울하겠다 혹은 억울하다 이렇게 느끼는 판결들도 있으실 거예요.

    ◆ 백성문> 사실 재판하다 보면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요. 이건 100% 예를 들어서 제 의뢰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가 이겨야 되는 사건인데 증거가 없어요.

    ◇ 김현정> 증거가 없어요, 100% 심증은 있는데.

    ◆ 백성문> 사실 재판에서는 판사분들께서 판단을 할 때 결국은 증거를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게 그 현장에서 보지를 않았기 때문에 양쪽에서 제출하는 증거를 기초로 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치밀한 사람들은 증거를 잘 안 남겨요. 뭔가 사기꾼이거나 그러면 하면서 저도 막 화가 나는데 증거가 없어요. 그러면 알면서도, 결과가 안 좋은 상황이 되면, 그걸 알면서도 우리나라 재판 시스템을 알면서도 씁쓸하고 착잡할 때가 있습니다.



    ◆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도 그런 적이 있죠.

    ◆ 노영희> 저는 있죠. 있는데 올해 특히 기억에 남고 마음에 아픈 판결이 3개가 있어요. 민사가 2개고 하나는 형사인데.

    ◇ 김현정> 어떤 거.

    ◆ 백성문> 많이 하셨네요.

    ◆ 노영희> 다른 건 다 이겼는데 이 3개를 졌어요. 졌는데 제가 사실 민사재판에 너무 당사자 입장에서 억울할 것 같은데 법리적으로 조금 타당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었고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 형사는 강간, 준강간 사건이었는데 그 관련된 남성분을 제가 피고인으로서 대리를 했었는데 너무 억울할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런 일들을 겪으실 거예요, 올 한 해의 판결들을 우리가 쭉 돌아보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판결들. 그러면서 두 분이 뽑은 베스트 판결, 워스트 판결을 짚어보려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혹시 떠오르시는 게 있으면 문자들 보내주시고요. 의견도 보내주십시오. 먼저 베스트 판결부터 좀 볼까요. 노영희 변호사님, 어떤 판결을 올해의 베스트로 뽑으십니까?

    ◆ 노영희> 사실 베스트라기보다는 베리 임폴턴트로 좀.

    ◇ 김현정> 아주 중요한.

    ◆ 노영희> 헌법재판소 탄핵결정을 저는 가장 중요한 판결로 꼽았는데요.

    ◇ 김현정> 탄핵판결 빼면 올해 판결 얘기 안 되죠.

    ◆ 노영희> 그러니까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제 사법연수원 때 교수님이셨는데, 우리 권한대행의 입에서 최종선고가 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적폐와 결별되고 한국 사회가 엄청난 변화를 겪는 변곡점이 되었다.

    ◇ 김현정> 출발점이 됐어요.

    ◆ 노영희> 더더군다나 헌법재판소라고 하는 곳은 사실 엄청나게 보수적인 곳인데 8:0의 전원 일치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에 대해서 사실은 상당히 놀랍기도 했고 이게 정말 결정이구나,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를 바꾼 그 역사적인 장면. 다시 한 번 들어보죠.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재판정'이 꼽은 올해의 BEST판결 -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사진=자료사진)

     

    ◆ 백성문> 다시 들어도 소름끼치네요.

    ◇ 김현정> 그렇네요, 정말.

    ◆ 백성문> 사실 저도 모 방송국에서 이 결과를 듣고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순간에 굉장히 저도 뭐라고 그럴까요. 약간 눈물도 나려고 그러고 막 그러더라고요. 사실 헌법 교과서에 탄핵과 관련해서 두 페이지도 없어요. 왜냐하면 거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도 교과서에만 봤던 내용을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해서 결과까지 나오는 걸 보고 우리나라도 아무리 강한 권력자라도 국민들의 힘으로 파면이 될 수 있구나를 한번.

    ◇ 김현정>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 현직 대통령에게.

    ◆ 백성문> 정말 촛불의 힘으로, 국민의 힘으로 잘못된 과거의 정권을 바꿀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고 우리 나라가 참 좋은 나라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 김현정> 과거의 정권도 아니고 사실은 살아 있는 권력이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대단한 거였죠.

    ◆ 백성문> 그래서 살아 있는 권력을 말 그대로 파면을 시킬 수 있는 탄핵심판이라는 게 교과서에서는 있으나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졌었거든요.

    ◇ 김현정> 법조인들조차도.

    ◆ 백성문> 그런데 제 눈으로 목도했다는 게. 올해 최고의 판결은 탄핵심판을 빼고 논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백 변호사님도 동의하시는 거예요, 베스트 판결. 이렇게 판결이 8:0 만장일치로 나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 노영희> 사실 조금 애매했어요. 그 당시 유언비어가 많이 떠돌았었어요. 재판관 중에 몇몇 분의 성향을 분석하면서 누구누구는 반대파다, 누구누구는 기각이다 이런 얘기가 많이 돌았었거든요.

    ◇ 김현정> 이른바 찌라시 형태로 막 돌아다녔죠.

    ◆ 노영희> 그렇죠. 8:0은 일부러. 일부러라기보다는 아마 헌법재판관들이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인 것 같고 만약에 8:0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사회적 혼란이 훨씬 가중되지 않았을까.

    ◇ 김현정>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까.

    ◆ 노영희>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탄핵심판이 한 번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하고 이번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하고는 무게감이 너무 달라가지고. 사실은 너무너무 정말 약간 좀 특이한, 내지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백성문> 사실 이번에 탄핵 과정에서 국민들이 가장 궁금했던 게 야, 이거 이번 재판부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재판부인데 과연... 약간 보수적이라고 많이 느끼는 재판부였거든요. 이 재판부에서 과연 탄핵결정이 나올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셨을 텐데 저는 이 8:0의 의미가 이건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 김현정>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 백성문> 그래서 사실 저는 이 8:0이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 사실은 들으면서 이게 어떻게 나올까 끝까지 조마조마했던 게 뭐냐면 첫 번째 탄핵인용에 대한 얘기를 쭉 하면서 공무원 임면권 남용 여부, 언론 자유 침해 여부,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여부, 불성실한 직책수행에 대한 판단. 이 네 가지에 대해서는 탄핵사유가 아니다라고 먼저 말을 했잖아요.

    ◆ 백성문> 원래 앞에 안 좋은 게 나오면요. 뒤에 결과가 좋습니다.

    ◇ 김현정> 원래 그래요?

    ◆ 노영희> 결과가 좋다고요?

    ◇ 김현정> 법정에서 법칙이에요?

    ◆ 백성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 8:0 탄핵은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 김현정>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 백성문> 성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향의 문제가 아니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방송할 때 기억나는 게 옆에 생방으로 돌아가면서 아나운서 분이 ‘이거 탄핵 안 되는 것 아니에요?’ 저한테 물어보시더라고요.

    ◇ 김현정> 마이크 내려가 있을 때.

    ◆ 백성문> 제가 그래서 앞에 이게 나오면 탄핵이 될 것 같은데 ‘몇 대 몇인지만 문제가 될 것 같아요.’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 결국 제일 논란이 됐던 건 세월호 7시간이었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백성문> 세월호 7시간이 탄핵사유가 안 된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증거 부족.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료 제출도 안 했고 아무것도 안 했기 때문에 그냥 막연하게 세월호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뭘 안 했을 것이다를 탄핵사유로 넣기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 김현정> 불성실한 직책수행 부분에 그걸 넣기에는 증거가 부족했다.

    ◆ 백성문> 굉장히 부족했죠. 그래서 빠졌던 것이지 그게 실제로 세월호 7시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굉장히 잘했다 이런 의미는 아니었다라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두 분 다 뽑으셨습니다. 베스트 판결, 탄핵 결정. 이것 외에도 베스트 판결 혹시 다른 것 생각해 본 것 있으세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재판정'이 꼽은 올해의 BEST 판결 '1mm깨알 고지 책임인정 판결'

     

    ◆ 백성문> 저는 제일 딱 하나 떠오르는 게 올해 홈플러스, 홈플러스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에요.

    ◇ 김현정> 홈플러스 그게 왜 베스트... 어떤 점에서요?

    ◆ 백성문> 왜냐하면 옛날에는 어떻게든 그 안에 고지만 해 놓으면, 써놓기만 하면 면죄부를 많이 받았거든요. 이번에 보면 1mm 깨알고지라고. 보이지도 않아요, 글자가.

    ◇ 김현정> 1mm 깨알고지, 그 내용이 뭐였죠?

    ◆ 백성문> 그 안에 내용이 홈플러스가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자동차 같은 경품행사를 했는데 응모란에 고객의 생년월일, 자녀수, 부모 동거여부까지. 그러니까 개인정보를 다 적게 했어요. 그걸 기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경품추첨에서 배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1mm 크기로 글씨가 뭐가 써 있냐 하면 개인정보는 보험상품 안내 등을 위한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 쓰여 있어요.

    ◇ 김현정> 이거였죠.

    ◆ 백성문> 그런데 이게 안 보여요. 안 보여요, 냉정하게.

    ◇ 김현정> 여러분, 1mm입니다. 1cm가 아니라 1mm로 여러분이 지금 적어놓은 개인정보는 보험상품 안내 등을 위한 마케팅 자료로 활용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도대체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이 사람들이 나한테 홍보전화 하는 거지? 스팸전화를 하는 거지, 바로 이런 걸로 새나갔던 거잖아요.

    ◆ 백성문> 홈플러스 측에서는 우리 고지를 하지 않았느냐, 거기 다 써놨는데 알고 동의하고 했기 때문에 상관없다 라고 했었는데 결국 대법원에서 아주 간명하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당문장은 읽기가 어렵다.

    ◇ 김현정> 읽기 어려운 건 취급을 안 한다.

    ◆ 백성문> 그런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이건 그러니까 결국 소비자에게 알려준 게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한 거라고 본 거죠.

    ◇ 김현정> 꼼수다?

    ◆ 백성문> 그래서 저는 이 판결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 우리 사실 개인정보가 유출이 되는 게 왜 유출되는지 잘 모르고 살잖아요. 그런데 이런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이런 데 경종을 울려줬다는 의미에서 올해 판결 중에 하나 았습니다.

    ◇ 김현정> 자동차 아니라 아파트까지 걸고서 노 변호사님... 그런 것 응모행사, 경품행사 하는 것 보셨잖아요.

    ◆ 노영희> 그렇죠, 매우 봤죠.

    ◇ 김현정> 그런 거 다 써가지고 냈는데 어차피 이거 밑져야 본전이니까 내보자 이러고 냈는데 이것 본 다음부터는 막 찾아봐요.

    ◆ 노영희> 낚이신 거예요.

    ◇ 김현정> 내 전화번호가 어디 쓰이는 건가 찾게 되는, 경종을 울리는 사건, 판결이었다. 베스트로 뽑아주셨어요. 워스트로 갑니다. 워스트, 2017년 올해의 판결 중에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워스트 판결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여중생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40대 연예기획사 사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뭐였죠, 그게?

    ◆ 노영희> 그게 2011년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당시 15세였던 A양을 만나서 연예인을 시켜주겠다, 내가 기획사 사장이다라고 하면서 접근을 해서 추행 및 강간을 하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고 아기까지 낳게 하고.

    ◇ 김현정> 15세 A양을 연예인 시켜주겠다고 꾀어가지고 동거하다가 애까지 낳게 했어요.

    ◆ 노영희>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15세 여학생이 사실은 판단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이 당시에 그 남성분의 얘기를 듣고 서로 좋아서 갔다 하더라도 그것은 13세 미만 의제강간죄로 성립해서 처벌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었는데. 대법원에서는 그 여중생이 사랑한다라는 말을 써서 보낸 편지라든가 이런 것들을 근거로 해서 무죄 판결을 선고해서.

    ◇ 김현정> 무죄가 났습니다.

    ◆ 노영희> 저는 그게 15세 여중생의 마음과 연예인이 되고 싶어했던 그 마음이 사실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에 미숙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조금 이해를 덜 해 주신 게 아닌가 해서 섭섭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건 우리 재판정에서도 한 번 다뤘던 주제거든요. 이걸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백 변호사님은 어떤 의견이셨죠?

    ◆ 백성문> 사실 저는 그때 그런 얘기를 했었죠. 미성년자 의제강간죄의 나이를 상향을 할 필요가 있다. 이게 우리가 13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13세를 기준으로 하는 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연령이 낮은 편이에요. 청소년이나 아동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봤을 때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를 뒤로 미루는 게 훨씬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당시에 이 판결 때문에라도 이제 미성년자 의제강간죄의 나이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라는 얘기가 공론화가 됐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공론화가 됐었습니다. 노 변호사님은 그 판결이 못내 아쉽다, 무죄. 그렇지만 어쨌든 사랑한다, 보고 싶다, 함께 살고 있다 같은 증거가 있었거든요, 메시지. 사랑에 나이가 어디 있느냐 이렇게 얘기하실 분들도 계실 거예요. 15세는 사랑 못하냐 이런 얘기.

    ◆ 노영희> 그런데 그 아이가 2심에서는 말을 바꿨어요. 내가 당시에 한 것은 강요에 의해서 한 것이었고 아기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인정을 안 해 주니까.

    ◇ 김현정> 말을 바꿨는데 왜 인정이 안 됐죠?

    ◆ 노영희> 네가 지금에 와서야 말을 그렇게 바꾼 것이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네가 보여온 태도라든가 이런 것을 보게 되면 그건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도의 취지였는데. 제가 보기에는 남녀 간의 사랑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나이 어린 사람들이 얘기하는 사랑이라든가 혹은 성숙한 판단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좀 신중하게 판단해야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워낙 성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고 성범죄가 횡행하는 사회에서는 좀 더 신중했어야 되는 게 아니냐라는 측면에서 워스트 판결 주셨어요.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저는 이 판결을 워스트로 꼽고 싶은데요. 삼성전자 A/S 담당하시는 분들 아실 거예요.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분들.

    ◇ 김현정> 삼성전자서비스 소속의 기사님들.

    ◆ 백성문> 한 1300명 정도 기사분들이 삼성에서 우리를 직접 고용해 주어야 된다 해서 근로자 지위확인 청구소송을 했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는데요. 전국에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직영은 7개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7개밖에 없어요?

    ◆ 백성문> 나머지 169개는 협력업체가 운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우리 전자제품 고장나서 가면 다 삼성팻말 붙이고 다 옷 입고 계시는데.

    ◆ 백성문> 그렇죠. 삼성 옷 입고 계시잖아요.

    ◇ 김현정> 직원 옷 입고 있는 삼성직원이 아닌 거예요?

    ◆ 백성문> 삼성직원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우리도 삼성 직원으로 만들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거죠, 쉽게 말하면. 그런데 재판부에서는 이분들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라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왜냐하면 169개의 협력업체가 그 자체로 독자적인 회사이기 때문에 이건 파견근무도 아니고 하기 때문에 이건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볼 수 없다라는 판결을 냈거든요. 그런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를 본사에서 불법파견한 노동자로 보고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결정이 있었죠.

    ◇ 김현정> 맞죠, 그렇죠.

    ◆ 백성문> 그러니까 저는 그래요. 법원의 판단은 국민들이 생각할 때 예측 가능하고 좀 일관성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삼성하고 이번 파리바게뜨 사건하고 똑같습니다. 거의 동일한 내용이에요. 동일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 이걸 때는 이러고 저걸 때는 저러고라는 느낌이. 저는 국민들한테 그런 재판부의 판단 자체가 불신을 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이 판결이 워스트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워스트 판결로.

    ◆ 노영희> 그런데 그건 조금 우리가 조심해야 되는 게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사와 관련된 사건은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았고요. 고용노동부에서 불법파견됐다 정도로 얘기한 것이어서 이번에 삼성전자 A/S 담당하는 직원과의 연관성에서 설명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를 하고.

    ◇ 김현정> 그 부분은 알려드리고. 어쨌든 법원에서 삼성전자 직원 복장을 입고 삼성전자의 모든 일을 전담으로 하고 있는데 직원은 아니라고 한 결정 참 씁쓸했다 이런 말씀입니다.

    ◆ 노영희> 그런데 거기서 한마디 제가 더 드리면 이게 그렇게 들리기도 하고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저는 법리적으로는 이 법원의 판단이 맞다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법리적으로는? 어떤 부분 때문에요?

    ◆ 노영희> 왜냐하면 협력업체는 독립적인 사업체고 삼성이 소속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삼성하고 실은 대등관계라고 원래는 봐야 돼요. 대등관계가 실제로는 아니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분들은 처음부터 삼성에 들어간 게 아니고 협력업체에 들어간 것이고 계약서도 그런 식으로 썼거든요. 그러니까 삼성전자 복장을 입었다는 것은 대행해서 일을 한다는 것이지 삼성전자 직원이라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쉬운 면은 물론 있겠지만.

    ◇ 김현정> 법리적으로 그렇다는 건 백 변호사님도 아실 거예요. 아시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법의 허점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 부분 지적하시는 거죠.

    ◆ 노영희> 그렇습니다.

    ◆ 백성문> 국민들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삼성전자 옷을 입고 정말 모두 다 삼성의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인데 삼성 직원이 아니라는 게 와닿지가 않잖아요.

    ◇ 김현정> 에어컨 고치러 오시는 그분이 저는 아닌지 몰랐어요.

    ◆ 백성문> 그런 의미에서 지금 노영희 변호사 말씀하셨던 것처럼 법리상, 제가 이 법리가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좀 아쉽다라는 이런 의미입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다. 청취자 문자 중에는 법리적으로도 이상한 것 아니냐라는 지적도 사실은 있거든요. 우리 사회 어떻게 보면 왜곡된 고용형태다라는 지적들 있습니다. 올해 베스트, 워스트 판결 지금 따져보고 있는데요. 이밖에도 화제가 된 판결, 기억에 남는 판결은 어떤 거 있으세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삼성전자 백혈병 인정 사건 같은 것들. 사실 오늘 삼성 얘기 많이 하는데요.

    ◇ 김현정> (웃음) 그렇네요. 앞에서 아이폰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 노영희> 이따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이 있어서 더 관심이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이군요.

    ◆ 노영희> 그런데 어쨌든 삼성전자 노동자에 대한 백혈병 인정이 상당히 오랫동안 끌어왔던 사건인데 이번에 인정받아서 너무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관련된 국정농단사건이라든가 아니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나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무죄판결. 또 그 다음에 인천 여아 살해사건에 대해서 주범하고 공범에 대해서 20년간 무기징역 판결 각각 내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훈훈한 판결은 없었어요, 백 변호사님? 좀 훈훈한 판결로 마무리짓죠.

    ◆ 백성문> 법정에서 판사분께서 이제 어린 청소년이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열 번 외치라고 했어요.

    ◇ 김현정>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 백성문> 그래서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법정에서 이 청소년이 10번을 외치고 그리고 또 재판부에서 어머니한테도 이제 A군한테 'A야 사랑한다'를 열 번 외치게 했습니다.

    ◇ 김현정> 누구야 사랑한다를.

    ◆ 백성문> 그리고 두 사람이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고.

    ◇ 김현정> 법정이 눈물바다가 되고.

    ◆ 백성문> 법정 자체가 눈물바다가 됐는데 이게 어떤 사연이냐 하면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10년 동안 어머니가 혼자 이 A군을 키웠었는데 어머니가 재혼하니까 가출을 했습니다. 가출을 한 상황에서 이제 이 A군이 돈이 궁해진 거예요. 그래서 인터넷 사기를 저지르려고 어머니 명의의 통장을 만들었어요. 그걸 어머니가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보통 엄마가 알게 되면 감싸주지 이걸 문제 삼지 않잖아요.

    ◇ 김현정> 신고하는 엄마는 별로 없죠.

    ◆ 백성문> 그런데 아들이 더 비뚤어지면 안 된다라고 생각을 해서 소년보호재판 통고제라고 해서 바로 재판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제도가 있거든요.

    ◇ 김현정> 엄마가 그러면 신고를 한 거예요?

    ◆ 백성문> 신고를 해서 바로 재판을 받게 된 거예요. 그래서 재판부 입장에서는 이런 관계에서는 관계만 복원돼도 아이가 더 이상 비뚤어지지 않는다라고 본 거죠. 그래서 통상의 법정과 달리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외치게 했던. 사실 저는 이런 판사분들이 사회를 훈훈하게 잘 바꿔주는 그런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멋있네요, 멋있네요. 서로 사랑한다 말하고 얼싸안고 울었던 그 판결, 올해 가장 훈훈한 판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두 분 올 한 해 고생하셨고요. 청취자 많은 분들이 두 분 꿀잼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판결들 부탁드린다 말씀 주셨고 1518님은 노 변호사님이 너무 아름다워지셔서 배우 같다.

    ◆ 백성문> (웃음) 많이 가셨네요.

    ◇ 김현정> 인삿말을 열심히 준비해 오시니까.

    ◆ 노영희> (웃음) 전화 주세요.

    ◇ 김현정> 백 변호사님도 새해부터 인사말 준비 잘해 오시고요.

    ◆ 백성문> 새해부터 준비해 오겠습니다.

    ◇ 김현정> 잘 해 오시고요. 두 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 한 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백성문>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백성문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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