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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타결 성공한 인천공항 정규직화… 남은 과제는?



경제 일반

    극적 타결 성공한 인천공항 정규직화… 남은 과제는?

    불씨 남은 勞勞 갈등 해결 급선무… 같은 갈등 반복 않도록 정부 나서야

    인천공항 출국장 (사진=자료사진)

     

    난항을 겪던 인천공항 정규직화 논의가 해를 넘기기 전에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한동안 노노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노사는 지난 26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방안에 합의하고 정규직화 대상과 방식 등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공식 외부일정으로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도 "공항가족 1만명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공항공사 본사에 고용된 정규직 인원은 약 1200명에 불과한 반면 비정규직은 약 1만명에 달해 정규직 전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채 약속했던 연내 정규직 전환도 불투명했다.

    특히 사측은 '생명·안전 업무'의 범위를 ‘항공기 항행·운항’으로 한정지었던 반면, 노조는 "1만여명 비정규직 중 겨우 800여명만 본사에서 고용하겠다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정규직 전환 대상 등을 놓고 노사가 팽팽히 맞섰지만, 노사 간의 적극적인 교섭 끝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2940명만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 70% 인원은 자회사를 세워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박대성 지부장은 "절반 정도의 성공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정규직 전환 합의에 성공한데다, 비록 7천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를 통해 고용됐지만, 자회사 직접고용 전환자의 임금과 노동조건 수준이 공사 직접고용 전환자보다 낮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의문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또 박 지부장은 노사공동운영협의회를 구성해 향후 정규직 전환 과정을 노사 모두 책임을 갖고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노사 합의에도 인천공항 정규직화 논의는 아직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

    우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일부 협력업체들의 계약기간이 최장 3년까지 남아있어 2020년까지 정규직 전환 과정이 마무리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정규직 전환 대상과 방식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은 물론, 노동자 간에도 갈등이 불거졌지만, 정부가 이를 사실상 방치한 바람에 향후 다른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논의에도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노총 희망노조는 사측과 민주노총이 만든 합의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논의를 위해 세워진 노·사·전 협의회에 참석했는데, 직접고용 대상에 보안검색 분야 인원이 포함된 데 대해 반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정규직 이기주의' 논란까지 불렀던 기존 정규직 노조의 반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이들의 경력에 관계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개 경쟁채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공사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담은 '2017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단체교섭가합의안'을 지난 21일 부결시키며 기존 지도부를 불신임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노-노(勞-勞) 갈등을 부른 근본 원인은 정부에 있다. 애초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 등을 발표하면서도 정규직화 대상과 고용 방식 기준을 밝히지 않고 각 공공기관 자율에 맡기면서 각 사업장마다 격렬한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기본적으로 해를 넘기지 않았고, 노사 합의를 끌어낸 덕분에 노사가 책임감을 공유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차선의 대안을 선택하고 합의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과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노총이 합의에 불참했고, 정규직 노조 지도부가 탄핵되는 등 갈등이 빚어져 후속 과제가 만만치 않다"며 "앞으로 정규직 전환 과정을 완성하기가 쉽지 않아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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