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가 본사 직영 온라인몰을 통해 대리점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기저귀를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런 가격차별이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유한킴벌리 본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맘큐'는 기저귀 가격이 대리점 공급가격보다 훨씬 싼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가 소비자들 대상으로 직접 파는 가격이 대리점이 납품받는 가격보다 싸다보니 대리점들은 가격을 맞추다보면 수익이 거의 없거나 손해를 볼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대리점 사장은 “가격비교가 되기 때문에 본사에서 받은 원가로 슈퍼마켓에 물건을 주고 있다”면서 “그래도 ‘폭리를 취한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맘큐에서 파는 신생아용 기저귀 '퍼스트케어 1단계'는 대리점 공급가격이 5만1180원이자만 맘큐에서는 회원만 가입하면 4만5300원에 살수 있다.
대리점 도매가격이 본사 직영점에서 파는 소매가격보다 13%나 비싼 것이다.
다른 제품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어린이용 기저귀인 굿나이트는 대리점 납품가격이 7만 520원인데 반해 맘큐의 소매가격은 6만 2500원이다.
하기스매직팬티 4단계는 맘큐에서는 패드당 152원에 팔고 있지만, 대리점은 180~190원에 공급받고 있다. 대리점이 납품받는 가격이 20% 이상 높은 셈이다.
대리점들이 본사와 버거운 가격 경쟁을 해야하는 희한한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한 대리점주는 "슈퍼마켓에 기저귀를 원가에 넘겨도 '폭리를 취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1번가, 쿠팡 등 온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이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퍼스트케어 1단계의 경우 11번가는 3만5000원대~3만8000원대다. 대리점주들은 "본사가 온라인 유통 상인들에게는 더 싸게 물건은 공급해주기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 본사는 물량할증과 판매장려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대리점 납품가격은 더 낮아진다는 입장이다.
물량할증은 기저귀 10박스를 사면 1박스를 덤으로 더 주는 방식이고, 판매장려금은 월마다 전체 물건 구입 액수를 보고 일정부분 가격을 깍아주는 것이다.
본사 관계자는 "퍼스트케어 1단계의 경우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가격이 4만2195원으로 떨어진다"면서 "맘큐 가격보다 3천원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의 해명은 두 가지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물량할증은 일정 물량을 사야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리점들은 재고의 부담을 떠안아야만 받을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리점주는 "온라인몰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아 기저귀가 슈퍼에서 팔리지 않는데 어떻게 10박스씩 구입하느냐"면서 "물량할인은 있으나마나한 그림의 떡"이라고 전했다.
또 대리점은 사실상 판매장려금을 통해 수익을 유지하는데 이를 가격 차별을 만회하는데 다 써버리면 수익을 낼수 없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유한킴벌리는 온라인 유통채널에 대한 공급가격은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이런 가격 차별에 대한 제소가 있었지만 최근에서야 "거래조건을 부당하게 차별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 및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유한킴벌리 대리점 포기각서 강제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공정위가 새정부 들어서는 다른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