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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가치, 이제 공동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정치 일반

    "아파트의 가치, 이제 공동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인류학자 정헌목, 현장연구 통해 아파트 입주민 삶과 가치 기록

    - 신간 '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
    - 60년대 중산층 주거공간으로 기획된 아파트, 현재는 부의 척도
    - 입주 전 활발했던 집단활동, 입주 후 사라져…
    - 아파트, 경제적 가치 外 사회적 가치 바라 볼 필요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21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헌목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 정관용>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절반 정도입니다. 대도시로 가면 70% 이상이라고 봐야 되겠죠. 이번에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네요. 아파트 단지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헌목 교수인데요.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정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정헌목> 반갑습니다.

    ◇ 정관용> 정 교수님도 아파트에 사시죠?

    ◆ 정헌목>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아니에요?

    ◆ 정헌목> 네.

    ◇ 정관용> 한 번도 안 살아보셨어요?

    ◆ 정헌목> 그게 아예 안 살았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려운데요. 제가 부모님께 듣기로 1살인가 2살인가에 6개월 정도 살았다고 말씀은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기억에 없죠, 당연히.

    ◇ 정관용> 그럼 어린 시절부터 어디에 사셨어요?

    ◆ 정헌목> 주로 이제 저층 주거지라고 그러잖아요. 연립주택의 1층 혹은 이런 데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인류학자이시죠.

    ◆ 정헌목>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최근 보니까 현장 연구, 필드리서치를 통해서 아파트 단지에 사시는 분들을 일일이 면담도 하고 관찰도 하고 이러면서 펴낸 연구서더라고요. 그런데 본인이 직접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서 그걸 하신 거군요.

    ◆ 정헌목> 맞습니다.

    ◇ 정관용> 왜 이런 연구를 하자고 생각하셨습니까?

    ◆ 정헌목> 글쎄요. 제가 사실은 인류학자로서 원래 관심을 갖고 있는 건 현대 한국사회의 도시주거 그리고 지역공동체 이런 문제들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시다시피 아파트라는 공간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한국의 어떤 주거 양식으로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아파트잖아요. 거기다가 플러스로 해서 인류학에서 주로 많이 하는 작업이 사실은 타자에 대한 연구예요. 뭐 타문화 그리고 다른 문화 다른 사회에 대한 연구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한국사회에서 같이 살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한테는 여전히 아파트 단지라는 공간은 타자로서 다가왔고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어떤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도 인류학의 연구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아파트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그래서 도대체 뭡니까?

    ◆ 정헌목> 그게 사람마다 좀 다를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보통 아파트에 산다고 했을 때 아파트를 우리는 공동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헌목> 아무래도 그건 아파트는 굉장히 파편화된 공간이고 개인주의적이고 서로 간에 잘 모르고.

    ◇ 정관용> 심지어 바로 앞집도 잘 모르잖아요.

    ◆ 정헌목> 그렇죠. 제가 책에서도 쓴 이야기인데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사람들 만났을 때 오히려 인사하지 말아야 된다라는 게 오히려 규칙이죠.

    ◇ 정관용> 사실은 인사해야 되는데 안 하죠, 지금.

    ◆ 정헌목> 오히려 인사하면 굉장히 쭈뼛거리면서 도대체 이 사람이 뭔데 이러는 거지 나한테 뭐 팔려고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그런 공간이 바로 아파트일 텐데요.

    ◇ 정관용> 공동체는 아니다?

    ◆ 정헌목> 맞습니다. 그게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공동체는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어차피 현재 한국에서 60% 이상, 70%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이 현실에서 그러면 이 아파트라는 공간 자체가 함께 사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니까 단지라는 건 결국에는 하나의 단지 안에는 작게는 수백 세대에서부터 많게는 몇 천 세대의 사람들이 살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공동 관심사를 갖게 되고 공동의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그런 점들을 넓은 의미에서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요.

    ◇ 정관용> 전통적 의미의 공동체는 아니지만 새로운 의미의 공동체이기도 하다?

    ◆ 정헌목>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아파트 단지가 아파트는 공동체다 이렇게까지 제가 주장하려는 건 아니고요.

    ◇ 정관용> 게다가 요즘은 아파트 단지가 외부에서 못 들어가게 막아놓잖아요.

    ◆ 정헌목>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안에 공원도, 학교도 다 짓고.

    ◆ 정헌목> 그렇죠.

    ◇ 정관용> 완전히 자기들만의 성 같은 걸 만들지 않습니까?

    ◆ 정헌목>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공동체는 아니다, 전통적 의미의. 참 희한하네요.

    ◆ 정헌목> 그렇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이 책에도 직접 쓰셨던데 아파트는 가장 인기 있는 주거 형태인 동시에 가장 미움 받는 주거 형태이다. 보니까 어떤 점이 인기 있고 어떤 점이 미움 받는 겁니까?

    ◆ 정헌목> 주변을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사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주거 형태 그러면 아파트가 압도적으로 1위거든요. 사람들이 아파트 가격을 보면 사실 알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비싸잖아요.

    ◆ 정헌목> 그렇죠. 평당 요즘 거의 2000~3000 엄청 오르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강남은 5000까지 갑니다.

    ◆ 정헌목> 그렇죠. 이렇게 엄청난 가격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그거는 사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가격 자체가 인기를 보여주는 거는 지당한 사실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왜 인기 있냐고요.

    ◆ 정헌목> 일단은 아파트 역사라는 측면에서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원래 아파트 단지라는 곳은 인기 있는 주거단지가 아니었어요, 한국에서는. 이거는 건축하시는 분들도 많이 작업하셨던 내용이기도 한데요. 한국에서 아파트 단지가 최초로 들어선 게 1962년입니다. 그러니까 박정희 정권 초창기죠, 말 그대로.

    ◇ 정관용> 어디였어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정헌목> 지금 마포 삼성아파트가 위치한 자리인데요. 그 당시에 마포아파트라는 주공에서 지은 아파트입니다. 그러니까 그 이전에도 건물 하나짜리 혹은 2개짜리 아파트들이 있었는데 단지라는 이름이 붙은 건 최초였어요, 60년도에. 62년도에 한국에서 최초의 아파트 단지가 지어졌을 때부터 사실은 아파트는 중산층을 위한 공간으로 기획이 되었고 설계가 되었고 그리고 당시 정치 권력의 입장에서도 이 아파트를 어떤 근대적인 주거 모델의 전파를 위한 첨병 정도로 생각을 해서 그 이후에 작업을 펼쳤습니다. 그래서 70년대 강남 개발이라든가 그 이후에 80년대 목동 그리고 강북 지역 그리고 90년대 초로 오게 되면 이른바 신도시들 분당 1기 신도시들 있죠. 이렇게 계속해서 아파트 단지들이 확산되는 과정이 돼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아파트 단지라는 공간에 당시 한국의 경제 성장의 과실들이 주거의 측면에서는 집중적으로 투자가 되는 면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 주거환경 자체가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었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아무래도 아파트에 더 살기를 선망하게 되고. 또 플러스로 아파트에 산다라는 건 결국에 사회적인 차별화 장치로써 작용하는 측면도 있었죠. 어떤 아파트에 산다. 예를 들면 압구정 현대에 산다 반포주공에 산다. 최근에는 타워팰리스라든가 아니면 반포나 이쪽에 자이, 래미안 이런 단지에 산다라는 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에 도달했다라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 정관용> 연립주택단지나 이런 데보다는 확실히 주거환경이 좋아졌고 아파트 단지들이. 그러다 보니 값이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 신분을 상징하게 되는 게 되고 그래서 인기 있다 이 말이잖아요.

    ◆ 정헌목> 맞습니다.

    ◇ 정관용> 미움 받는 이유는 뭐예요, 아파트가 .

    ◆ 정헌목> 보통은 우리가 어떤 주거 형태에 대해서 미워하지 않죠,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놀랍게도 주거공간에 대한 사회적 담론들 그리고 학술적인 담론들을 찾아보면 아파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정관용> 특히 건축가들은 많이 비판합니다.

    ◆ 정헌목> 맞습니다.

    ◇ 정관용> 도시 설계하시는 분들 많이 비판합니다.

    ◆ 정헌목> 그렇죠. 저도 그리고 사실은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기는 하거든요. 사실 책에서도 그 얘기를 쓰기는 썼지만 제가 아파트에 대해서 연구하게 된 계기 자체가 아파트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시작은 했었어요. 비판하는 입장들을 보게 되면 아파트 단지가 일단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기의 주범 그리고 주변의 도시 공간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있는 어떤 자폐적인 공간, 차별적인 공간 이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떤 도시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주범으로서 이야기들이 많이 되어 왔죠.

    ◇ 정관용> 실제로 이 책의 연구 대상은 신도시 지역에 있는 한 1만 세대 가까운 아파트단지더라고요.

    ◆ 정헌목> 맞습니다. 1만 세대 좀 안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가까운. 거기에서 직접 주민들도 만나고 현장을 지켜보고 하면서 연구하신 거 아니겠습니까? 그 단지 안에 사는 주민들의 입에서 조금 아까 말한 인기 있는 이유와 미움 받는 이유가 다 드러나던가요?

    ◆ 정헌목> 사실은 미움 받는 이유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정헌목> 그렇습니다.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 대해서 굳이 안 좋은 이야기를 연구자 앞에서 할 이유는 없죠. 아마도 그게 어찌 보면 제가 인류학자로서 인류학적 접근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은 드는데요. 그러니까 아파트에 대해서 어떤 뭐랄까요. 거리를 두고 담론의 차원에서, 공간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혹은 부동산 투기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하기는 사실은 쉽고 어느 정도 맞는 것이 사실이죠. 그리고 아파트가 가진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실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아파트라는 공간이 문제적이라고 해서 그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자체가 문제적이지는 않거든요.

    ◇ 정관용> 다른 얘기죠, 그거는.

    ◆ 정헌목> 그렇죠. 그래서 그럼 그 사람들에 대한 얘기들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생생하게 몇 가지 사례를 좀 알려주시면.

    정헌목 교수 (사진=시사자키)

     


    ◆ 정헌목> 저의 연구 같은 경우에 이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을 하는데요. 물론 제가 그때부터 직접 참여관찰이라고 불리는 인류학의 연구 방법을 쓴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공사가 2000년대 중반에 들어가거든요. 그 시기는 아마도 지금 재건축 앞둔 혹은 입주 앞둔 아파트 입주 예정자분들이 대부분 공감하실 텐데 인터넷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발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몇 만 건 정도의 게시물들, 댓글들이 남아 있어서 그것들을 쭉 살펴봤어요. 그래서 살펴보면서 과연 재건축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런 것들을 봤는데 재미있는 건 일단 입주 이전에는 사람들이 이 아파트 단지가 어떤 형태로 완공이 될지 쉽게 머릿속을 그리기는 어렵습니다. 조감도만 봐서는 모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온갖 부정적인 소문들이 나돌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재건축 같은 경우는 건물 사이의 동 간 거리가 짧거든요, 상대적으로. 그래서 이 짧은 동 간 거리 때문에 이쪽에 와서 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값이 내려갈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이 안에서 조경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떤 나무를 어떻게 심을 것인지 혹은 앞에 아파트 건물 외관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이런 문제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입주 이전부터 주민들이 엄청나게 많은 단체 활동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활동들을 하고 또 하나 뭐가 있냐 하면 재건축 같은 경우는 재건축조합이라는 주체가 공사 건설의 주체가 되죠.

    ◇ 정관용> 각종 비리도 많이 터지고.

    ◆ 정헌목> 맞습니다. 그 비리에 대한 얘기를 좀 많이 다뤘어요. 그래서 재건축조합 비리에 맞서서 일반 조합원들이 다른 조직을 결성하고 그에 대해서 싸우고 이런 이야기들까지 입주 전에는 그런 얘기들을 다뤘고요. 입주 이후의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자면 입주 이후에 사실 사람들이 입주 이전에는 그렇게 활발했던 집단활동이 입주 이후에는 깨끗하게 사그라듭니다.

    ◇ 정관용> 이미 어쩔 수 없으니까.

    ◆ 정헌목> 그렇죠. 그 이후에는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그래서 입주 이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해진 그리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진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여전히 집단적인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아마 제 책에서 다룬 사회는 아니지만 아마도 청취자분들께서 제일 익숙할 만한 사례를 하나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해 전, 한 3년 정도 됐나요. 3~4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배우 김부선 씨가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난방 비리 문제가 드러나면서 다른 주민들과 시비도 붙고 그래서 결국 난방열사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 정관용> 떠들썩했죠.

    ◆ 정헌목> 그렇죠. 이슈가 되었죠. 그 경우를 보면 결국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작든 크든 간에 소수의 일부 주민들이 입주자 대표회의를 장악하고 그 안에서 각종 이권들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실 김부선 씨의 차례가 잘 보여준 건데요. 그러면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 정관용> 무관심하고.

    ◆ 정헌목> 선거를 한다 그러면 선거율이, 투표율이 7%대 초반밖에 안 나오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정헌목> 보통 다른 선거들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낮은 투표율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일부 주민들은 그 입주자 대표회의 비리 그리고 관리비 비리 문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또다시 마치 입주 이전에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과 맞섰던 것처럼 입주 이후에는 다른 그런 비리, 관리비 문제에 대해서 맞서는 다른 움직임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제 책에서 다룬 사례 중에서 중요한 사례 중에 하나인데요. 일부 주민들이 자생단체를 만들고 그 자생단체를 만들어서 처음에는 아파트 단지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안전이라든가 이런 걸 확보하기 위해서 공동 활동을 하다가 그러다 보니까 결국 다른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더라는 거죠. 대표적으로 입주자 대표회의 문제라든가 관리비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그 이야기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결국에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까지 당선이 되는 성과를 거두게 돼요. 그런데 물론 이 자체는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적다라는 걸 반증하는 거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투표율 자체가 워낙 낮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대다수의 무관심 그러나 소수의 정치화. 그런데 새로운 어떤 이슈가 생겨서 주민들이 관심 받고 자발적으로 참여를 하다 보면 또 금방 입주자 대표까지도 차지할 수 있는. 그리고 또 몇몇 아파트 단지는 그렇게 참여하신 분들이 입주자 대표가 돼서 열과 성을 다해서 주민들을 설득해서 예를 들자면 창문의 위치 같은 걸 싹 바꾸는 공사를 한다든지 전기료를 대폭 낮추도록 대단위 시설투자를 한다든지 이렇게 하는 모범적인 사례들도 있거든요.

    ◆ 정헌목> 맞습니다. 제 책에서도 그런 사례들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마지막 결론이에요. 책 제목이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아파트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 정헌목> 제가 사실 제목에 쓴 가치라는 건 중의적으로 쓴 표현이거든요. 보통 우리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볼 때는 절대적으로 경제적 가치로 바라봅니다.

    ◇ 정관용> 평당 얼마.

    ◆ 정헌목> 그렇죠. 부동산 시장 가격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하죠. 그런데 사실 아파트라는 공간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고 그러다 보니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으로 환원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인 가치들, 복합적인 가치들이 혼재해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 단지 내에서 공용 공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입주자 대표회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아까 전에 말씀하셨던 그 다양한 사례들이요. 그래서 그런 여러 사례들을 같이 고민할 때 있어서 사실은 우리 한국에서 아파트가 밟아온 길을 봤을 때 경제적 가치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경제적 가치를 시발점으로 해서 추종된 다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여러 활동들이 사회 전반에 다른 공공성, 공익적인 활동과 연결할 수 있는 그런 측면들을 함께 바라봐야 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결국은 대다수 무관심은 어쩔 수 없으나 소수라도 더 관심 갖고 참여하자 이건가요?

    ◆ 정헌목> 간단하게 얘기하면 그렇게 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사실 궁극적으로는 대다수의 무관심이 옳다고만 볼 수 없겠죠.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 정관용> 그러니까 이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도 좀 이제 공동체일 수밖에 없는 우리 단지 문제에 관심 갖고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무관심을 일깨워야 된다. 그래야 복합적 가치 있는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

    ◆ 정헌목> 더 이상 경제적인 가치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함께 살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공동의 문제들도 가치의 측면에서 사회적인, 함께하는 가치의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앞으로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문화운동 이런 것도 한번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 정헌목> 그러게 말입니다.

    ◇ 정관용>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헌목>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헌목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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