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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AI, 손잡고 판 흔든다



IT/과학

    판 커지는 AI, 손잡고 판 흔든다

    LG-네이버, 삼성-카카오 '콘텐츠×하드웨어' 시너지…AI 생태계 확장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이 재밌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음성인식'을 필두로 하는 AI 스피커를 두고 하드웨어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 간 동맹이 눈에 띈다. 선점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몸집을 키워 선두 자리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서다.

    ◇ LGU+ 스마트홈-네이버 AI 플랫폼 만났다…AI 스마트홈 구축

    LG유플러스는 18일 네이버와의 합작품 AI 스마트홈 서비스 'U+ 우리집AI'와 이를 적용한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를 선보였다. 가입자 수 100만 명을 확보, 스마트홈 업계 1위인 LG유플러스는 홈 IoT와 IPTV에 네이버의 AI 스피커를 접목해 홈 미디어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AI 스피커 출시는 다소 늦었지만, 자사의 유통망, 인프라 및 홈 고객에 네이버의 AI 기술력과 검색력, 콘텐츠 등이 만나면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프렌즈+는 일정관리, 음악 재생 등 기존 AI 스피커 기능 외에 AI 셋톱박스처럼 IPTV와 콘텐츠 조작이나 각종 IoT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키워드 VOD 검색'도 강점이다. 영화 제목을 몰라도 "눈물 쏙 빼는 영화 찾아줘"라고 명령하거나 장르, 배우, 감독 등 키워드를 말하면 관련된 VOD와 평점, 줄거리까지 알려준다.

    말만 하면 LG생활건강, GS리테일의 수만가지 상품을 주문부터 결제까지 당일 배송으로 살 수 있다. 집 앞까지 배달도 된다. 네이버의 AI 통·번역 서비스인 '파파고' 엔진을 탑재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 번역도 지원한다.

    LG와 네이버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달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한 스마트스피커 스마트씽크 허브를 선보였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고, 음악, 번역, 영어 대화, 뉴스, 검색 등 네이버 '클로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더했다.

    ◇ "빅스비, 카톡 보내줘" 카카오미니로 삼성가전 제어

    LG와 네이버가 손잡았다면, 삼성은 카카오와 손잡았다. 지난 9월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자사의 AI 비서 '빅스비'와 '카카오i(아이)'를 연동하고 AI 분야 협력을 선언했다.

    이로써 국내 1~2위 양대 전자와 포털이 뭉친 셈이다. 방식은 조금 다르다. LG와 네이버의 동맹이 하드웨어와 AI 플랫폼·콘텐츠의 접목이라면 삼성과 카카오는 플랫폼 대 플랫폼의 결합에 좀 더 가깝다. 라이벌 AI끼리 손잡은 것이다.

    예를 들어 빅스비로 카톡을 보내거나 카카오내비로 길을 찾고,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통해 음성만으로 삼성의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북미 가전제품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는 물론,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 연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선발주자들에 비해 DB 구축이나 음성인식 기술 자체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와의 콜라보는 빅스비의 약점을 보완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국내 1위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한 각종 서비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자랑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은 물론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글로벌 제조사인 삼성과 손잡으면서 스마트홈 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는 콘텐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상대 서비스를 관문 삼아 이용자를 늘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빅스비와 카카오아이의 협력으로 국내 AI·음성인식 시장을 확대해 편리하고 더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콘텐츠·플랫폼×하드웨어 '시너지 기대'…접점 늘려 점유율 확보

    삼성과 LG의 AI 동맹은 단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 산하가 된 글로벌 오디오 기업 하만은, 탑재된 AI가 전부 제각각인 여러 AI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JBL 링크 시리즈, MS 코타나를 탑재한 하만카돈 인보크,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하만카돈 얼루어 등이다.

    LG전자도 아마존, 구글과 손잡고 AI 스마트홈 분야에서 해외 기업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현재 LG 스마트 가전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도 지원하고 있다.

    더이상 하드웨어 제조사 하나에, 하나의 AI 서비스가 아닌, 서로 이해관계만 맞으면 하드웨어만 제공하고 다른 회사의 AI를 제공하는 형태의 동맹이 가능해진 셈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높은 출력이나 다양한 기능을 내세운 스피커(하드웨어) 개발 회사와 고도화된 AI 플랫폼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의 연합 체계가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IT 공룡들은 적과의 동침마저 앞섰다. 아마존은 지난 1월 포드와 제휴, 음성명령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는 알렉사에게 목적지 추가, 인터넷검색 등은 물론 차량 연료 확인, 교체부품도 자동 주문할 수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음성비서 상호 협력을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각 사의 AI 음성비서인 아마존 알렉사와 MS의 코타나를 연동한다는 것이다. 이메일, 일정 관리 등 서비스가 없는 아마존은 MS와 손잡아 이를 보완하고, MS는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경쟁 서비스끼리 손잡는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똑똑해지고 정교해지는 AI 특성상 사용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제휴사를 확보하면서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려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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