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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처제 성폭행사건 '무죄'…여성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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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필리핀 처제 성폭행사건 '무죄'…여성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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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사진)
    필리핀 처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제주지역 여성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 결혼식 참석 위해 제주도에 온 필리핀 가족들

    지난 2016년 11월 30일 필리핀 여성 A씨와 한국 남성 B씨(38)는 혼인신고를 한다. 필리핀 여성 A씨에게는 전 남편의 딸이 있었다.

    이들의 결혼식 날짜는 2017년 2월 18일.

    A씨의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동생 C양(20)은 결혼식 참석을 위해 2016년 12월 30일 필리핀에서 제주도로 입국해 이들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 결혼 전 발생한 처제 성폭행 사건

    공소 사실에 따르면 B씨는 결혼식 나흘전인 전인 2월 14일, 아내 A씨를 필리핀 지인과 편히 쉴 수 있게 해 주겠다며 제주시내 호텔을 예약해 투숙하도록 권유하고 15일 새벽 혼자 집으로 귀가했다. 집에는 A씨의 가족들이 자고 있었다.

    B씨는 거실에서 잠을 자던 처제 C양의 옆에 누워 신체를 만지고, 잠에서 깨어 당황해 하는 처제의 손을 잡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C양은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옆 벽에 몸을 붙여 누워 있었고, 이때 A씨의 전남편 딸이 함께 들어온다. B씨는 딸을 재운 뒤 처제를 힘으로 눌러 성폭행했다.

    B씨는 결혼식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은 필리핀 처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측은 재판정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가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고,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를 억압해 강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1심 재판부 무죄 선고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제갈창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19일 B씨에게 제출 증거 미흡과 사건 당시 피해자의 행동 등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측은 '과거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는 데다, 무섭고 당황스러워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가 심장병을 앓고 있는 까닭에 무슨 일이 생길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61㎝의 키와 67.5㎏의 체중을 가진 피고인이 폭행 없이 단지 피해자의 팔을 잡고 몸을 누르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항거를 억압하고 피해자를 강간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몸부림을 쳤다'거나 '겁이 나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누워 있었다'거나, 또는 '울다 잠이 들었다'는 것 외에는 자신에게 닥친 절박한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범행을 당했다는 2월 15일 피고인과 피해자가 단둘이 차를 타고 결혼식에 사용할 답례품을 찾으러 갔다 삼양해수욕장 인근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이는 강간 피해를 당한 사람이 그 직후에 보일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 제주여성단체 "가해자의 특수한 관계 등에 대한 고려 없어"

    제주여성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주여성 친족 성폭력 사건에 따른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꾸리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공대위는 15일 "1심 재판부가 피해자 저항이 없었다는 이유로 동의한 성관계로 판단했고, 이주 여성으로서의 특성, 피해자와 가해자의 특수한 관계, 피해자의 관점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죄를 선고했다"며 반발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현재 피해자는 성폭력 충격으로 정신과 진료와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 4월 3일 이혼했다.

    공대위는 오는 1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재판부의 판결에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하고, 그간의 사건 경위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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