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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사랑의 온도계, 그래도 올라가야



종교

    [CBS 논평]사랑의 온도계, 그래도 올라가야



    해마다 연말이 되면 쌀쌀한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풍경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세워진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그렇고, 가난한 달동네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연탄배달 손길이 그러합니다.

    이 맘때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이웃을 생각하며 넉넉하지 않은 호주머니를 털어 이웃돕기 행렬에 동참합니다.

    그런데 올해 연말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릅니다, 따뜻한 정을 나누는 기부의 손길이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희소병을 앓고있는 딸을 위해 기부한 돈으로 호화생활을 한 이영학 사건과 백억원대 기부금을 횡령한 어느 기부단체의 비리, 그리고 사회복지단체를 운영해온 어느 목회자의 기행과 비리 등이 연이어 폭로되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려는 선한 마음에 큰 상처를 줬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서 연말 개인기부자들의 손길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난해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기업의 기부활동에 대한 시선도 싸늘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들 역시 예전과 달리 기부금 모집에 조심스런 분위기입니다.

    기부단체를 못믿겠다, 내가 낸 기부금이 과연 제대로 쓰일지 의문이다. 기부금 내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따뜻해야 할 연말의 이웃사랑열기는 안타깝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렸습니다.

    실제로 연말 기부문화의 상징적 존재인 구세군 자선냄비도 지금끼지 실적이 기대이하입니다. 주말마다 촛불시위로 가두모금에 어려움이 컸던 지난해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밀알복지재단의 경우에도 해마다 크게 늘어나던 후원금이 올해들어 주춤해졌다고 합니다. 월드비전 등 대표적 구호단체들도 해외지원사업 축소를 고민해야 할 상황입니다.

    정부가 공인한 기부창구인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번 주초까지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억이 모자라는 648억에 그쳤습니다.
    모금실적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계는 지금 24도에 불과합니다. 100도가 되어 사랑의 물이 펄펄 끓어야하는데, 모금목표 달성비율이 불과 24%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빈대잡기 위해 초가집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투명하고 정확한 기부금 집행으로 신뢰를 쌓아온 단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밀알복지재단 등 일정규모 이상의 공익법인은 사용처 공개가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단체가 실제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 국민의 기부참여율은 26.7%입니다. 네 명중 한 명만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는 말인데요, OECD 평균은 43.5%입니다. 선진국 절반수준인 것이죠, 올해 날씨가 유독 춥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랑의 온도는 올라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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