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문과대 소속 A교수의 성희롱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출처=독자 제공)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소속의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대자보가 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는 14일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A 교수님은 수업에서 여학생들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하였던 사실을 제발 사과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A 교수가 "수업시간에 조모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여학생 모두를 강단 앞으로 불러내고, 남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골라가도록 했다"고 적혀있다.
피해 학생들은 "남학생들이 고민하는 모습이 소위 룸싸롱의 초이스 상황과 겹쳐졌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또 피해 학생들은 A 교수가 수업 뒷풀이 자리에서 "술자리에 여자가 없으면 칙칙하지"라고 언급하며 여학생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테이블 마다 한 명씩 배치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피해 학생들은 A교수가 강제로 춤을 추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자보에 "춤추며 흥을 돋우는 무희를 생각하셨느냐",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탬버린 같았다"고 적었다.
학생들은 "A 교수가 여는 수업이 전공 필수 과목이기에 안 듣기도 어렵지만, 진상을 아는 선배들은 졸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수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14일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문과대 소속 A교수의 성희롱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출처=독자 제공)
피해 학생들은 학교 측의 미진한 대응도 지적했다. 지난 4월부터 A 교수와 학생이 참여한 학교 차원의 간담회가 열렸고, 이후로 학생들은 A교수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사안이 불거 졌을 때 학교 차원의 간담회를 진행 했고, 해당 교수에 대해 이번 2학기부터 학부 강의를 무기한 금지 조치 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A 교수가 대체적인 사실 관계를 인정했으며 서면으로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교수는 최근까지 방송에 출연하고, 언론에 글을 기고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