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근혜정권 '실세 수석'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세번째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14일 열린다. 최근 '적폐수사'에서 잇따른 영장기각 사태를 맞은 검찰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좌절의 기록을 하나 더 추가할지 이목이 쏠려 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30분 열릴 영장심사는 우 전 수석의 국가정보원을 동원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다룬다. 자신을 감찰하던 특별감찰관의 뒷조사, 정권 비판적인 교육감·과학기술인 등의 뒷조사를 국정원에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혐의다.
검찰로서는 우 전 수석의 세번째 구속영장이 또 기각되는 경우 적폐수사 동력 확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공무원의 정치중립이란 헌법상 의무나, 국민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서울중앙지검 관계자)이라며 헌법까지 강조할 만큼 검찰은 우 전 수석 신병확보가 절실하다. 적폐수사 주요 피의자들 신병에 대한 법원의 최근 기조가 유리하지만은 않아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명박정권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피의자들을 줄줄이 풀어줬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영장전담부가 전날 영장을 기각했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구속적부심 재판부가 지난달 영장전담부 판단을 10여일만에 뒤집고 석방했다.
박근혜정권 국정원의 정치공작 피의자 중에서도 우 전 수석의 '절친'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영장이 지난주 기각됐다. 현정권 인사로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속영장이 2연속 기각됐다.
우 전 수석에 개인에 대한 법원의 일관된 '관용'도 검찰이 신경쓰는 대목이다. 법원은 지난 2월 박영수특검팀이 청구한 1차 구속영장, 2개월 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2차 영장 모두 기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영장을 기각했던 권순호 부장판사가 이번 영장심사를 다시 맡는다.
이에 따라 3차 영장기각 사태 발생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들 관련 법원의 판단은 대체로 "제시된 범죄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유였다. 이는 혐의 입증이 불충분하다, 수사가 미비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 검찰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반면, 법원은 법원대로 '우병우 사단' '우병우 편향 사법부' 논란에 휩싸일까 곤두서있다. 한 판사는 "하필 그렇게 업무가 진행되는지 참 얄궂다"고 말했다. 법원이 고려할 만한 사항은 이미 기소돼 있는 '국정원 외 혐의' 말고 우 전 수석에 대해 국정원 관여라는 새로운 혐의가 제시돼 있다는 점이다.
법원도 검찰도 예의주시하는 '우병우 영장심사'는 이르면 이날 밤 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