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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틸러슨 제안으로 '한반도 정세' 전환점 맞나



통일/북한

    美 틸러슨 제안으로 '한반도 정세' 전환점 맞나

    北 호응 여부가 최대 관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사진=장규석 워싱턴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파격적인 제안을 함에 따라, 강 대 강 대치국면의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턱을 크게 낮추는 전향적 제안을 했다. 틸러슨 장관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을 향해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설적으로 "그냥 만나자. 당신(북한)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 얘기를 할 수 있다. 사각 테이블인지, 둥근 테이블인지에 흥미를 갖는다면, 그것에 관해 얘기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에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핵·미사일 시험 중지, 개발 중지, 수출 금지 세 가지를 꼽은 적이 있고,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도 지난 6일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이를 이행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언에 비해 틸러슨 장관의 제의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사실상 대화의 문턱을 없앤 셈이다. CNN 방송 등 미국 언론도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초대장을 북한에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백악관은 신중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승인했는지 여부가 아직 모호하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 이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위험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틸러슨 장관이 북한을 향해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밝히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어서 대화 가능성을 일축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틸러슨 장관의 제의가 그동안 북미 간에 진행된 물밑 접촉 결과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최근 동향과 맞물려 국면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29일 화성 15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고 밝히는 등 대화 신호를 대외에 발신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이 최근 제프리 펠트먼 유엔사무차장의 방북을 받아들여 북-유엔간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내부적으로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외부를 향해서는 국면전환을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정치적으로 선언한 만큼 이제는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기 보다는 미국의 반응을 봐가며 국면전환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의 조건으로 강조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는 연기 또는 축소로 방향을 잡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 정부는 내년 봄 추진 중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뒤에 실시하자고 미국 정부에 공식 요구했고, 미국 역시 한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할 것 같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메시지에 대해 13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대화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이런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도움이 된다면 대화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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