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문제 언급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민간 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정부가 여태껏 그렇게 해오지도 않았다"면서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 달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권 인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금융 지주회사 CEO 연임과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거 같다"면서 "금융지주사 CEO가 본인 연임까지 큰 영향력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게 논란의 중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CEO 스스로 가까운 분들로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렇게 해서 연임에 유리하도록 짜가고 있다는 의심이 논란"이라고 지적하고 "유력한 승계 경쟁 후보가 없게 된 상황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시중의 우려처럼 만약에라도 유력하다고 여겨지던 경쟁자를 인사 조치해서 주변에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연임 분위기를 조성한 게 사실이라면 CEO로서 중대한 책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연임을 앞둔 특정 금융지주회사 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져 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11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주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대주주가 없다 보니 현직(회장)이 계속할 수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그런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개선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특정인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가 없다. 문제가 되는 상황이 없다면 거론할 일도 없다"면서 "다만 위원장의 발언에 어떤 배경이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들도 나름의 승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BNK의 경우 갑자기 회장에게 문제가 발생하자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프로그램이 없어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논란도 발생했다"면서 "이런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과거 재벌 총수처럼 권한은 강한 반면 책임은 적게 진다는 지적과 관련해 "그런 비판도 있고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주회사 회장의 구체적 행태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 있는 사람이 선임되고 그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하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