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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안철수, DJ 건드려 성난 호남 민심 뚫을까?



국회/정당

    코너 몰린 안철수, DJ 건드려 성난 호남 민심 뚫을까?

    박주원 최고위원 DJ비자금 제보설에 당 격랑, 호남 일정은 강행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또 한번의 '악재'가 터졌다.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9년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설을 한나라당에 제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이 극심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안 대표는 서둘러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하는 등 징계에 나섰지만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했던 안 대표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가뜩이나 호남 민심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당의 '역린'을 건드려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 홍준표 대표와도 인연깊은 박주원, 당 신속한 징계로 선긋기

    박주원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주로 보수진영에서 정치를 했다. 서울지검 특별수사부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범죄정보기획관실 등 핵심 보직에서 20여년간 정보를 다뤘다. 퇴직 후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안산시장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풀려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도 인연이 깊다. 홍 대표의 경남도지사 선거에 뛰었고,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에 홍 대표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며 구명운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보수진영 인물이었던 그는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패한 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안산에 출마했다가 다시 고배를 마셨고, 올해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최근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등 안 대표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자료사진)

     

    이런 이력을 가진 박 최고위원이 2008년 이명박 정권 초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에게 DJ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관련 자료들을 건넨 제보자라는 보도가 나오자 당은 발칵 뒤집혔다.

    경향신문은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 최고위원이 주 의원에게 과거 대검 범정기획관실에서 일할 때 확보한 CD 복사본과 발행확인서 등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 의원은 이런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다가 검찰 수사 끝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아무리 9년전 일이라도 해도 DJ 정신 계승을 표방하는 정당에 DJ를 음해하려한 인물이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당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의원들은 사태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종일 기민하게 움직였다. 당은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박 최고위원에 대해 비상징계조항을 적용해 당원권을 정지하고, 최고위원직을 박탈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당이 곧바로 고강도 징계에 나선 이유는 이같은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대표가 당시 주성영 전 의원으로부터 "안상시장에게서 들었다"는 귀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 전 의원도 박 최고위원에게 들었다는 사실을 일부 언론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저녁에 기자회견을 열어 "가짜뉴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가장 존경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는 정치인이 되도록 과거도, 오늘도, 내일도 'DJ 정신계승'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지만 당 징계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안철수 대형악재에 통합 구상 흔들, 호남 일정도 취소 고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이번 일은 안 대표의 중도 세력 통합 구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안 대표는 이번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실패해 명분을 찾지 못했다. 최근 안 대표와 함께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던 최명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것도 타격이었다.

    여기에 당의 뿌리인 DJ와 연관된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연말이나 연초에 통합으로 나아가려고 했던 안 대표의 정치 스케줄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그대로 (통합으로) 간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워낙 대형 악재가 터져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호남에서도 DJ를 건들인 것은 정서적으로도 용납하기 힘든 만큼 통합에 대한 반발과 저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안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행사장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한 당원으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 대형 프로젝트빔이 손상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안 대표는 정면돌파를 시사했다. 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돼 있는 호남 일정을 취소하라는 의원들의 권고가 많았지만, 일정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코너에 몰린 안 대표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그대로 추진할지, 성난 호남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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