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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땅밀림, "지진은 거들뿐, 부실공사 탓이다?"



포항

    포항 땅밀림, "지진은 거들뿐, 부실공사 탓이다?"

    원인도 모르고 복구공사만 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

    - 용흥동 야산의 땅밀림은 지진과 큰 연관 없어
    - 원인 파악없이 복구만 했던 인재일 가능성 커
    - 그동안 이뤄진 산사태 복구공사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 우면산 산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 방송 : 포항CBS 라디오 <유상원의 특톡="" 동해안=""> FM 91.5 (17:05~17:30)
    ■ 제작 : 김선영 PD
    ■ 진행 : 유상원 아나운서
    ■ 대담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12월 5일 화요일 [유상원의 톡톡 동해안]입니다. 포항지진이후 용흥동 야산에서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 산사태 등 추가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산사태 전문가이신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죠. 교수님 나와계시죠?

    ◆ 이수곤> 네 안녕하세요.

    ◇ 유상원> 일단 땅밀림이 어떤 것이고, 이게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 이수곤> 땅밀림은, 왜 땅밀림이라고 얘기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거 산사태거든요. 산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산사태인데 자연적으로 산사태가 날 수도 있고요. 땅을, 산 밑을 깎아서 도로는 만들거나 주택을 만들면 산사태가 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두 번째였던 것 같아요.

    밑에 보니까, 용흥동 밑에 도로를 옛날에 만들면서 산을 깎았어요. 약간 돌석축도 만들어 놓고요. 그게 원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별거 아닌데 조금만 깎았는데 그러냐 하는데, 조금 깎더라도 산 전체가 움직일 수 있어요.

    ◇ 유상원> 그런데 이게 지진 이후에 땅밀림, 그러니까 산사태 현상이 더 눈에 띄게 나타나게 된 것인가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사진=자료사진)

     

    ◆ 이수곤> 약간 진동은 줬는데요. 지진은 두 번째 촉진하는 요인이고, 원래 이 지역은 산사태가 있던 지역이에요. 89년도에 산사태가 한 번 나서 말뚝을 한 50개 보강했다고 하고요. 2012년에 또 산사태가 나서 말뚝을 2014년에 90개 정도 보강했던 지역이랍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원격탐사장치까지 만들어 놓았고요. 충분히 문제가 있던 지역이었는데, 지진이 와서 촉진이 된 것이죠. 어떻게 보면 지진과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 유상원> 그런데 문제가, 이게 지진 직후에 6.5cm가 이동했고요. 6일 뒤에 다시 28cm가 이동했다는 것 아닙니까? 이정도면 많이 움직인 것 아닌가요?

    ◆ 이수곤> 그런데 지금 근본원인은요. 그것은 지진이라기 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989년에 말뚝 50개와 2014년도 90개 말뚝을 박았거든요. 2014년에 90개를 박은 것은 5억1천만 원 국고에 사방사업을 한 것이라고 해요. 제가 알아보니까 H파일인데 20cm 곱하기 20cm 곱하기 해서 10m 길이를 90개를 박았는데, 그게 5억 1천만 원이 들어갔는데요. 그것이 제가 보기에는 부실시공이었다고 봐요.

    무슨 얘기인가하면 원인을 제대로, 산사태가 2012년에 났잖습니까? 그러면 원인을, 왜 어느 쪽으로 활동을 했는가, 미끄러졌는가를 봐서 거기를 관통해서 말뚝을 박았어야 했는데,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복구 위주로 간 것이죠. 그러니까 처방만, 공사만 한 것이지, 그 원인을 제대로 판단해서 제대로 확고하게 원인을 제거시키는 쪽으로 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그만 지진이 오더라도 이게 움직인 것이죠.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포항 북구 용흥동의 야산 (사진=포항시 제공)

     

    ◇ 유상원> 그 당시에 제대로 복구만 해놓았어도, 이번 지진의 땅밀림 현상은 없었을 것이라는 말씀이네요.

    ◆ 이수곤> 네, 그런데 그때 왜 제가 부실시공의 의혹이 있다고 생각됐냐하면, 2014년 복구공사 파일을 90개 박는데 깊이를 10m로 하는데 땅 속에 지질조사를 하나도 안 하고 그냥 10m로 90개를 박았다는 겁니다. 병원에 가더라도 몸이 아프면 처방을 하지 않습니까? 수술을 해야 할지 약을 먹어야 할지, 그런데 그것 없이 바로 수술부터 한 것입니다.

    ◇ 유상원> 그럼 왜 지질조사를 안 했을까요?

    ◆ 이수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산림청에서 그런 식으로 복구를 합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도 16명이 사망했는데, 그게 한 600억 정도 복구공사를 하는데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복구부터 하더라고요. 제가 거기 TF팀에 들어갔었거든요. 그거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산사태가 났으면 원인부터 알고 거기에 맞게끔 공사를 해야 하잖아요? 서울에 있는 것도 그렇게 하는데 포항도 마찬가지죠. 산림청에서 산사태 복구공사를 하는데, 이게 원인을 모르고 복구공사를 하는, 바로 이게 우리나라의 문제점이고 바로 포항의 용흥동은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유상원> 결국 인재네요. 이렇게 되면

    ◆ 이수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 그런가 하면, 첫 번에 움직였으면 몰라도 몇 번 움직였거든요. 그럼 몇 번 움직였을 때 왜 그것을 제대로 원인 파악을 하고 공사를 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2015년에 무인원격감시시스템을 작동했다는데, 그것은 무인원격감시를 할 것이 아니고요. 원인 파악을 해서 공사를 제대로 해서 안전조치를 해놨어야죠. 이게 지금 아파트도 있는데, 사후에 사후대책이란 얘기지, 사전에 적극적으로 한 게 아니거든요.

    ◇ 유상원> 지금 우려가 되는 게 지금이야 비가 많이 오지 않지만, 겨우내 폭설이 오거나 또 그 눈이 봄에 녹고 여름이 비가 많이 오면 산사태가 날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땅밀림 현상 (사진=포항시 제공)

     

    ◆ 이수곤> 네, 산사태가 났었죠. 제대로 보강공사를 하지 않으니까 자꾸만 움직이는 거죠. 이 산은 5억 1천만 원이 들었는데 사상누각이란 얘기죠. 제대로 공사를 안 했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바로 이번에 입증된 것이고, 아마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점차로 진행하리라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요. 사실은 복구비용이, 이번에 또 국고지원을 한 것 같아요. 수십억 원이 내려올 텐데, 이것은 돈을 주지 말고, 2014년도에 사방사업 공사를 5억 1천만 원으로 했잖아요. 그걸 공사한 사람들에게 배상책임을 묻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 사람들은 그 원인을 덮어버리고 또 국고에서 또 지진이 났다고 10억 원 이상을 줄 텐데,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봐요.

    ◇ 유상원> 교수님, 지금 산림청에서 조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단 원인도 철저히 조사를 하고, 복구를 신속하게 해야 차후에 추가붕괴가 없지 않겠습니까?

    ◆ 이수곤> 저는 그것을 왜 원인을 몰랐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요. 방송으로 나온 것을 보니까 그 도로 바로 옆에 암석이 노출되어 있어요. 이암이 노출되어 있는데요. 이암은 층위가 있거든요. 층위에 있는 점토로 무너지는데, 경사가 한 10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거기에 이암 사이에 층위가 있는데 층위에서 점토가 두껍게 쌓이는데 거기서 움직이는 것이거든요. 그럼 100%입니다. 지금요. 안 봐도요. 그런데 왜 그것을 판단을 못했는지, 어떻게 보면 이암의 층위는 판단하기 쉽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왜 판단하지 못하고 두 번이나 무너지게 했는지 저는 납득할 수가 없어요.

    ◇ 유상원>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해 보이네요.

    ◆ 이수곤> 앞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봅니다. 앞에다가 지금 도로 옆에 보니까 석축을 쌓아놓은 게 있어요. 거기다가 보강을 좀 하게 되면, 지금 말뚝도 중요하지만, 밑에 하부지역에 공사하기도 편하고, 철근 콘크리트 옹벽을 쌓으면 힘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걷어내자고 하는데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이암의 성격은, 무너지는 특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고요. 전문가들이 보면 참 단순한 암반 사면이라고 봅니다. 산사태 아주 쉬운 것이라고 봅니다.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사진=자료사진)

     

    ◇ 유상원> 비단 포항만의 문제는 아닐 텐데요. 어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이수곤> 네, 근본적으로 산사태가 나면 산림청에서 주관하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법적으로 산사태는 산림청에서 주관하게 되어있어요. 그런데 산림청에서 산사태가 나면 지질조사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복구공사부터 수억 원을 써요. 바로 이것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것은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원인처방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전문가, 그 전문가들이 투입돼서 원인파악을 하면, 그다음에 복구공사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것은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원인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공사부터 하겠다. 그런 것들이 우면산도 그랬고, 지금 포항 용흥동도 그러는 것입니다. 산림청에서 산사태 후에 복구공사는 바뀌어야 합니다. 원인 위주로 파악하지 않고 복구공사하는 것이 바뀌지 않으면, 예산은 예산대로 손해를 보고, 공사를 하더라도 또 무너지고,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봅니다.

    ◇ 유상원> 알겠습니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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