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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선규 "삭발은 이제 그만, 진한 멜로 꿈꾸지요"



문화 일반

    [인터뷰] 진선규 "삭발은 이제 그만, 진한 멜로 꿈꾸지요"

    - 연기하는 자체 즐겼을 뿐…초조함 없었다
    - '범죄도시' 윤계상, 수상 소식에 눈물
    - 연변 사투리, 촬영 전부터 합숙 연습
    - "40대만 할 수 있는 진한 멜로 찍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선규 (배우)

     

    "진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저 조선족 아니에요.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 아니고요. 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여기 오는 것만으로 너무 떨려가지고 제가 청심환 먹고 왔는데 진짜 이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었어야 되는데. 박보경 제 와이프 배우인데 애 둘 키우느라고 진짜 고생 많았어, 여보. 사랑해.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목표를 향해서 조금씩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시 들어도 울컥하네요. '진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주말이었죠.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참 많은 사람을 울컥하게 했던 그 화제의 수상소감 지금 들으셨어요. 바로 영화 범죄도시의 배우 진선규 씨입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요. 극중에서 살벌한 조선족 동포 조폭 역할 윤계상 씨 바로 밑의 2인자 역할 했던 바로 그 배우입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진짜 조선족 아니야 다들 의심했던 정말 연기 잘했던 그 배우,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탄 진선규 씨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진선규 씨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진선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일단 감사드리고 만나뵙게 돼서 진짜 반갑습니다. 진선규입니다.



    ◇ 김현정> 목소리가 왜 이렇게 착하세요?

    ◆ 진선규> (웃음) 원래, 원래 제가 이렇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 리얼한 조폭 역할에 머리 빡빡 깎은 그 진선규 씨 맞으신 거죠?

    ◆ 진선규> 맞습니다. 확실합니다. 진선규입니다. (웃음)

    ◇ 김현정> 조금 전에 우리 수상소감 들었어요. 청심환을 먹고 갔는데도 그렇게 떨리시던가요?

    ◆ 진선규> 그러니까요. 진짜 청심환 한 알은 딱 앉아 있을 때까지였던 것 같아요.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나고 더 떨리고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제일 좋아하던가요, 수상 소식에?

    ◆ 진선규> 일단 제 와이프랑 가족들이 일단 제일 좋아하고요. 대학로에 있는 제 동료들이 제일 좋아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연극, 극단의 동료들. 어려운 시절 같이 보낸 그 동료들 좋아하고. 윤계상 씨가 그렇게 울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이게 소문입니까, 진짜입니까?

    배우 진선규 (사진='청룡영화상' SBS 방송화면 캡처)

     

    ◆ 진선규> 제가 수상하고 범죄도시 뒤풀이 장소에 갔는데 그때 영상통화가 됐어요. 그런데 울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이미 울고 있어요?

    ◆ 진선규> 그래서 제가 놀렸어요. 바보라고. (웃음)

    ◇ 김현정> (웃음) 왜 우냐고, 바보라고?

    ◆ 진선규> 왜 우냐고 했더니, 좋아서 운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저도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 진선규> 정말 제가 지금 제 수상소감을 처음 들었어요.

    ◇ 김현정> 다시보기 안 하셨었어요, 끝나고 나서?

    ◆ 진선규> 네, 한 번도 안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제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웃음) 못 보고 있었는데 지금 소리로 처음 들었는데요.

    ◇ 김현정> 어때요?

    ◆ 진선규> 조금 그때가 생각나고 되게 울컥울컥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울컥울컥하시죠. 아, 그래요. 참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제가 지난 가을에 진선규 씨 언론 인터뷰를 봤었어요, 기사를. 그런데 뭐라고 하셨냐 하면 '나에 대한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게 기적 같다.' 이런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기사가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상을 타고 인터뷰 하려고 줄을 섰어요. 저희도 며칠을 기다려서 지금 이거 잡은 겁니다.

    ◆ 진선규> 저도 이런 일이 저한테 일어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이렇게 뭔가 제 주변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뀐 게 저도 지금 얼떨떨해요.

    ◇ 김현정> 아직도 얼떨떨하고 아직도 실감 안 나고. 77년생이시죠?

    ◆ 진선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만으로 해도 40세?

    ◆ 진선규> 맞습니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는데. (웃음)

    ◇ 김현정> 굳이 말할 필요는 없는데. (웃음) 그런 나이가 됐어요, 만 40세.

    ◆ 진선규> 불혹입니다.

    ◇ 김현정> 적지 않은 나이고요. 사실 배우로서 과연 내가 지금부터 해서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이 길이 내 길인가 고민을 한 번쯤은 해 봤을 법한 나이, 어떠셨어요?

    ◆ 진선규> 사실 그런 고민이나 불안감이나 초조함은 사실은 없었어요. 언젠가는 이렇게 묵묵히 하고 있으면 누군가는 봐주겠지.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그래도 연기하는 데는 너무 즐겁고 제가 좋아하니까 힘든 것보다는 좋아하는 게 더 컸으니까 제가 지금까지 꿋꿋이 해 온 게 아닌가.

    ◇ 김현정> 그렇겠죠. 묵묵히 연기를 하다가 만난 영화가 범죄도시였던 거예요, 범죄도시.

    ◆ 진선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렇게 폭발할 거라고는 사실은 상상 못 하셨던 거죠?

    ◆ 진선규> 전혀 못했고 상을 받은 것도 너무 좋은데 갑자기 실시간검색어나 수상소감이 너무 화제가 되면서 지금도 떨려요.

    ◇ 김현정> 지금도 떨려요? 특히 윤계상, 진선규, 김성규 세 조선족 조폭 트리오. (웃음) 아니, 어떻게 그렇게 찰떡궁합을 과시하셨어요? 어떻게 그런 호흡이 나왔어요?

    ◆ 진선규 > 저희가 연변 사투리를 써야 되니까 거의 한 달 반 전부터 크랭크인 한 달 반 전부터 계속 연습을 한 거예요. 합숙하듯이 그렇게 했던 게 그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 같아요.

    ◇ 김현정> 개인 과외도 받으셨다면서요. 조선족 말투, 연변 말투를?

    ◆ 진선규 > 네, 저뿐 아니라 다 받았어요.

    ◇ 김현정> 마치 산에 올라가서 무술 연마하고 속세로 내려가듯이 (웃음) 그렇게 교습을 받은 다음에 이걸 한번 내가 실험을 해 보고 싶다. 진짜로 속을까 안 속을까, 사람들이 넘어갈까 안 넘어갈까 이거 한번 실험도 해 보셨어요?

    ◆ 진선규> 한번 계상이랑 성규랑 저랑 진짜 양꼬치 집에 가서 거기는 교포분들이 많으시니까 주문 잠깐 한번 하고 그 뒤론 부끄러워서 못했어요.

    ◇ 김현정> 그랬더니 그분들이 뭐라고 그러세요?

    ◆ 진선규> '뭐 (사투리) 괜찮아요.'

    ◇ 김현정> 그 뒤로 오해받는 일 같은 건 없으셨어요? 거리를 걸어가는데 알아보잖아요, 사람들이.

    ◆ 진선규> 제가 빡빡머리에 깡마르고 까만 피부로 지나가면 사람들이 저를 피했던 건 기억이 나요.

    ◇ 김현정> 영화 개봉하기 전까지, 오히려.

    ◆ 진선규> 그런데 개봉하고 나서는 머리가 길기 시작해서 사람들이 못 알아봤어요.

    ◇ 김현정> 여러분, 그런데 진선규 씨가 머리 길고 전에 출연했던 영화들을 보면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아니에요.

    ◆ 진선규> 맞아요, 맞아요. (웃음)

    ◇ 김현정> 그렇죠? 그런 선한 이미지의 배우가 악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저는 삭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빡빡 민 머리.

    ◆ 진선규> 저도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연출부들이 신의 한수였다고 말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거 누구 아이디어였어요? 삭발을 하자?

    ◆ 진선규> 긴 머리로 계속 피팅을 진행하다가 이제 이미지가 안 나오니까 제가 그러면 '머리를 깎아보겠습니다.' '아, 그러면 그래도 될까요?' 해서.

    ◇ 김현정> 그러니까 진선규 씨 아이디어였던 거예요, 그게?

    ◆ 진선규> 네, 용기내서 깎아보자고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게 효과가 있었네요,완전히 제대로.

    ◆ 진선규> 네.

    ◇ 김현정> 삭발 전문배우 되시는 거 아니에요, 이러다가?

    ◆ 진선규> 아니에요. 여기까지만. (웃음)

    영화 '범죄도시' 중. (사진=스틸컷)

     

    ◇ 김현정> 여기까지만이랍니다. (웃음) 참 목소리 좋으시네요.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진선규라는 배우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꼭 해 보고 싶은 역할, 꿈.

    ◆ 진선규> 꼭 해 보고 싶은 장르가 멜로장르를 해 보고 싶습니다.

    ◇ 김현정> 멜로요? 사랑물, 멜로?

    ◆ 진선규> 네, 어차피 젊은 사람의 그런 멜로는 못하고.

    ◇ 김현정> 왜, 왜요. 못 하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40대는 멜로 찍으면 안 됩니까?

    ◆ 진선규> 그런데 좀 그런 멜로와는 다른, 좀 진한 느낌의 멜로?

    ◇ 김현정> 인생이 묻어 있는 멜로?

    ◆ 진선규> 네. 그런 걸 한번 해 보고 싶기는 해요.

    ◇ 김현정> 진선규 씨가 멜로 얘기를 하실 줄은 몰랐는데, 인생 멜로를 한번 찍어보고 싶다?

    ◆ 진선규> 저 미래를 얘기하다 보니까. (웃음)

    ◇ 김현정> 아주 좋습니다. 그런 도전. 제가 수상소감 듣다 보니까 친구분들이 ‘선규야, 너는 배우인데 코가 낮아서 안 뜨는 거 아니야? 우리가 돈 모아서 코 세워줄게.’ 이랬다면서요.

    ◆ 진선규> 네, 그랬습니다. 그래서 조금의 돈을 모으고 있었던 친구들한테 제가 수상하고 나서 그 돈으로 맛있게 조카들 고기 사주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코 안 세우시는 거예요, 이제 포기?

    ◆ 진선규> 이제는 이 코가 대한민국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실 것 같아서 굳이 이제 변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좋네요.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진선규 씨. 명품 코입니다.

    ◆ 진선규> 네. 감사합니다. 잘 지키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참 진국 같은 배우 진선규 씨. 앞으로도 진국 같은 연기 계속해 주시고요. 진선규표 멜로물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진선규> 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기대해 주세요.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진선규> 너무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정말 화제의 배우입니다. 범죄도시 진선규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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