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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평창 동계올림픽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칼럼

    [논평] 평창 동계올림픽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내년 2~3월 평창동계 올림픽, 패럴림픽 기간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은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검토는 한미간에 논의나 조율을 거쳐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런 만큼 공식적으로는 "지금까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심도깊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엇보다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한 것이다.

    연례적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훈련(FE)은 매년 3월초부터 한 달여간 실시된다.

    내년에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조정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2월 9일~25일)과 동계패럴림픽(3월 9일~18일) 일정과 겹칠 가능성이 있다.

    키리졸브 훈련에 참가한 美 F/A-18 전투기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물론 훈련 자체로 보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은 평화올림픽을 막는 장애가 아니다.

    한미군이 연례적으로 해오던 것이고 비록 해외에서 미군이 증원돼 오기는 하지만 북한의 침략에 대비한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이 훈련기간에 북한에서는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훈련으로 보고 비상이 걸린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조선중앙TV 캡처/자료사진)

     

    그에 대한 비난과 반발도 거세 이 훈련 즈음에는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이 기간에 한미군이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유엔총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한 뜻과도 부합하는 일이다.

    이 결의안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동계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52일 동안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올림픽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물론 방어성격의 한미군사훈련을 휴전결의안상의 적대행위로 몰아갈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훈련으로 북한의 반발과 함께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만큼 훈련 중단은 평화올림픽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경우 분명히 할 것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이 올림픽 기간 동안에 한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개발과 도발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면서 적대시 정책의 대표적인 예로 한미군사훈련을 들고 있다.

    그런 만큼 기회 있을 때마다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면서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혈맹인 중국이 북핵해법으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개발과 한미군사훈련 동시중단)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미군사훈련과 북핵 도발중단은 서로 맞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에 따른 한미동맹 약화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철수라고 할 수 있다.

    주한미군 철수 뒤에는 한반도의 적화통일이라는 꿍꿍이가 숨어있다.

    그런 만큼 평화올림픽을 위해 훈련을 일시 중단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다음 재개는 기정사실화해야 한다.

    훈련 일정을 올림픽 이후로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훈련 일시중단은 한미 양국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북미간에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찾기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

    북한이 두달 이상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으면서 대화국면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쑹타오 중국특사를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는 등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오기를 거부하면서 다시 강대 강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9년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고, 여기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추가도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2일간의 올림픽 휴전기간을 거치면서 양국이 각각 훈련을 중단하고 도발을 자제하게 되면 다시 대화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그 길은 훨씬 단축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창올림픽은 진정한 평화올림픽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올림픽 휴전기간 전에도 추가도발을 하지 않는 것이다.

    추가도발을 하는 순간 '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 중단'이 카드로 제시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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