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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침목사는 어떻게 속였나' 무보수 제안 속 꿍꿍이는?



전북

    '봉침목사는 어떻게 속였나' 무보수 제안 속 꿍꿍이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운영 빌미, 피해자들 하소연 잇달아

    '봉침목사' 이모 씨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운영을 꿈꾸는 A씨에게 보낸 SNS메시지. (사진=A 씨 제공)

     

    기부금 불법 모집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봉침목사' 이모(43·여) 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장애인의 엄마'를 자처한 이 씨는 현재는 허위경력 제출이 밝혀져 등록 취소된 장애인단체 대표와 폐쇄된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센터장 지위를 이용해 달콤한 말로 '장애인 사업'을 제안했지만 이용만 당했을 뿐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 씨의 제안으로 완주와 임실 등에서 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려다 피해를 봤다는 이들의 진술에는 공통된 패턴이 있었다.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고자 했지만 경력이 짧아 시설 센터장을 맡을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이 씨는 정치권 등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무보수 센터장을 맡아 주겠다, 6개월 안에 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고 접근하며 투자를 독촉했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A 씨는 2015년 11월 이 씨를 만났다. '장애인 사업을 하면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다'는 이 씨의 제안에 지인 두 명과 함께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운영을 꿈꾸게 됐다.

    A 씨는 "이 씨가 임실 등 5개 시군에 주간보호센터 TO를 따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며 "보조금도 한 달 안에 받아주겠다고 해서 임실의 한 건물에 세를 얻었다"고 말했다.

    일은 순조로운 듯 했다. 이 씨는 무보수 센터장을 맡는다고 했고 이듬해 5월에는 이 씨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단체 명의로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신고증도 나왔다.

    개소식에는 전북 뿐 아니라 전국 유명 정치인의 축하 화환이 오는 등 임실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그런데 이 씨가 호언장담한 한 달은 고사하고 수개월이 지나도록 보조금은 나올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이 씨는 '로비를 해야 한다, 고마운 사람에게 답례를 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A 씨는 "적지 않은 돈을 건넸고, 이 씨는 항상 현금으로만 받았다"며 "이 씨는 자신은 복지센터를 만들어 회장이 되고, 이후에는 정치를 할 텐데 그때는 복지센터는 다 우리 몫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A 씨 등은 투자를 했지만 주간보호센터의 직원이 됐고 무보수 센터장인 이 씨는 시설 대표임과 더불어 건물 계약의 주체로 돼 있다.

    이 씨는 지난 8월 이 시설의 휴지 신청을 해 문을 닫았고, 임실군은 이 시설에 대한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A 씨 등은 지난 7월말 해고됐고, 건물 보증금이라도 건지고 싶었지만 이 씨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단체와 계약된 상태라 보증금은 월세로 차감되고 있다.

    잠시나마 시설을 개소한 A 씨 등의 상황은 그나마 났다. 이 씨의 달콤한 제안에 아파트 등을 팔고 담보 대출까지 받아 완주군에 6억 상당의 건물을 지은 B 씨는 아직까지도 허송세월하고 있다.

    2015년 3월 B 씨는 이 씨의 솔깃한 제안을 들었다.

    '완주군에 주간보호센터 TO가 나왔다. 완주군수도 만나 확인했다. 내가 무보수 센터장을 해주겠다. 6개월 안에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대신 어디 가서 알아보거나 하면 일을 그르치니 나만 믿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

    미심쩍고 답답해도 참고 견디다 건물이 다 지어질 무렵 완주군에 들어가 확인했다. 다 거짓말이었다.

    B 씨는 "만일 주간보호센터 신고증이 나오고 이 씨가 센터장이 됐더라면 건물마저 뺏길 뻔 했다"며 "은근히 큰돈을 요구하는 뉘앙스를 계속 풍겼는데 그거라도 주지 않은 게 다행이다"고 아픈 속을 달랬다.

    전북의 또 다른 지역에서 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C 씨도 센터 운영을 준비하던 중 이 씨를 만났다. A 씨와 B 씨가 겪은 패턴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던 중 관계를 끊어 피해는 면했다.

    '봉침목사'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운영을 꿈꾸는 이들과 주고받은 SNS 메시지. (사진=A 씨 제공)

     

    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관련해 이 씨와 연관된 세 명은 모두 이 씨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 경력이 적은 이들에게 무보수 센터장을 제안하며 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고 한 뒤 건물 등을 이 씨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단체 명의로 계약해 전북 권역에 일종의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

    투자를 한 이들은 직원이 되고, 무보수를 앞세운 이 씨는 돈 한 푼 안들이고 그 프랜차이즈의 꼭지점에 서는 게 이 씨의 계획이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취재진은 이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 씨를 찾아갔지만 회피했고,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접근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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